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은 예전에도 지리적 특성상 큰 도시까지는 아니더라도 제법 도시의 규모가 있는 편이었습니다.  삼국시대에는 백제와 신라의 접경지대로, 고려 시대~조선시대에는 승주목→순천부→순천도호부로 전라남도 동부권에서 커널 역할을 해오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문화유산들이 많이는 아니더라도 제법 남아 있을 수 있었던 것 같고, 바로 밑의 여수가 엑스포공원과 함께 이순신 장군 관련 유적들로 유명하다면 순천은 선암사,송광사 같은 고찰과 낙안읍성 같은 유적들이 유명했었습니다.(지금은 순천만정원이...) 하지만 순천에는 선암사, 송광사 말고도 역사가 오래된 절들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순천에 있는 고찰들 중에서 선암사와 송광사를 제외하고 알아 보려 합니다.

1. 향림사

향림사는 순천시내 한복판은 아니지만 삼산동 시가지 내에 조용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바로 옆이 순천경찰서이고, 또 바로 앞에는 조용히 흐르는 옥천과 삼산동 구도심의 주택들이 조용히 자리잡고 있어서 한적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절의 위치는 산 속에 있다지만 이 절은 도심과 붙어있다는 점도 또 하나의 특징입니다. 향림사는 사실 선암사와 송광사에 비하면 존재감이 없긴 합니다(...) 하지만 향림사에는 의외로 숨어 있는 문화유산들이 있습니다. 향림사 3층석탑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향림사 동종 역시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통일 신라 시대에 도선 국사가 이 절을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는 만큼 순천시에서도 천년고찰이라고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향림사가 시내 한복판에 지어지게 된 이유는 처음에 이 절이 지어졌을 때 새가 알을 품고 있는 형상이라 이를 누르기 위해 이 절이 지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점점 도심이 향림사 근처까지 커지게 되면서 향림사가 순천시 시가지 바로 옆에 위치하게 된 이유입니다. 향림사는 송광사와 같은 태고종 소속이며, 접근 대중교통으로는 20분에 한 대씩 오는 순천시 시내버스 14번이 있습니다. 만약 도로교통을 통해 접근하려 하신다면, 수도권/호서/호남권에서는 서순천IC를, 그 외 지역에서는 순천IC를 이용해 접근하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향림사(香林寺)라는 이름에 맞추기도 하듯이 절 주변에 작설차 재배단지도 있어서 은은한 차 향이 나기도 합니다. 향림사는 의외로 순천시 공공시설명칭과 가게명칭 '팔마'라는 단어만큼 영향을 많이 끼쳤습니다.  공공시설이나 주거시설 명칭으로는 이 절 근처에 있는 순천향림초등학교, 향림현대아파트, 그리고 조금 멀리 있지만 순천향림중학교와 향림맨션(이 빌라는 버스정류장 이름으로도 쓰입니다.) 등이 있으며 가게명칭으로는 세X일레븐 순천향림점 등이 쓰이고 있습니다. 여기서 대표적인 명칭만 조금 언급하긴 했지만 실제로는 가곡동부터 순천대 근처까지 이 향림이라는 명칭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2. 도선암

이 곳 역시 통일신라시대에 세워진 절이면서 송광사/향림사와 같은 태고종 소속의 사찰입니다. 사실 도선암은 향림사보다 더욱 존재감이 없습니다. 향림사의 경우 순천시내 사찰에서 부처님 오시는 날 행사할 때 가장 가까운 절이여서 적어도 근처 주민들에게 인지도는 있지만 이 절은 도심과 한참 떨어진 상사면 비촌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리고 연계교통편도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닙니다. 이 절 가장 가까이에 접근하는 62번 시내버스는 하루에 5~6번밖에 운행하지 않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찾은 사람들은 이 곳을 계속 찾습니다. 저 역시도 그러한데요. 이 절은 순천 운동산 중턱에 위치해 있어서 순천시내가 한눈에 다 보입니다. 순천만정원부터, 방향만 달리하면 별량면 일대의 뻘밭까지도 말이죠.  순천시내에 연자루/죽도봉이 전망대 역할을 한다면 외곽지역에서는 이곳이 전망대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도선암에 차를 타고 접근하시려면 목포시 일대는 순천만IC, 나머지는 모두 순천IC를 이용해 주시면 되겠습니다.

호남지역은 개신교세가 강한 지역입니다. 그래서 고찰이 많이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바로 제 주변 분들 말이죠...ㅎㅎ...) 하지만 강한 개신교세 속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절들이 순천시 곳곳에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어서 써봤습니다. 지금까지 읽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