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를 전전하며 도둑질을 하는 소매치기.

유년기부터 도둑질로 생활을 이어왔으며, 자신의 도둑질 기술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빈틈없는 악당이지만, 도둑질을 간파당하면 순순히 자백하는 일면도 있다.

어릴 적 부모로부터 당한 폭력으로 이마에 상처가 남아 있어 감추기 위해 반창고를 붙이고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거리 한가운데에서, 

이사무와 하쿠마, 엑스칼리버가 걸어가고 있었다.


이사무

인파가 엄청나네!


하쿠마

음, 이렇게나 떠들썪한 거리는 오랜만이구나.


하쿠마는 주변의 분위기에 휩쓸려 같이 흥분하는 듯하다.


이사무

으왓! 위험해!


돌연히, 오른쪽 보도에서 한 남성이 부딪혀왔다.


이사무

아파랏!


이사무의 어깨에 부딪힌 것은, 상처라도 난 건지 햇볕에 탄 오른쪽 이마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는 남성이었다.


이사무

아, 죄송합니다!


그 목소리가 들리기라도 한 건지, 남성은 떨쳐내듯이 반대쪽 보도로 달려나가 버린다.


이사무

어라, 가버렸다...?!


엑스칼리버가 갑자기, 몸의 움직임을 멈춘다.


엑스칼리버

마스터도 하쿠마도, 허리띠라던가, 주머니 속에 든 것은 온전한가요?!


엑스칼리버의 말에, 두 사람은 퍼뜩 하고 허리띠에 손을 뻗는다.


하쿠마

차, 창이, 없다!


이사무

내 것도, 단도가!


엑스칼리버

어딘가에 두고 왔다던가 한 건 아닐거고...


이사무

그 사람이!

세 명이 있는데도 눈치 못 채게 그렇게 큰 걸 훔쳐간다니, 뭐 하는 사람이야!


하쿠마

따라가!


보도를 향해 달려가는 세 명이었지만, 남자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엑스칼리버

상대 쪽이 지리를 훤히 꿰고 있는 듯 합니다.

하쿠마의 후각으로 찾을 순 없나?


하쿠마

이렇게나 사람이 많이 몰려있으면 어렵겠지만... 그 남자에게선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냄새가 났어.

아마 몸에 걸려있는 것들 전체가 어딘가에서 훔쳐온 걸 거야. 이거라면 가능할지도...

음, 따라와! 이쪽이다!


하쿠마가 인도한 지하도에는 그 남자의 모습이 있었다.


하쿠마

이 도둑자식!


엑스칼리버

우리의 무기를 돌려내라!


따라붙은 세 명은, 남자의 놀란 듯한 눈을 목격한다.


의문의 남자

나도 실력이 녹슨건가... 인파에 휩쓸린 나를 발견한다니, 한 번도 없던 일인데.


남자는 두꺼운 눈썹 아래의 작은 눈동자로 하쿠마를 노려본다.


의문의 남자

아아, 늑대족이 있었던 건가. 냄새로 따라올 수 있는 건, 생각을 못했네.


남자는 훔쳐간 무기를 떨어트려 준다,


의문의 남자

이 세개 맞지.


하쿠마

각오하고 있었는데, 생각보다 정직한 도둑이네.


이사무

너, 이름이 뭐야?


게일리

이 근방에서는 게일리라고 불리고 있다. 뭐야, 근위병에게 꼰지르려는 거야?

뭐, 니들 같은 패거리에게서 뭘 훔치겠다고 생각한 시점부터, 나도 이미 끝장이었을지도...


머리를 문지르는 이사무.


이사무

아니, 너무 도둑질을 잘해가지고.


신기한 말을 들은 듯 눈을 찡그리는 게일리.


이사무

무기도 돌려줬고 하니, 이대로 신고할 생각은 안 할게.


자신을 붙잡으려고 하지 않는 이사무가, 남자는 의아한 듯하다.


게일리

그럼, 고마운 일이지만... 정말로 이대로 못 본 척 넘어갈 생각인거냐?


고개를 끄덕이는 이사무. 하쿠마와 엑스칼리버는 동의하지 않는 듯 하지만...

햇볕에 탄 얼굴을 약간 붉힌 게일리는, 뭔가 장난을 들킨 어린애처럼 보이기도 하는 것이었다.


게일리

그럼, 고맙게도, 이대로 작별하도록 하지.

어딘가에서 다시 만난다면 그땐 잘 부탁한다고! 하쿠마와 엑스칼리버라는 녀석, 그리고 이사무 씨도!


남자가 내뱉은 말에 세 명은 놀란다.


하쿠마

어이, 우리 이름은 어떻게 아는 건데!


게일리

헤헤, 난 뿌리부터 도둑이니까. 정보든 뭐든 「훔치는」 게 일이라고!


달려가버리는 게일리의 뒷모습을, 뒤쫓는 것보차 잊어버린 채 세 명은 멍하니 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