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대 국가로 근대적인 조약을 맺었으면 그게 공정하든 아니든 추후에 문제 삼기가 힘든거 같음. 비단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사례를 봐도.

결국 일본이 사과한다면(그럴 일은 없지만) 영,프 같은 나라 입장에서는 전혀 좋을게 없는 거군요

그런데 한국은 연합국이 아니예요. 연합국으로 인정받으려면 참전은 기본으로 해야 하구요. 그것만으로는 어림없으니까 유엔헌장에 도장찍으면서 서명하던가 유엔총회 원년멤버로 빨리 가입해야죠. 그래야 발언권이 비로소 생깁니다.

120년 전의 관점에서도 정당화가 불가능한 일이었으니까 연합국이 주도하는 제노사이드 논쟁을 바탕으로 사과를 요구할 명분이 있어요. 학살사건에 대한 보상은 불가능한 게 피해자들과 그들의 유족들과 그들이 속한 공동체는 말그대로 절멸했으니까요. 지금 나미비아의 건국주체는 그들과 무관한 타민족이나 타부족입니다.

중화민국은 UN상임이사국 해먹은 연합국의 일원이야. 그것도 88년 전에 혁명외교(치외법권 철폐.조차지 환수.영사재판권 폐지.관세자주권 확보)가 반쯤 이뤄진 상황에서 공사급 외교관계를 대사급 외교관계로 승급하고, 국제연맹의 도로포장 원조도 제공받았을 만큼 국제여론을 주도하는 북아메리카와 서유럽에서 보통국가로 인정받은 시기에 일본이 침공한 덕택에 1억 명의 피를 흘리면서 미국.영국.소련과 동맹체결해 대한제국과 처지가 전혀 다르잖아. 그리고 중화민국은 한국중국근현대사학회와 동북아역사재단의 논문에 따르면 1940년대에 GHQ의 협력으로 일본에 손해배상을 청구해 현물(대만성.절강성.광동성에 공장설치)로 받았거든? 중일화평조약( https://zh.wikipedia.org/wiki/中日和約 ) 체결당시에는 중화민국의 영토가 대만섬만 후방지역으로 축소된 현실이라 일본이 굳게 버티고 나온 탓에 '하나의 중국을 위해서' 어쩔 수가 없이 손해배상 청구권을 포기했음. 반면에 대한제국이나 대한민국은 국제연맹 회원국은 전혀 아닌 현실이고, 오히려 UN총회에서 44년간 강퇴당한 현실이야.

즉 중일전쟁은 독일이 폴란드와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한 것과 같은 개념으로 이해해야 하거든? 당신 말대로 대한제국은 법인격의 관점에서 근대 국가가 맞긴 하지만, 120년 기준으로도 제대로 돌아가는 보통국가가 전혀 아니었어. 외세가 없으면 하루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할 정도니 말다했지. 유럽 열강 특히 미국과 영국 및 프랑스와 러시아에 대한제국의 꼬라지가 낱낱이 잘 알려진 상황에서는 일본이 중일전쟁저럼 쳐들어가는 방식이 아니라 을사조약과 정미조약과 한일합방조약을 통해서 '꼬라지가 대단히 안 좋아 망하기 직전의 후진국을 M&A'한 것이라 '불법적으로 공격하고 점유하고 조직적으로 약탈했다'는 주장은 아예 안 통해. 당신네 말대로라면 고종황제가 헤이그 국제회의에 대표단을 보내서 호소할 정당성도 없다는 얘기가 된다. 백범일지에 기록된 당시의 김구의 활동으로도 반박되는 현실이고. 실제로 한일합방과 비슷한 선례가 프랑스의 타히티 합병( https://en.wikipedia.org/wiki/Tahiti )과 미국의 하와이 합병( https://en.wikipedia.org/wiki/Overthrow_of_the_Hawaiian_Kingdom )과 터키의 하타이 합병( https://en.wikipedia.org/wiki/Hatay_State )이 있어. 오히려 당신의 주장은 에티오피아 제국에 대한 이탈리아 왕국의 1차 침략과 2차 침략에 해당된다. 국제연맹에서도 문제삼았을 정도니까 당연하잖아.

'전쟁을 통해 합법 점령' 이게 말이야, 방구야. 합법성을 따지면 전쟁보다 차라리 위협적 상황에 의한 평화적 합병이 더 합법적이지

기실 프랑스는 식민통치 자체에 대하여 사과하지 않았음. 프랑스 정부가 했다는 사과의 내용을 잘 보면... 식민통치 도중에 겪은 특정 사건에 대하여 자기네는 합법적으로 통치했다는 전제로서 유감을 표하는 방식으로 사과한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