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보


작년에 나는 땅으로 직접 들어가

땅 속에서 직접 뿌리가 되어

때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 때를 기다리는 이유는

새로운 시작을 알리기 위해서다


그리고 올해 그 때가 왔다

난 뱃 속에 깊게 간절한 기도를 끌어모아

뱃 속에 씨앗이 그것을 영양분 삼게 하여

싹을 틔우게 하였다


간절한 기도를 계속 모으기에 

싹은 점점 길어져 뱃 속에서 목으로

목에서 입으로 입에서 땅 속까지 뻗어갔다


결국 최후의 순간이 당도하였다

난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라도

그 순간을 맞이해야만 한다


싹은 간절한 기도를 충분히 먹고

땅 속을 힘껏 뚫어 더더욱 뻗어가

마침내 벚꽃나무로 피어났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벚꽃나무를 보고

새로운 시작이 왔음을 알게되어

즐겁게 꽃놀이를 하며

허무한 작년을 올해의 기쁨으로 잊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