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글에서 크게 공감하게 되는 열등감 극복정신과 남이 잘되면 배아파하는 한국인 특성에 대한 재해석 잘 봤습니다. 나라 기준으로 봤을 때 분명 한국이 살기 좋다라는 것은 부정하기 힘들지만 청년세대에 한정한다면 헬조선이라 불리는 이유에 대한 반박이 되지 못하는 글이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이 헬이라고 부르긴 힘들 수 있겠지만 그건 현실이 지옥이라서기보다 미래가 현재에 비해 나아질 것 없다는 정신적 정체상태에서 기인하는 현상이라고 봅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분명 객관적 상황이 훨씬 참담했던 6~70년대를 버텨나간 원동력이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현재 대한민국은 그 원동력을 잃어버렸고 그걸 극복하는 비전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통일?). 


이 와중에 청년세대들은 과거의 경쟁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경쟁을 이겨내도 약속된 사회적 지위는 그 경쟁을 이겨내는 보상이 되지 못합니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의 득도세대, 니트족, 히키코모리 현상은 그 경쟁과 지위를 포기하고  일시적 쾌락or무소유적 삶속에 생존만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대부분 청년들의 합리적인 선택이었습니다. 일본이 그 위기를 이겨나가기 시작한 계기는 그 세대의 청년들이 정신을 차려서가 아니라 윗세대의 은퇴가 가장 큰 역할을 했고 세대교체로 인한 젊은세대로의 권력이양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  사람이 부족해 한국 대학까지 찾아오는 일본 기업들이 있죠. 그 청년세대의 니트족 히키코모리 비율은 크게 변화하지 않았습니다. 그대로였고 그들에게는 여전히 지옥같은 삶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어린 친구들은 자신들의 윗세대를 무능하고 무기력하며 한심한 세대로 보고 이제 은퇴하는 세대들은 그들을 청년으로 보지 않습니다. 


한국은 이제 일본의 20년과 같은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9급공무원의 삶이 절대 윤택하지도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삶이 아님에도 그곳으로 몰리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다른 나라들도 모두 겪고 있는 문제라고요? 한국의 인구구조 문제는 일본보다 훨씬 심각하며 그 어떤 나라보다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 나라입니다. 게다가 그 열등감 극복정신 때문에 극복할 수 없는 차이를 본인의 무능력이라 느끼며 지냅니다. 일본 득도세대 처럼 포기하는 것도 맘놓고 하지 못하며 마음 한구석엔 항상 그 꿈을 꾸며 그것을 현실과 비교하며 매일을 보냅니다. 


한국의 청년세대는 딜레마에 빠져있습니다. 은퇴할 수 없는 부모세대와 취직하지 못하는 본인들. 이런 상황에서 부모의 경제력은 자식의 사회적 지위를 보장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되었으며 본인 스스로 뭔가를 이뤄내기란 더욱더 힘들어지고 있습니다.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 높아지는 공무원 경쟁률, 로또같은 각종 선심성 청년 지원정책. 


좋은 치안, 즐길 수 있는 문화, 선진국 같은 느낌... 10점만점에 7~8점이 그리 부당하진 않겠지요. 그런데 위와 같은 상황에서 좋은 치안이 눈에 들어오고 문화를 즐길 수 있으며 선진국 같은 느낌이 그리 중요할 까요? 오히려 본인의 진출을 방해하는 벽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이런 경쟁을 이기고도 돌아오는 보상이 평균적인 삶에도 미치지 못한다면 이것을 지옥이라고 생각하는게 그리 과장된 표현인가요? 


사다리가 다치워진 곳에서 물이 서서히 채워진다고 상상해보세요. 그곳이 현재 한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