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소설은 19금물이 아닙니다)


게이 포르노 배우라는 직업을 가짐으로서 내가 꿈에 그렸던 첫 직장의 환상은 산산조각났다. 커피 타 상사 주는 자질구레한 일도 지금은 남 부러운 소리, 유감스럽게도 나는 지금 딜레마 속에서 애만 타고 있다.


게이 포르노 배우로서 사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내 자신이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었다. 누군가 날 알아보진 않을까 하는 막연한 피해의식과 조바심, 불안감은 대중교통에 대한 기피증까지 불러일으킨다.


다행일까 아닐까, 아직 한 사람 밖에 나를 알아보지 않았다. 물론 나 모르게 슬쩍 훑은 사람도 있었겠지만. 아무튼 그 한 사람은 여대생. 서드베리에서 밴쿠버까지 대학을 왔다는 학생이 나를 알아보곤 사인을 요청했다. 포르노 배우가, 그것도 여대생에게 사인을? 의아한 생각도 잠시. 그 정신없는 지하철역에서 마다할 겨를은 없어 무의식 속에 대출이나 받을 때 쓰던 사인을 종이에 해 주었다.


돈이 문제다. 체육교사를 꿈꾸던 체대생을 한낱 얼굴 모를 남들에게 밑바닥까지 보여준 나는 돈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