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로리회사원


날짜: O월 O일

날씨: 맑음

어제는 어떻게 잠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일어나자 마자 오빠에게 어리광 부렸지만 오빠도 그저 졸린 눈으로 멍하니 있었다.

정신을 차리고자 밖으로 나가 기지개를 폈다.

뒤에서 오빠가 옷은 입고 밖에 나가라고 하는 말이 들렸지만...

뭐 어때, 오빠 말고 볼 사람도 없는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장래에 대해 생각해봤다.

오빠와 사귄 지 이제 겨우 반 년이다.

아직 결혼을 논하기엔 사귄 시간도 그렇고, 오빠의 말 대로 나는 아직 어리다.

타로는 그저 타로일 뿐이라고 오빠도 말은 했지만,

속으로만 생각해 본 일을 타인의 입에서 나오니 계속 신경이 쓰였다.




집에 도착한 후, 오빠에게 정리된 생각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불편하지 않다면 오빠하고 같이 살아도 괜찮을 지.

솔직히 오빠는 좋다, 괜찮다고만 대답할 줄 알았다.

오빠의 대답은 조금 달랐다.

오빠는 조금 덧붙여서, 잘 생각해서 내린 결정이냐고 되물었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내 마음이 원하니까.

내가 이 남자와 계속 함께하고 싶으니까.

타로 카페 점주분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났다.

꼭 함께 하고 마음을 따르라고.

어쩌면, 타로가 본 것은 운명이 아닌 내 마음이 아닐까?




오빠의 물음에 이렇게 대답했다.

결혼도 아니고 그저 같이 지내는 것 뿐이고, 지금까지와 비교해서 크게 달라질 부분도 없고,

혹시 나와 같이 사는 게 부담되냐고.

여기서부터는 내 생각대로 오빠가 대답했다.

매우 당황하며 "아니 아니, 그런 뜻이 아니고..." 부터 시작해서 줄줄히 말을 꺼냈다.

역시 오빠를 놀리는 게 제일 즐겁다.

동거에 대해 생각하면서 내가 남의 집에 눌러앉겠다는 건 너무 염치없는 게 아닐까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오빠는 '남'이 아니다.

현재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이고 어쩌면, 끝까지 같이 걸어나갈 동반자가 될 지도 모를 사람이다.

내가 혼자 김칫국을 마시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도 오빠를 믿는다.

그것이 내가 사랑하는,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에 대한 의리니까.




결국, 내 집에 있던 짐들을 전부 오빠네 집으로 옮겼다.

기존의 집은 되는 대로 내놓으려고 한다.

원장님께도 그렇게 말씀드렸더니 괜찮은 거 맞냐고 걱정하셨다.

적어도, 여기서는 매우 안전할 것이다.




땀을 잔뜩 흘려 이른 시간에 샤워를 했다.

한번 오빠에게 손으로 내 몸에 비누칠 좀 해달라고 해봤다.

맨날 나랑 살을 섞는 사람이 이러면 꼭 한 번도 여자를 만진 적 없는 사람처럼 행동한다.

저 큼지막한 손이 일부러 중요부위에서 먼 곳만 훝고 있었다.

알 수 있게 다리를 들어올려 주니 오빠의 손에서 미세한 떨림이 전해져 왔다.

이제야 비로소 내가 원하는 곳에 손이 도달했다.

혹여나 상처라도 날까 조심스레 훝는 손이 섹스만큼은 아니지만 기분이 좋았다.

오빠의 부드러운 손길은 내가 정말 사랑받는다는 느낌이 났다.




오빠의 참기 힘들어하는 자지를 들어가야 할 곳으로 안내해줬다.

오빠는 항상 내 상태에 맞춰서 움직인다.

내가 아프지 않게 계속 조절하면서.

다소 격하게 움직일 때도 항상 내 표정을 살펴본다.

이젠 섹스도 익숙해졌지만, 오빠의 사이즈는 다른 여자들도 힘들어할 크기다.

옛날에 한 번 섹스하다 실신한 적이 있었다.

그 날 이후로 나를 정말 조심스럽게 다룬다.

가끔 흥분할 때 빼곤.




침대로 돌아와서 마저 했다.

저녁에 장 보러 나갈 예정이라 조금 이른 시간에 일기를 썼다.

이제 같이 살게 되었으니 오빠가 침대를 새로 사자고 했다.

분명 나갔다 오면 또 씻고 또 섹스하느라 일기를 쓸 틈이 없을 것이다.

주말엔 좀 푹 쉬어야겠다.


오늘의 일기 끝.











그림체 좀 바꿔봤음

정말 원하는 장면이 너무 안뽑혀서 짜증남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