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시네폴리스 IC는 김포시가 추진하는 김포 시네폴리스의 원활한 접근을 돕고 김포본동(법정동 북변동) 주민들의 
일산대교 이용을 더욱 간편하게 하기 위해 건설되었다.

시는 2004년 부터 도로 건설 계획을 추진했으나 도로 통과지역이 천연기념물 203호인 재두루미의 서식지여서 환경영향 평가에서 수차례 반려되었다.





김포 시네폴리스는 재두루미의 서식지인 계양천 위를 지나간다. 
과거 홍도평야로 불린 곳이었으나 제방도로의 건설과 주거시설의 확충으로 평야는 갈라지고 더 좁아졌다.
계양천은 과거에(원주민의 말에 따르면) 물이 매우 맑아 지나가는 물고기가 다 보일 정도였다 하였으나
현재는 생활용수들이 뒤섞여 흘러내려가는 더럽고 검은 물이 흐르며 그마저도 거의 흐르지 않는 실정이다.

겨울철 마다 계양천에는 새들이 모여들었다.
계양천 주변 갈대밭 사이로 간간히 보이던 재두루미는 어린 시절 순진한 나의 눈에는 학처럼 보이곤 했다.
재두루미의 힘찬 날개짓은 마치 곡예를 보는 것 같이 아름다웠다.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나는 집안에서 계양천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망원경으로 흐르는 계양천을 따라 유유자적 헤엄치는 청둥오리 가족들을 보기도 하고, 재두루미가 씨앗을 쪼아먹는걸 보기도 했다.

 

김포 시네폴리스 IC의 건설은 환경 단체의 지적과 예산 문제, 그리고 재두루미 서식지 보호를 위해 계속 미루어졌으나
2017년부터 건설을 강행해 2018년 말 완공식을 가졌다.






결국 재두루미는 계양천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IC를 지나는 차들의 그르렁대는 소음과 매캐한 배기가스는 방음벽을 뚫고
재두루미들을 지레 겁먹게 하고 결국 떠나게 만들었을 것이다.




2019년 겨울철이 되자
나는 망원경을 꺼내
계양천의 갈대밭을 샅샅이 뒤져보았지만

어디서도 그 반가운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희미하게 나는 퀴퀴한 물 냄새만이 나를 반겨주었다.
과거 비옥한 홍도평야의 재두루미는 이제 영영 사라져버렸다.




+번외
계양천 재두루미

계양천 우에 다리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계양천 재두루미만이 다리필 곳이 없다.
새벽부터 제방도로 서 넘어오는
매캐한 아스팔트 타르 내에 떨다
가슴에 멍이 들었다.
그래도 계양천 재두루미는
어린아이 눈동자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김포 주민에게 축복의 메세지나 전하듯
김포 하늘을 한 바퀴 휘돈다.

계양천 메마른 하천에는
조용히 앉아 씨앗 하나 찍어먹을
널쩍한 갈대밭은 커녕 가는데마다
레미콘 소음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하늘에 올라앉아
하천 쿰쿰한 물 내음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이내 만주 평야로 도루 가서
맑은 쑹허 강 물줄기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이 신선으로 보고
사람 가까이
사람과 같이 사람하고 
사람과 샅이 자연을 누리던
사랑과 자연의 새 재두루미는
이제 천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자연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원작 - 성북동 비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