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대표적인 사례를 꼽자면 江이 있음. 江은 한국에서는 '강'이라고 읽고 '하천'을 뜻하며, 하천 중 큰 하천의 이름에 붙는 접미어로도 활용함. 하지만 江의 일본어 훈독은 'え(에)'이며, 이것은 '만'이라는 뜻임. '하천'이란 뜻의 일본 고유어는 'かわ(카와)'이며, 이것을 훈독으로 쓰는 글자는 川임. 똑같이 하천을 일컫는 한자인 河 또한 'かわ'로 훈독하긴 하지만, 애초에 河는 훈차자로서 쓰이는 경우가 적음. 여기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일본에서는 큰 강이든 작은 강이든 이름에서 川이라는 접미어만 사용한단 것임.

 

또 다른 사례는 串이 있음. 串은 '곶'이라고 읽고 반도 중에서 뾰족하게 생긴 반도를 뜻함. 그렇게 생긴 지형의 이름에 붙는 접미어로도 활용함. 하지만 串의 일본어 훈독은 'くし(쿠시)'이며, 이것은 '꼬치'라는 뜻임. 해당 지형을 뜻하는 일본 고유어는 'さき' 혹은 'みさき'이며, さき는 崎 혹은 埼의 훈독, みさき는 岬의 훈독임. 근데 웃기는 건 사실 串을 곶이라고 읽는 것도 한국어에 몇 없는 훈독이라는 것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래도 땅이 바다 쪽으로 '꽂힌' 것처럼 생긴 지형이니 '곶'이 '꽂다'와 어원을 공유한다고 짐작할 수 있는데, 원래 음은 '관'이었던 串이 가진 '꽂다'라는 의미에서 착안해 串을 '곶'의 훈차자로 쓰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