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지사 김영록이가 티비 나와서 하는 소리가 남해안을 새로운 경제발전축으로 만들겠다고 하는데 가능한 부분이냐?

영록이 말로는 제주도에 이어서 남해안을 제2의 관광 특화 지역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했음. 남해안은 기존에 알려진 관광지도 많고, 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근교 관광지에 비하면 숙박업과 같은 관광 서비스 업종이 태동하기 좋으면서, 본토이기 때문에 육상 교통으론 갈 수 없는 제주도보다 교통비가 싸서 경쟁력이 있다는 걸로 보면, 일리는 있음.

 

근데 의문이 있음. 첫 번째로는, 남해안이 과연 제주도급의 관광지가 되기 적합하느냐임. 제주도가 관광지가 된 데에는 국내 지역 중 가장 '이질적이다'라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함. 지질부터가 화강암, 편마암 지대인 본토와 달리 화산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표면 지형에서도 산줄기와 골짜기가 나타나는 본토와 달리 평탄한 대지와 흩어져서 우뚝 솟아있는 오름들이 나타남. 농지의 이용도 어디서든 논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본토와 달리 논이 거의 없고 밭, 과수원 위주임. 기후도 본토보다 훨씬 따뜻하고, 언어, 음식, 건축과 같은 전통문화도 본토의 문화와 매우 뚜렷하게 구분됨. 하지만 남해안은 본토 지역으로 육상으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에 전근대부터 타 지역과의 문화 전파 작용을 통해 등질화가 많이 이루어졌음. 남해상에도 작은 섬들이 많이 있긴 하지만, 결국 그 섬들 또한 본토 도시를 생활 거점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준광역 중심지를 자체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제주도와는 상황이 완전 다름. 조선시대에도 하나의 고을이었던 진도를 예로 들면, 식료품 구입, 동네 의원에서 진료 받기 같은 저차 중심지 기능은 진도 섬 안에서도 할 수 있지만, 번화가에서 프랜차이즈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쇼핑을 하고 오락실을 가거나 큰 병을 치료받거나 하려면 준광역 중심지인 목포나 광역 중심지인 광주에 가는 것이 보통이었음. 그리고, 제주시를 일단 도시 규모로 봐서는 구미시와 인구가 비슷한 정도이니 준광역급이라고 했지만, 제주시에서 해결할 수 없는 일이면 광주를 가는 게 아니라 서울을 가고, 광주는 남의 동네 취급을 받기 때문에 실제 인식 상 제주시는 광주와 동등한 광역 중심지 레벨까지 올라온다고 해도 무방함. 40만짜리 도시랑 150만짜리 도시가 같은 레벨에서 노는 게 이상하다고? 다 본토와 멀리 떨어져있기에 가능함.

두 번째로는, '남해안'이라는 개념 하에서 과연 하위 지역들이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느냐임. 일단 '남해안'이라고 말은 하지만, 무려 목포에서 부산까지 포괄하는 '남해안'이라는 말은 그저 자연지리적 특성을 말해주는 어휘일 뿐, 남해안에 있으니 A와 B는 같은 지역이다 이렇게 동질성을 주지 못함. 실제 관광객 입장에서도 남해안 전체가 세트로 취급되는 일은 없음. 누가 남해안을 목포에서 부산까지 따라다니면서 관광을 하냐. 그나마 관광지가 밀집되어 있는 여수-순천-보성이 그나마 한 세트로 취급되는 정도고, 이마저도 세 곳에 워낙 공룡 같이 크나큰 인지도를 가진 관광지들이 있어서 인지도가 생기다 보니 세 곳이 서로 근접해있다는 걸 인지하게 된 것일 뿐이지 '같은 지역' 취급까지는 안 하는 거 같음. 나머지는 그저 시군 단위로 이미지가 정착돼 있을 뿐. 반면 제주도에는 제주시도 있고 서귀포시도 있지만, 관광객들한테 제주도는 그냥 '제주도'일 뿐이지 행정구역으로 구분하지는 않음. 만약 '전라도의 어디를 갔다 왔냐'라고 하면 '전주', '순천' 등 전라도의 시군 이름을 말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제주도의 어디를 갔다 왔냐' 했는데 '제주시, 서귀포시 갔다 왔소'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까? 관광지 이름이 바로 나오는 경우가 백에 백일 거임. 그리고 제주도 주민들끼리도 어차피 시군이 제주시 아니면 서귀포시 둘 뿐이고 그것도 편의상 남북으로 짤라놓은 것에 가까워서 이거만으로는 특정이 잘 안 되니 읍면명으로 말하는 경우가 대다수일 거임. 결국, 제주도는 한 지역에서 오만 가지 것들을 다 볼 수 있지만 남해안은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며 관광을 한다는 인식이 있어서 하나로 묶어 봐야 어거지 아닌가 싶음.

 

 

더욱 심각한 건 뚫어봤자 장사도 안 될 보성~목포선에 정당성을 부여하는 도구가 바로 이 남해안축 논리라는 거지. 퍄 오송역 X축 논리 저리 가라. ㅇㅅ역 X축 논리는 그래도 꼬원머가 혜택을 봤는데(꼬원머 설치령에 꼬원머는 충북에 설치한다고 못박아놨는데 보나마나 남한의 중심이라 이렇게 해놓은 것... 이래서 ㅇㅅ역 X축 논리랑 개 잘 어울림ㅋㅋㅋ), 남해안축 논리는 시발 혜택을 보는 새끼가 하나도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