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는 대개 학교 배치가 잘 되어 있어.
물론 학교가 안 세워져서 곤혹을 치르는 경우야 많지만, 그런 경우에도 일단 학교 부지는 제대로 된 곳에 있지.
그런데, 하늘도시는 신도시인데도 불구하고 학교 배치가 참 엉망이야.

현재 하늘도시(중산동) 일대의 전체 학교 배치도야.
영종초, 중산초, 올 9월 개교 예정인 별빛초 빼고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와 가까운 학교가 하나도 없지.
더군다나 별빛초는 개교 시기가 너무 늦어서, 푸르지오자이아파트 일부 동은 운남초로 배정되고 있는 상황이야.
운남초까지 얼마나 떨어져 있냐고?

무려 3km이야(...) 걸어가기는 무리지. 그것도 초등학생이.

별빛초야 그래도 위치는 좋다만, 주변이 텅텅 빈 하늘초, 중산중, 하늘6고, 하늘3중(좌측 하단 아래)의 위치선정은 가히 환상적이야.
하늘초는 그래도 화성, 스카이시티자이의 수요를 분담하고 있고 바로 옆에 1314세대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야.
하지만 중산중, 하늘6고, 하늘3중의 경우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지.
그 주변에 땅이 많아 보이지만 거기 전부 연립주택/단독주택 부지야. 즉 실질 세대수는 얼마 안 돼.

문제는, 이게 올해 들어서 그나마 나아진 거라는 거야.
올해 개교한 중산초, 중산중이 없었을 때는 어땠을까?



하늘초 혼자 한라+힐스+우미1차=4673세대를 감당해야 했어.
스카이시티자이가 입주한 18년 7월 이후에는 1034세대가 더해져 총 5707 세대가 됐고.

참고로 힐스테이트에서 하늘초까지는 1.6km 떨어져 있고, 도보 30분 정도 걸려.
게다가 우미1차-하늘초 구간 도로의 경사도가 가히 눈썰매장 뺨치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려면 보통이 아닌 업힐 500m을 감당해낼 체력이 있어야 했지.
초등학생들이 다니기에는 굉장히 악조건이었어.
(들은 바에 따르면 다들 재밌게 다니긴 했다고는 해...)

하늘초가 2013년 9월, 중산초가 2019년 3월 개교니까 무려 5년 반 동안 상황이 저랬다는 거야.
그렇다면 잠깐, 왜 중산초를 더 먼저 개교하지 않았을까?
그래도 중산초는 한라. 힐스와 가깝고 경사도도 덜한데 말이야.

사실 원래 중산초 부지는 중학교 용지였어. 
그래서 하늘초를 지을 당시에는 그나마 가까운 초등학교 부지에 울며 겨자먹기로 지은 거지.
문제는, 하늘초를 다 짓고 보니, 9단지(한라. 힐스. 대림. 행복주택. 호반. A48) 애들이 갈 초등학교가 없는 거야.
그쪽에 초등학교 부지라곤 하늘4초(하늘6고 바로 아래 빈땅) 딱 하나였어.
총 5614세대를 초등학교 하나가 감당해 낼 수는 없었고, 급하게 중학교 부지를 용도전환해 중산초를 신설했지.
중.고 부지는? 저층 연립주택용지 A52블록을 날려버려서 확보했지. 

결과적으로 중산초가 개교하기는 했지만, 중산초는 현재 4963세대를 혼자 감당하고 있어. 그래서 중산초가 더 가까운 화성, 스자는 멀리 떨어진 하늘초로 배정받고 있고. 그 때문에 벌써부터 증축 얘기가 나오고 있어. 
22년 말에 호반써밋이 입주할 예정인데, 그렇게 되면 5547세대를 혼자 짊어지게 되지.
물론 하늘4초가 있기는 하지만, 하늘4초가 신설된다 쳐도 학생을 분담하기도 참 힘들어.
행복주택은 하늘4초가 더 가깝지만, 호반은 가까운 중산초를 두고 하늘4초로 가야 하지. 
그렇게 호반과 행복주택을 보내도 한라. 힐스. 대림2차 3곳 합쳐서 4513세대인데, 나눌 방법이 없어.
대림2차를 반토막내면 단지 내 학교  두고 먼 곳으로 간다면서 반발이 심할 테고, 그렇다고 한라나 힐스 애들을 보낼 수도 없고.
아마 하늘4초 신설 즈음 해서 이거 두고 심하게 싸울거야.

