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럽다.
생각이 멈춘다. 머리를 굴리고 싶지 않다. 당황한 나머지 넋을 놔버렸다. 몇 분 뒤 평소에 TS물을 자주보던 자신으로서 끊어질뻔한 정신줄을 잡을 수 있었다.
'아, 나 졸업했지'
ㅡ
불행 중 다행인 걸까? 나는 어제 졸업했다.
부모님에게는 학대를 당하다 사고로 둘 다 죽고 학교에서 조차 따돌림을 당하며 혼자 지내 왔기 때문에 도움을 받을 만한 사람이 옆집에 사는 누나밖에는 안떠올랐다.
정윤아. 8년 전 옆집으로 이사 온 나보다 2살 연상에 누나. 처음 서로 말문을 트고 나서부터는 친구가 없는지라 자주 대화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가까워졌다.
하지만 나에게 도움을 요청할 만한 여유는 없었다.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그렇게까지 곤란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을 끝내며 나는 거울 앞에 섰다.
왜소했던 나의 '전'체형과 그렇게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에 체구에 빨간눈과 하얀눈이 돋보이는 얼굴이다. 이제는 내 얼굴이 된 그 얼굴은 매우 아름다웠다.
'귀엽다.'
예쁘게 귀여웠다. 유튜브에서 가끔 보던 연예인들 뺨칠 정도에 미모였다.
'이건 뭐지?'
송곳니가 다른 이빨보다 더 자라 있었다.
'흡혈귀인가.'
TS물을 자주보던 나는 쉽게 생각을 떠올릴 수 있었다. 만약 정말 흡혈귀라면 나 말고도 다른 흡혈귀도 있지 않을까? 다들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 숨어 있는 게 아닐까? 조직같은 것도 있나? 그들만의 시스템이 있지 않을까?
만약 그런 상황들이 오더라도 당황하지 않기 위해 여러 소설들을 봐 왔던 나는 열심히 상상했다.
'일단 햇빛에 타는지 안타는지를 알아야 해'
세숫대야에 물을 채워 암막커튼 앞으로 다가가 커튼을 잡았다.
'하나.. 둘.. 흡!'
...
버틸 수 있을 정도에 뜨겁기만하고 그렇게까지 영향을 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오랫동안 밖에는 못 나가 있을 것 같았다.
점점 정체성에 혼란이 오는 게 느껴졌다.
확실히 달라진 몸 상태를 보고 흡혈귀가 되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럼 나는 이전에 나라고 할 수 있나. 여자가 되면 달라지는 것은 몸뿐만이 아니다. 호로몬 분비도 다르고 성향도 달라졌을 수도 있다. 이전에 기억은 있지만 이제 나는 나라고 할 수 있나. 심각해지려던 생각을 머리에서 없애고 침대에 걸터앉았다.
아침부터 식은땀이 나는 상황에 연속이었다. 아침부터 지쳐 버렸다. 그런 생각 하며 멍을 때리자 진정이 어느 정도 되었다.
꼬르륵..
진정이 되고 긴장이 풀리자 배가 고프단 걸 알아차렸다. 하지만 바로 다음생각에 또 식은땀이 날 수밖에 없었다.
'만약.. 피만 먹어야 한다면?'
정말 그렇다면 그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오지 않기를 바라며 냉장고로 향했다. 어제 먹다 남은 치킨. 졸업을 자축하는 의미에서 큰맘 먹고 산 치킨이였다.
몸이 왜소한 만큼 많이 들어가지 못해 남아버렸다. 아까우니 냉장고에 넣어 둔 어제의 나를 칭찬하며 치킨을 꺼내 날개뼈 하나를 들어 올렸다.
'일단 거부 반응은 없어.'
다행히 먹는 것에도 제한은 없었다.
그렇게 상태를 계속 점검하며 시간을 보내고 나니 깨달은 것들이 있었다.
1. 햇빛에 닿아도 견딜 만한 뜨거움만 느껴짐(대신 오래는 못 닿을 듯)
2. 먹는 것에는 제약이 없다.
3. 신체 능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그리고 마지막 4번..
박쥐로 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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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의 꿈을 펼쳐라 그것이 바로 문학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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