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4년 4월 2일, 경복궁

이우는 귀국한 뒤, 경복궁으로 달려갔다. 광화제의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소식에, 이우는 초조해졌다. 그는 마침내 경복궁에 도착했다. 그런 이우를 아버지 이강과 어머니 해영황후가 맞이했다.

''아바마마, 괜찮으시옵니까?''

''태자, 벌써 왔구나! 그동안 몹시 기다렸다.''

다행이도 광화제는 건강해 보였다. 이우는 그런 아버지를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예 아바마마. 그곳에서 많은것을 배웠사옵니다. 그런데 아바마마께선 괜찮으십니까? 몹시 편찮으시단 얘길 전해드렀습니다.''

''허허, 그동안 상태가 좀 나아졌다. 이젠 괜찮아. 그리고 태자, 할 얘기가 있다.''

갑작스러운 황제의 말에 이우는 당황했다.

''무엇을 말입니까?''

''이제 너도 20대지 않느냐?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언제 혼인을 할 것이냐?''

''!!!!!''

이우는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난 솔직히 황태자 니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길 바란다. 정략결혼으로 억지로 사랑하지도 않는 여인과 평생을 함께해야 한다는건 나도 원치 않아. 혹시나 해서 묻는 것이지만 마음에 둔 사람이 있느냐?''

이우는 몹시 당황했지만 황제는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결국 이우는 결심했다. 더 이상 숨기지 않기로. 그리고 모든것을 다 이야기했다. 신혜윤에 대한것, 그녀와 처음 만난 날, 그 이후의 이야기 등등...

이야기를 끝내자 갑자기 광화제가 크게 웃었다.

''크하하하! 그래, 역시 이 아비를 달맞구나! 나도 니 어머니와 그렇게 만났지. 그래서, 지금은 해군 중위라고? 첫 경험은 가졌느냐?''

''그... 그것이...''

''여보! 아니...폐하!''

황후가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그러자 황제는 조용해졌다. 뒤이어 황후가 입을 열었다.

''어쨌거나 참으로 경사스러운 일이구나. 얼른 그녀의 얼굴부터 보아야 겠다. 김 비서관, 해군에 연락해주세요. 신혜윤이란 중위를 경복궁까지 불러달라고.''

''예, 마마.''

몇분후, 신혜윤이 얼굴을 붉히며 들어왔다.

''신 신혜윤, 황제폐하와 황후마마를 알현하옵니다.''

''이야기 많이 들었습니다. 듣자하니 우리 태자가 심려를 많이 끼쳐드린것 같은데...''

''아...아니옵니다. 전하가 아니였다면 전 그자리에서 칼에 맞아 죽었을 것이옵니다.''

''호호호, 이렇게 훌룡한 며느리를 얻게되어 기쁘군요.''

이우와 혜윤은 얼굴이 홍당무처럼 붉게 다라올랐다.

''그럼, 혼사는 4월 10일로 하지. 식은 미리 준비해 두겠내.''

''황...황은이 망극하옵니다..''

이우와 신혜윤 두사람 모두 눈물을 흘렸다.이제 서로가 가장 윈했던 것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렇게 쉽게. 그때, 그들은 서로 감격의 포옹을 했다. 황제와 황후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조용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