그리고, 원래 한신더휴아파트 옆에도 초등학교 부지가 하나 있었어.

중앙 부분 우측의 빈 땅은 원래 초등학교 부지였지만, 외국인임대주택으로 계획이 변경되었어. 그래서 이제 그 주변 2000세대 가량의 주택이 학생들은 하늘초까지 20분을 걸어가야 하지. 

문제는 하늘초가 여유롭지 않다는 거야. 현재는 좀 한산하지. 그렇지만 바로 옆에만 해도 2613세대 규모의 아파트 부지들이 있고, 하늘초 구역인 우미1차+스자+화성+한신의 세대수는 3932세대야. 하늘초 근처의 아파트가 지어지면 하늘초는 5900세대를 혼자 담당하게 될 텐데, 여기에 한신 쪽 2000세대까지 더해지면? 8000세대 가까이를 하늘초 혼자 맡는 전례없는 일이 발생하게 돼. 이 상황에 이르기 전에 빨리 공동주택용지 하나를 용도변경해서 부지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지만, 있던 부지도 날리는 상황에서 과연 그렇게 할까?

그런데 잠깐. 아까 중학교 얘기가 나왔었는데,  중산중은 올해 개교했어. 하늘도시에 다른 중학교는 하늘3중 하나뿐인데, 그마저 21년 3월 개교 예정이고. 그렇다면, 2012년 최초 입주 시부터 2018년까지는 중산동 내에 중학교가 없었다는 얘기야. 그럼, 하늘도시 아이들은 어디에 있는 중학교에 다녔을까?



(* 출발지는 하늘도시 중심부에서 임의로 정했습니다)
4.5km 떨어진 영종중에 다녔어(...)
도저히 걸어다닐 수는 없었고, 대부분 셔틀버스를 이용했어. 일부는 자전거를 탔고.
문제는, 셔틀버스 타는 것도 참 힘들다는 거야.
등교 시 셔틀버스는 그나마 괜찮았어. 하교가 문제였지.
만약, 1학년이라면 6교시 후 셔틀버스를 타고 집에 오면 아무리 빨라도 4시 20분은 됐어.
그마저도 승차권을 분실했다면 탈 수 없었고. 
셔틀버스는 전세버스로 운행했는데, 원칙적으로는 입석금지였지만 실제로는 입석 꽉꽉 채우고 다녔어(...)
덕분에 승하차 한번 하기도 힘들었어. 위험하기야 말할 것도 없었고.

학생수 많은 거야 말할 필요도 없었지. 하늘도시와 전소. 영종자이 학생들이 한 학교에 다니니까. 
2018년에는 학급당 37~38명씩 11~12학급이 있었어. 
지금은 1학년이 중산중으로 많이 빠져서 좀 나아지기는 했지만, 2.3학년 상황은 똑같아. 
중산중으로 인원이 조금 분산되어서 약간 나아진 정도지.

