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종에는 매가 약이다
굶기고, 매질하고, 처참히 부순 뒤 내미는 손은 생명을 처절하게 만드는데 가장 효과적이다.
그래서, 나는 저 학생이 가지고 싶었다.
"어서오세요!"
새벽 2시, 편의점에 들어서는 내게 속도 모르고 밝게 인사하는 이 청년이 가지고 싶었다.
"오늘도 따듯한 캔커피 맞으시죠? 여기요."
갓 대학생이 되었을, 나보다 열 살 정도 어려 보이는 이 파릇한 청년이 너무나 가지고 싶었다.
"고마워요."
짤막하게 대답하면서 캔을 집어들자, 미리 꺼내둔 덕분에 그다지 뜨겁지 않은 온기가 기분 좋게 손아귀를 데운다.
" 매일 새벽에 출근하시는거 정말 대단하세요."
"별 일 아니에요. 사장이 제일 먼저 가야지."
"우와..."
눈을 반짝이면서 대답하는 저 청년은 내가 그저 평범한 중소기업 사장인 줄 안다.
- 띠링
"잠시만요, 전화가- 어, 말해."
[컨테이너 들어옵니다.]
"갈게. 나 요 앞이야. 커피만 사서 바로 가."
휴대폰을 다시 주머니에 넣고, 요 파릇한 아이를 바라보머 엷게 웃는다.
"갈게요, 오늘도 고마워."
"감사합니다!"
편의점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세워진 고급 세단의 뒷자리에 앉자, 운전석에 앉은 중년의 남자가 한숨을 쉰다.
"뭐 그런걸 먹습니까, 모양 빠지구로."
그러자 조수석의 젊은 여자가 어깨를 후려친다.
"아빠, 아가씨한테 모양 빠진다가 뭐야."
피식 웃고는 캔을 딴다. 칙 하는 소리와 함께 살짝 새어 나오는 거품을 지그시 내려보다 입에 가져다 댄다.
그 사이, 조수석에서는 새벽 일의 안내가 흘러나온다.
"김얀돌이 채무가 3억, 도박빚이 대부분이네요. 얜 뭔 배짱으로 러시아를 갔대. 밀항으로?"
"딸아, 그래서 도박은 하면 안되는거다. 아가씨도 마찬가집니다! 도박하면 이 김얀웅이 눈에 피눈물 내는거에요!"
"알겠으니까 운전해, 삼촌."
조수석에서는 다시 브리핑이 흘러나온다.
"~~~... 이걸로 끝이에요. 그리고 영등포 쪽 똥채권은 오늘 한번 더 돌거구요."
"그건 딱히 안 받아도 되니까 적당히 돌라 그래."
차가 멈춘다.
짠내가 울컥 덮치는 부둣가 항구 골목에서, 한 남자가 팬티 차림으로 온 몸이 피칠갑 된 채 청테이프에 결박당해 있다.
주머니에서 담배를-
아차, 담배 안 샀네.
입꼬리가 올라간다. 일 마무리 하고 다시 그 편의점에 갈 일이 생겼다.
기분 좋은 채로, 남자의 머리채를 움켜쥐고 말한다.
"내 돈 떼먹고 러시아로 가면, 내가 못 잡을 줄 알았나?"
***
- 짤랑!
"어서오세- 윽.."
"어허, 이 놈 봐라? 삼촌 왔는데 표정이 왜 그따위야? 쌍화탕이나 하나 줘."
"여기요. 근데 벌써 날짜 됐어요?"
"뭔 소리여? 날짜는 나보다 니가 더 정확하지."
남자는 카드를 툭 던진 뒤 쌍화탕 뚜껑을 열곤 그대로 들이 부었다.
"크.. 여하간에, 이 김얀웅이 인생에 너 같은 놈은 또 처음이다."
"또 그 말씀이세요?"
"임마! 내가 너 애껴서 그러는거야! 세상에 부모 빚 갚겠다고 중학생 때 부터 고깃집에서 불판 가는 놈은 내 처음이다. 납기일도 먼저 꼬박꼬박 연락하고."
