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처럼 잠입한 요원들과 타 부서에서 전해준 문서를 읽는다. 평소와 같은 일이다. 어째 전보다 문서가 늘어난것 같지만 나는 강시철 이니까 오늘도 해낼수 있을것이다. 어제와 달라진건 없다. 문서는 여전히 많고 출근도 8시 까지이며 직원들은 여전히 폐인같다.

 

그랬어야 했다... 사무실에 몸소 모습을 보이신 황제님히 해주신 말을 듣기 전까지는.

 

"용사 시철이여 내말을 잘 듣길 바라네... 지금 지하에서 괴수들이 쏟아져나오고 있네!"

 

"뭐라고요? 그럼 대피해야 하는거 아니에요? (아싸! 퇴근 일찍한다!)"

 

"그게 아니네... 국경 외곽 지역에 나타난거라서 자네는 대피할 필요가 없네. 그런데 괴수가 너무 많아! 아무래도 이번 전투는 제국의 사활이 걸린 총력전이 될것같네..."

 

"그럼 이곳에 오신 이유는..."

 

"자네가 예상한 바가 맞을것 같군... 해야할 일이 늘었다네. 내가 사람을 시켜 문서를 더 줄테니 열심히 일하게나"

 

황제는 이렇게 말하고 가버렸다. 그리고 타 부서의 사무직 무리들이 들어오고는 적들의 정보가 담긴 문서를 수레로 퍼오고 있었다. 사무실에는 문서가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고 컴퓨터에는 정보가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었다.

 

이를 보고 나는 생각했다. 아... 이번주는 퇴근하기 글렀다!

 

그렇게 고통받으면서 일을 시작한다. 부하직원들의 얼굴에는 절망만이 가득하다. 그런데 뭐 어떡하겠는가... 제국이 망할수도 있다는대... 열심히 일해야지. ...여기서 더 열심히 일하라고? 아아... 죽고 싶어라.

 

컴퓨터에는 땅에서 나온 괴수들의 위치정보가 실시간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예상되는 수는 1억6000만 개체. 제국 인구가 30억이니 3%를 징병한다 치면 1인당 2개체만 잡으면 된다. 그렇다 총을 든 보병이 방 하나 크기의 괴수를 2마리 잡으면 된다는 것이다.

 

음... 제국은 이번주 안에 확실히 망할것 같다.

 

일단 일을 시작한다. 괴수들은 3갈래로 나뉘어서 진격하고 있다. 물론 이건 위성을 통해 파악한건데 그렇기에 땅속에서 오는것은 파악할수 없다. 메일을 보내보니 지진파 측정기를 주요 지점에 설치하려면 6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나는 이제 군부대가 적들을 잘 섬멸할수 있도록 그들의 지휘개체의 위치와 예상되는 적의 진입루트를 알아내야 한다. 

 

그러니까... 여기서 저기로 이동하고 여기서는 돌격하고... 저기서는 회피하고... ~(중략)~ 즉 적의 지휘개체는 총 3개이다. 북쪽 동쪽 남쪽의 개체가 있는데 북쪽은 ~(중략)~ 자 이걸 그대로 군부대에 전송하면 된다.

 

군부대가 북쪽 괴수의 진격을 소폭 저지시켰다는 희망적인 보고가 들어왔다. 그러니까 이제... 지질 환경을 조사해서 놈들의 굴착 속도를 비교하면...

 

동쪽 지대는 땅이 화강암질 이라 땅을 파서 이동하는 속도가 느릴것이다. 다만 남쪽은 사막지대 이기에 적들이 땅속 통해 진격하는 속도가 빠를것이다. 따라서 남쪽은 수비대 증원이 필요하다. 이것도 전송하고...

 

그날 끊임없이 일을 하며 고통받았다. 직원들도 완전히 녹초가 되았지만 퇴근을 할수가 없다. 그렇게 계속 일한다. 계속...

 

끊임없이 일하다보니 4일이 지나갔다. 지진파 측정기를 통해 적의 모든 이동이 상세히 보이지만 각 개체의 전투능력은 알수없다. 일단 이미 모습을 보인 괴수의 이동경로를 조사하여 군부대가 그에 맞는 무기를 들도록 하는곳이 최선이다.

 

평균 이상의 전투능력을 보이는 괴수들은 2378개체 이다. 그놈들의 이동 경로를 모두 파악해야 한다. 우리 부서에는 직원이 200명 정도 있으니 1인당 10개체씩 맡으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봤지만 그들은 용사가 아니라서 지력이 낮다. 아무래도 내가 300개체 넘게 담당해야 할듯 하다...

 

~(중략)~

 

제국은 모든 괴수들을 격퇴했다. 일부 괴수들이 도망치긴 했으나 괴수들이 다시 번성하지 못하도록 멸종시키기 위해 본거지로 군부대를 보냈다.

 

그래도 일은 끝나지 않는다. 늘 그랬듯이 오늘도 끊임없이 몰려드는 서류들을 읽는다.

 

 

... 그래도 오늘은 애니메이션을 볼수 있다. 나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