그렇다면, 왜 학교를 저런 곳에다 지어 놓았을까?
영종중은 1950년에 설립된 학교야. 
원래는 영종국제물류고 부지 안의 다른 건물을 쓰다, 2012년 하늘도시 입주에 맞춰 현 부지로 이전한 거고.
인천시교육청은 원래 위치 근처에 사는 학생들도 있어 학교를 아예 중산동으로 이전할 수는 없으니, 일단 하늘도시 내 가까운 중학교 부지로 이전한 후 어느 정도 학생수가 늘면 중학교를 신설한다는 생각이었어.
하지만 하늘도시에 신규 아파트 분양이 좀체 되지 않았어. 세대수가 늘질 않으니, 신설도 할 수 없었지.
결국 2017년 하늘도시 2기 아파트 5600세대 분양에 맞춰서야 인천중산중 신설안이 승인을 받게 돼.
그렇게 2019년 인천중산중학교가 개교하게 되면서 해피엔딩... 으로 끝나지 않았어.

사실, 인천시교육청은 2017년 두 개의 중학교 신설을 신청했어. 
그러나, 중산중만 조건부 승인을 받고 하늘3중은 학교 위치를 조정하라는 사유로 신설을 거부당해.
당시 시민단체는 400세대 정도가 예정된 A33블록(신명스카이뷰 바로 아래)을 용도전환해 중.고등학교를 신설하자고 주장했지만, LH는 돈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거부해. 결국 하늘3중은 문화센터를 추가해 그 위치로 신설을 밀어붙이고, 2018년 승인받아.
하지만, 그로 인해 개교가 1년 미뤄졌어. 반대로 2020년 개교 예정이었던 중산중의 개교는 1년 당겨졌고.
결국 그 사이에 2년의 갭이 생기고, 바로 그 시기 2기 아파트가 대거 입주해 학생수가 폭증해.
올해에 이르러서는, 중산중에서 수용할 수 있는 학생수는 학년당 350~400명 정도인데, 중학교에 진학할 초6 아이들은 550명에 다다랐어. 결국 올해에도 수백 명의 아이들이 영종중으로 가게 되었지.
참고로 영종중의 셔틀버스 운행은 내년 하늘3중이 개교하면 중단될 예정이야.
셔틀이 없으면 시내버스를 타야 하는데, 영종중에 들르는 노선은 모두 영종고도 경유하기 때문에, 등하교 시간에 아주 힘들 전망이야.

힘들게 두 곳의 중학교 신설 승인을 따내긴 했지만, 위치는 두 곳 다 영 별로지. 도대체 왜 그런 곳에 중학교를 지은 걸까?


사진 좌측 하단의 파크골프장 부지는 사실 중학교 부지였어. 2007년 하늘도시 처음 계획 때는 공원이었다가, 도중에 중학교로 바뀌었지. 
저 부지는 위치가 상당히 괜찮아. 하늘도시의 중심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다수의 아파트에서 편하게 통학할 수 있어.
그런데, 바로 옆 아파트 단지 입주민들이 민원 폭탄을 넣었어. 공원으로 바꿔 달라고. 
당시 하늘도시 다른 아파트 입주민들은 미분양 때문에 고생하느라 저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지.
구청과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는지 중학교 부지는 파크골프장으로 변경되고, 다른 중학교 부지는 상술했듯이 초등학교 부지로 변경돼.
그래서 하늘도시의 중학교 위치선정이 저렇게 된 거야. 
일부 주민들의 님비와 핌피의 결과로 인해 오늘도 수천 명에 달하는 중학생과 부모들이 피해를 보고 있어.
재밌는 건 저기에 중학교가 생기든 말든 그 아파트 집값은 바닥을 기었다는 거야. 올해 들어서야 좀 오르고 있고.
결과론적으로는 모두에게 피해만 준 셈이지.
참고로 파크골프장은 연간 8천여 명이 이용해. (참고: 씨사이드파크는 동기간 24만 5천여 명이 이용함)
중복으로 집계될 인원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으로는 소수의 노인층만이 혜택을 본다고 할 수 있겠지. 그래서 철거하고 실내체육시설을 지어달라는 여론도 있지만, 구청에서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는 모양이야. 

그래도 중산동의 중학교 문제는 인천중산중 지난해 개교, 하늘3중 21년 3월 개교로 그럭저럭 해결이 됐어.
하지만 하늘도시 전체의 학교문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어. 이번에는 운서동이야.