청년은 카운터에서 멋쩍게 웃으면서 대답했다.
"기다려주신 아저씨 덕분이죠. 그리고, 그 사장님 덕분이구요."
청년은 김얀웅의 사장을 본 적 없다. 그저 전화 너머로만 이야기 했을 뿐.
그리고 수화기를 통한다면, 아쉽게도 목소리를 구분하기는 퍽 어려운 것이 스무 살 청년의 경험이다.
"나도 몰러. 난 또 우리 사장님이 어디서 똥채권을 그리 모아왔나 했는데, 그게 다 네 거였잖아. 여하간에 눈이 있어, 우리 사장님."
김얀웅은 얼마 안 남은 머리를 쓸어올리며 말했다.
"앞으로 2년만 더 고생하자, 아저씨가 밥 사줄테니까 휴대폰 켜두고!"
"살펴가세요!"
편의점을 나온 얀웅은, 아침의 그 여자가 피묻은 손을 손수건으로 닦고 있는 세단 운전석에 다시 올랐다.
"읏차."
"2년?"
고저 없는 말에 얀웅은 고개를 끄덕였다.
"저놈 저거 독하기가 애들보다 더 해요. 그걸 10년 동안 전부 갚아버리네."
"...."
" 그나저나, 이자 좀 더 쳐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저놈 더 뽑아먹을 수 있을 것 같은ㄷ-"
"삼촌."
싸늘한 목소리가 말을 자른다.
여자는 피 묻은 손수건을 옆에 대충 던지곤, 홀더에 마련된 종이컵과 생수병을 들었다.
"잔에 물이 가득 담겼을 때, 한 방울만 더 한다고 한 방울만 넘치는 거 아니야."
여자는 종이컵에 물을 부으며 말했다.
말을 잇는 눈동자에 붉은 광기가 서린다.
"맘 같아서는 백년이고, 천 년이고 묶어두고 싶어. 처박아둔 채권 다 꺼내서 얼굴이 들이밀고 삼촌 은퇴한 다음 내 운전기사로 죽을 때 까지 부려먹고 싶다고."
물이, 넘친다.
"하지만 안 돼. 8년 내내 하루에 4시간 이상 자는 날도 없게 일하잖아. 좆같은 새끼들이 부려먹으려는 것 때문에 일부러 내 가게들에서만 알바하게 시키는데도, 어떻게든 몸을 깎아서 돈을 마련하잖아. 그게 너무 예쁜데, 너무 사랑스러운데-"
잔을 비운 여자는 한숨을 쉬며 말을 맺었다.
"한 발자국만 더 나가면, 복종이 아니라 박살이 날 것 같아."
****
대충 이런, 이미 자신을 극한으로 몰아붙혀 유능한 얀데레 눈나가 압박구속피폐전개로 가는 순간 애가 망가질걸 알아서 더 복잡해하는 순애-얀데레 물을 구상중입니다.
사정상 지금은 글을 못 쓰지만 쓰게 되면 들고 올게용...
구독자 21351명
알림수신 430명
너'만'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루는 채널입니다.
잡담
7월부터 글 쓸 수 있어서 쟁여둔거 하나 가져와써요..
추천
25
비추천
2
댓글
6
조회수
468
작성일
수정일
댓글
[6]
글쓰기
원린이
Sko
킹갓오이맨
하늘하늘
하늘하늘
앗닙
최근
최근 방문 채널
최근 방문 채널
번호
제목
작성일
조회수
추천
공지
아카라이브 모바일 앱 이용 안내(iOS/Android)
31023827
공지
얀데레 채널 규정 (24.05.19. 수정)
39610
공지
얀데레 내용 없는 무지성야스글 ㄴㄴㄴ
20674
공지
얀데레 채널 2024년 1분기 소설 결산
10782
공지
채널 규정 이것저것 수정함 + 하고싶은 말
3746
공지
호출기 & 완장 리스트 8.
