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너에게 닿기를
간절히 바라기 시작했어
그런데 매일 나에게 문을 열어주던 너는
얄밉게도 그 문을 닫아버렸어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너는 층층마다 사람들에 선물을 주기 시작했고
너는 층층마다 붙잡고 내려오질 않았어

네 안에 택배기사가 있는 건지
어린 아이가 있는 건 지는 알 수 없지만
다만 확실했던 것은
네가 나에게 오기란 힘들 다는 것

결국 나는 참지 못하고
너에게 상처를 내어버렸고
너는 생기를 잃고 돌같이 멈춰서
네 안에 있는 것을 가뒀어

무능력했던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다른 사람들이 너의 상처를 고치는 것을
다만 기다릴 뿐이었어

다른 길로 갈까 생각했지만
가파른 계단을 오르기에는
지금 너무 시간이 늦어버렸기에
나는 다만 기다릴 뿐이었어

결국 너는 힘든 몸을 이끌고
안에 있는 것을 토해냈어
네 안은 이제 텅 비었고
나를 위한 공간만이 남았어

그런데 어째서일까
내 목적이던
내 안에 있던 큰 덩어리가
이미 나의 안에서 빠져나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