우측 상단 인천국제고 옆에 빈 학교 부지가 하나 보일 거야. 그곳이 하늘1중이야.
인천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교육부 중투심에 하늘1중 신설안을 무려 4번이나 올렸어.
근데 싹 다 거절당했어. 이유는 설립시기 조정이었지.
문제는, 저 학교는 지금 당장 설립해도 모자라다는 거야. 
현재 하늘도시 운서동 지역의 세대수는 2180세대야.
그리고 22년까지 추가로 입주할 물량은 무려 4124세대에 달해.
합치면 22년에 운서동 지역에는 6304세대가 거주하게 되는 거지.

문제는, 신설학교 설립기준이 아파트 분양공고라는 거야. 그래서 분양이 예정되어 있어도 분양공고가 뜨지 않으면 세대수로 계산되지 않아. 또한 임대주택은 입주 시점이 되어서야 세대수로 계산되고. 그래서 푸르지오 뉴스테이와 인천도시공사 임대주택은 포함되지 않았어.
이런 이상한 정책 때문에 2971세대가 세대수 계산에서 빠졌고, 하늘1중은 세대수 부족으로 중투심에서 연이어 탈락했어. 

교육청은 미칠 지경이지. 교육청 예상에 따르면, 22년 하늘도시 내의 중학교 학생 수는 43명, 고등학교는 44명에 달할 거야. 이런 상황에서 하늘1중 신설은 시설복합화 카드까지 꺼내들었는데도 거부당하고, 추가로 신설할 계획이었던 하늘5고는 25년 하늘고, 국제고 일반고 전환 때문에 신설 얘기도 못 꺼내게 됐어.  

일단 올 가을이면 909세대의 SK뷰 2차 분양공고가 나니, 교육청은 9월에 다시 하늘1중과 더불어 하늘1초(SK뷰 1차 내 학교용지)  신설안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야. 

하지만 내 생각에는 21년 7월 1445세대 푸르지오 뉴스테이가 입주하기 전까지는 하늘1초는 몰라도 하늘1중 신설안은 통과되기 힘들다고 봐. 만약 그렇게 되어서 21년 9월에 승인받는다면 빨라야 24년 개교인데, 그렇다면 22년~23년 영종중은 또 다시 미어터지게 되겠지. 중산중과 하늘3중은 학년당 700~800명을 분담하느라 넘칠 거고. 

하늘1중 이후 남은 중학교 용지는 없어. 그렇지만 중산동의 중학교 두 곳이 넘치는 학생수를 감당하지 못한다면? 중산동에는 1만 2천세대 가까이 되는 물량이 아직 남아있어. 2010년대에는 영종중이라도 있었지만, 이제는 영종중도 하늘1중 학생수 분담하느라 바빠. 설령 하늘1중이 개교했더라도 이제는 운남동에 공급될 아파트 8000세대의 학생을 맡아야 하고. 결국 중학교 추가 설립이 필요한데, 이때는 기필코 파크골프장을 밀던지, 아니면 세대수 작은 공동주택용지를 중학교 부지로 전환하든지 할 일이지.

솔직히 하늘도시 개발하는 LH와 인천경제청은 생각이 있는건지 없는건지 모르겠어. 도시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학교 부지도 제대로 확보하지 않고, 문화/체육시설도 나몰라라... 하늘도시 최초 계획이 2007년 나왔는데 이제야 영종문화회관, 국민체육센터 설립 계획이 나오고 있으니 정말 어이가 없지. 

휴, 한심한 행정에 정말 한숨이 나온다.  쓰다 보니까 너무 길어졌는데, 쓰던 도중에 계속 빡쳐서;; 차라리 시스카 잘하는 사람 아무나 뽑아서하늘도시 설계/행정 맡겼어도 이것보단 나았을 것 같아.

어찌 됐든,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