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채널
2년전 일이었음. 중학교 3학년 기말고사였고 나는 이미 과고 합격해서 시험 던지던 말던 상관 없었는데 내신 194 넘기겠다고(우리학교에서 194면 최상위권이었고, 나는 194.1 나와서 국회의원상 받음. 근데 그 국회의원이 심재철인건 안비밀) 시험공부 빡시게 함. 시험을 보고 답지 보고 가채점하면서 긴장감이 떨어지고 공부도 덜 하니까 국어는 점수가 떨어진 게 티났음. 그래도 수능 영어는 계속 하고 있어서 영어는 가채점 결과 98점이었음. 영어를 시험 마지막 날에 봤고 그 다음날 바로 영어가 있어서 이제 시험지에 싸인하려고 갔는데 94점이 나온거임. 
그래서 선생한테 물어봤음. 왜 94점이냐고. 그랬더니 작문 문제를 짚으면서 이거 틀린거라고 함. 그 문제 보면 이랬음. 

한글: 나는 네가 태어난 날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다.

내 답:I would never forget the day when you were born.

정답:I will never forget the day when you were born.

답지 보여주면서 will 대신 would를 써서 틀렸다고 함. 물론 이 지문은 교과서 지문이었음. 하지만 우리 학교는 교과서 그대로 안 써도 의미가 맞으면 맞다고 해줬기 때문에 교과서를 한 번도 안 외웠고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음. 이 문제 전까지는. 그래서 어이가 없던 나는 이거 당연히 맞는 거라고 따졌음. 왜냐하면 어법 책에서도 would와 will을 그렇게 구분하는 건 본 적이 없어서 당연히 맞다고 생각했음. 근데 선생은 암튼 틀렸다고 뻐겨서 일단 학원 쌤한테 물어보기로 함. 

이걸 들은 학원 쌤은 ㄹㅇ 극대노함. 그게 어떻게 틀렸냐고 하면서 ㄹㅇ루다가 학교 선생 멱살 잡을 기세였음. 그래서 선생이 만들어준 근거 자료 들고 가서 선생한테 따졌지만 암튼 안된다고 함. 그래서 나는 설명이라도 해달라고 했음. 그런데 선생은 제대로 설명 안하고 뻐김. 그래서 나도 어짜피 내가 이 선생한테 따진다고 과고 입학이 취소되는 것도 아니고, 전부터 남자애들 엄청 차별하고 트페미 옹호하는 꼬라지 보고 나도 쌓인 게 많아서 일주일동안 점심시간마다 매일 찾아가서 따짐. 그러더니 한 5일 째 쯤에 다른 선생님 데려오길래 그래도 이 선생은 제대로 된 설명을 해줄 줄 알았음. 근데 그 선생 입에서 나온 말이 이따위였음.

"암튼 그건 틀린거고, 이거 올려주면 다른 애들도 다 올려줘야 돼서 안돼."

이걸 듣고 ㄹㅇ 복장 터질 뻔했지만 순간적으로 분석을 해봄. 그리고 내린 결론은 두 가지였음. 첫 번째는 '내가 따진 걸 올려주면 시험 평균이 너무 높아서 시말서를 써야 하는구나', 두 번째는 '그냥 귀찮아서 안 올려주는구나'였음. 결국 이의 제기 기간이 지나서 나는 그 4점을 못받음. 나야 선생한테 따져서 잃을 게 하나도 없으니까 그렇게 따졌지만, 이해관계가 있는 선생한테 이렇게 따졌다면 나는 생기부 개판났을 거임. 그 전에도 1학년 때 '한 자리의 자연수'를 '1 이상 9 이하의 정수'로 썼는데 자연수가 안 들어갔다고 2점 감점해서 98점 만든 선생도 있고 해서 기대는 전혀 없었지만, 이 이후로 따질 때는 따져서 바뀔 만한 사람한테 따져야겠다고 생각함. 

그래서 나는 선생님들과 대화를 해서 안 좋은 것을 바꾸려는 시도는 좋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내가 이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분석은 필요하다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