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만이라도 날아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단 한번이라도 날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지 상상조차 되지 않소. 한번만이라도 날아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걸 원할 뿐이오. 한번만이라도 날아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여전히 등의 날개는 왁스에 푹 담궈져선 단단히 굳어버렸소. 한번만이라도 날아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펼친적도 없는 날개가 가렵다고 난리요. 한번만이라도 날아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우수와 같은 빗방울에 목이 잠겨 말도 똑바로 나오지 아니하오. 한번만이라도 날아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나태한 내 자신은 날개를 펼치는 방법 따윈 잊은지 오래요. 한번만이라도 날아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이제 손에 쥔 펜과 종이를 놓을 차례요. 한번만이라도 날아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회색의 새장에 갇혀 노래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소. 한번만 이라도 날아 볼 수 있다면 좋으련만, 발 아래에는 미니어처가 가득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