사무치는 마음 멀리 할 길 없어

늘어진 이파리 지르밟고 한참을 거니는데


유독 앞장 서길 좋아했던 당신이 떠오르더라

잊고자 잠긴 상념 끝엔

끝끝내 당신이 서 있더라


달큰한 냄새에 이끌려

포장마차 앞 쉽사리 발걸음 떼지 못 했던

당신이 너무나 선명하더라


사랑이 별 거냐며

씐 우산 내 쪽으로 기울이던

젖은 당신의 왼쪽 어깨가 눈에 밟히더라


거니는 거리마다

이토록 당신이 남아 있는데

쉬이 떠나 보낼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일리가 없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