34742
숨겨진 공지 펼치기(1개)
짤(외부)
몰루)얀붕이가 납치되면
[21]
9786
125
소설(단편)
에고소드한테 집착하는 얀순이 꼴리지 않냐
[8]
4126
48
잡담
갑자기 생각난 소재
[9]
334
6
잡담
심심해서 아는 커플 사주 궁합 보는데 이게 진짜로 있었냐......
[4]
957
21
짤(외부)
흥국이가 덮치는 과정
[8]
7560
82
짤(외부)
호타루
[10]
5416
41
짤(외부)
음꾸가 좋아해 주는 과정
[8]
7337
89
잡담
유명얀데레
[1]
507
5
짤(외부)
업보가 쌓이는 과정
[17]
8796
122
잡담
여자가 남주 좋아하진 않는데 키워주는건 얀데레랑은 다른거겠지?
[9]
762
-29
소설(단편)
얀붕이 감금까지 3650 일
[31]
4273
106
소설(연재)
황녀께서는 나를 10금화에 샀다 -4-
[97]
3774
126
짤(외부)
소꿉친구랑 사귀게 되는 과정
[32]
12116
203
짤(외부)
블아) 미친 호시노와 가짜 유메
[32]
9462
113
짤(외부)
남녀비 1:39인 만화 139화
[18]
7913
110
짤(외부)
AI, 블아) 유혹하는 쿠로코
[37]
14150
216
짤(외부)
오컬트가 아껴주는 과정
[24]
7857
136
짤(외부)
블아 약공포) 마리 is everywhere
[26]
8548
80
소설(단편)
[우마무스메] 마블러스와 온천을 간 트레이너
[2]
1082
7
잡담
이러면 평범한 순애녀도 얀데레 각성하지 않을까
[6]
3409
39
잡담
얀붕이를 피주머니로 만드는 얀순이 보고싶다
[6]
715
8
잡담
니케도 얀데레 단편 뚝딱이 가능할거 같은데 말이지
[9]
647
11
잡담
7월부터 글 쓸 수 있어서 쟁여둔거 하나 가져와써요..
[6]
469
23
잡담
약혐) 그런거 없나
[1]
3087
43
짤(외부)
쿠로코 야 그게 무슨 개소리야...
[20]
8478
137
짤(창작)
하인을 만드는 여왕나비
[20]
5145
54
소설(연재)
황녀께서는 나를 10금화에 샀다 -3-
[68]
3780
107
잡담
바ㅣ람 핀 거 들켰다 어카ㅏ냐
[17]
4241
45
잡담
얘들아 나 좃ㅁ 도와줘
[26]
4098
78
잡담
존나 맛있는 태그 총7개
[4]
979
9
짤(외부)
마도카의 의존도가 올라가는 과정
[11]
9499
122
잡담
퇴폐미 얀순이 <=극락
[10]
3697
66
짤(외부)
ai)선도부장 얀순이는 전투원이 되었습니다♡
[4]
5343
60
짤(외부)
토오루의 의존도가 올라가는 과정
[8]
8285
114
짤(외부)
AI, 포켓몬) 봄이와의 약속
[17]
9703
152
잡담
얀붕이를 납치한 조선족 인신매매단의 두목 얀돌이가
[6]
603
11
소설(단편)
고백
833
-8
소설(단편)
(약고어)청첩장 받은 얀순이
[2]
1072
8
짤(외부)
블아)히나가 질투하는.manhwa
[30]
11325
142
잡담
마을 성당의 수녀 얀순이에게 친누나처럼 보살핌받으며 자란 얀붕이가
[3]
689
21
소설(단편)
맞선을 보러 왔는데, 상대를 잘못 만난 거 같다
[22]
6370
132
잡담
모든 얀붕이들의 최후
[21]
1819
24
짤(외부)
소꿉친구와 호텔 체크인하는 과정
[32]
11920
244
소설(단편)
몰루)호시노 얀데레
[11]
4983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