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흉含胸과 발배拔背를 기본으로 삼는다.

양팔은 아무렇게나 늘어뜨려 자연의 결 속에 맡겨두고, 양발은 적당히 짚어 가장 자연스럽게 한다. 이때에 마음 속엔 '융통무애融通無碍' 네 글자를 되내인다.


'근간元이 없다無'라는 수식어답게 근본 없는 자세를 유지함이 원칙이며, 몸의 균형축은 제멋대로 자연에 맡겨버린다.


이 권법은 근간이 없기 때문에, 식형이 없음은 당연하다. 바람이 유달리 세차게 부는 날에는 백보신권百步神拳을 닮았고, 장강의 한복판에선 태극권의 유柔 속에 물살의 강剛이 담기게 되며, 화산華山의 꼭대기에선 사일검射日劍 마냥 관수貫手가 내쳐졌다.


근본 없는 무공, 마음가는대로, 산따라 물따라 내치는 팔다리는 '무원無元' 두 글자를 제외하곤 심제心齊하여 무아지경에 비견되게 하라.


아침에 천주봉天柱峰에서 뛰어노는 제자를 볼 때는 모친母親의 손길과 같게 하고,

점심에 산채山菜를 집어먹을 때는 이파리 하나 상하지 않게 가볍게 놀리고,

저녁놀에 취해 산 끄트머리에 앉아있을 때는 꿈결같이 휘적인다.


이 모든 말이 근본없음이니, 그저 맘가는대로 움직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