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우유에는,
사실, 바나나의 흔적이 단 1밀리그램도 없다.
모두가 알고도 속아주는, 작은 비밀이다.
어느 덩치 큰 철제의 기계가 제 몸에 불어넣은,
합성착향료로 그것을 갈음하고,
소도심의 윗목에 누워서,
제멋대로 아열대의 무더위를 꿈꿀 따름이다.
나는, 그가 그러하듯 찬 방에 누워서,
그 싯누런 인공의 빛깔을 바라보며,
내 멋대로, 고향이 원치 않는 잠든 고향의 꿈을 꾼다.
내 고향엔 지금 서늘한 봄바람이 불 것이다.
내가 한자리 잡고 드러누운,
이 시린 방바닥 같은, 봄바람 한 줄기가,
또한 제멋대로 날리고 있을 것이다.
무성한 초록의 한봄을 꿈꾸며.
돌이켜보면, 세상이란 모든 것이 제멋대로인데,
모두가 꿈에 기대어 멋대로 살아가는,
장주지몽의 세상인데.
어느 가을날 팔랑대는 낙엽 한 장에 깨고 말,
작은 꿈속의 세상인데.
바나나 우유란 이름의 가련한 친구에겐 바나나가 없고, 봄바람이라는 놈은 기별도 없는 푸른 봄의 앞에서 황홀에 젖어 몸을 배배 꼬고,
내겐, 아, 나에게는 마음 쓸 곳도 고향도 없음에도 고향의 꿈을 꾼다.
구독자 3298명
알림수신 44명
그대의 꿈을 펼쳐라 그것이 바로 문학일지니
🖋시
바나나 우유
추천
3
비추천
0
댓글
3
조회수
48
작성일
수정일
댓글
[3]
글쓰기
테브난
비벌
kna1911
최근
최근 방문 채널
최근 방문 채널
번호
제목
작성일
조회수
추천
공지
아카라이브 모바일 앱 이용 안내(iOS/Android)
30989057
공지
[필독] 창작문학 채널 사용 규칙 (2024. 06. 06 ver)
2375
공지
창작문학 채널 가이드 (2023. 06. 19 ver)
3093
공지
2024 산문 총정리
1997
공지
[필독]창작문학 채널 공지 모음
4541
공지
☆☆☆2024년 1분기 이분기의 문학 수상작 발표☆☆☆
1703
공지
☆☆☆2023년 올해의 문학 최종 수상작!!!☆☆☆
1998
공지
아카 대회 모음+우리 동네 이벤트 모음
7377
숨겨진 공지 펼치기(3개)
🖋시
하이쿠 연습 (54)
[2]
60
2
📰잡담
2024년 3월 18일자 념글목록
49
0
🖋시
길
[2]
31
1
🖋시
모방, 범죄
[2]
51
0
🖋시
필반
[2]
48
2
📔수필/극본/독후감
미움받을 용기
[1]
43
0
📖소설
군 일기 (4)
35
1
📋운영
비추 난사로 관리 기록에 잡힌 경우
[6]
114
4
📔수필/극본/독후감
세계를 파괴해야 나 자신이 나아갈 수 있다.
[2]
58
2
🖋시
시 여러개
[1]
55
2
🗃모음집
쥐 3인방의 책 부록집
[1]
74
0
🖋시
간단한 하이쿠
[3]
160
6
🖋시
매미
[2]
33
3
🖋시
미수
[2]
31
2
🖋시
욕구
[2]
36
1
🖋시
길고양이
[14]
274
10
📖소설
밀도감에 미친 나머지 끝까지 못쓴 작품
[2]
68
3
📰잡담
질문) 고민하다를 대체할만한 단어가 있을까?
[6]
107
0
📰잡담
창작은 고통에서 비롯되는 법이구나
[2]
87
4
🌐써줘
디즈니에 산업스파이로 들어왔는데 ceo가 되어버렸다.
55
0
🖋시
사별
[2]
38
4
📰잡담
고양이 싸움판
[1]
33
0
🖋시
단풍
[3]
139
7
🖋시
애증
[3]
45
3
🖋시
혼잣말
[4]
50
2
📔수필/극본/독후감
지하철역에서 든 생각.
[1]
48
2
📖소설
죠죠) 7-71. 몰래 지켜보다 ④
[1]
40
1
🖋시
공수래공수거인 건 안다만
[1]
47
1
🖋시
유채꽃밭
[2]
48
3
🖋시
달밤
[2]
36
2
🖋시
무제
[2]
33
3
❓피드백
새벽 녘 의노래
[2]
78
0
📖소설
지하 인간
[2]
60
2
📰잡담
일요일
[1]
52
1
🖋시
바나나 우유
[3]
49
3
🖋시
거울
[3]
48
2
🖋시
간 격
[2]
44
2
📖소설
네오서울 2063 79화
[1]
44
1
🖋시
朝陽
[2]
200
10
🖋시
비구름
[1]
57
2
🖋시
귀갓길
[2]
105
3
📖소설
단편이니까!
[4]
60
2
🖋시
라디오
[1]
48
1
📰잡담
그대의 50년은 어떤 50년이 되고 싶은가?
43
0
📖소설
프리마 돈나-1
[1]
32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