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때

꽃말을 외우곤 했다.


정열의 장미

첫사랑의 라일락

겸손의 금잔화


그땐

꽃말을 외우는 것이

아주 특별한

남들은 알지 못하는

세상을 비밀을 알아가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러다 문득

나는 금잔화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스마트폰으로 금잔화를 검색했고

나는 곧

매일 아침, 등교할 때 무심코 지나치던

싱그러운 노란 꽃들이,

지친 발걸음을 이끄는 나를 환하게 반겨주던 노란 꽃들이

금잔화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꽃들의 사진도 검색했고

몇시간이든 하염없이 꽃사진만 바라봤다.


그 이후로

나는 꽃말을 외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