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이어집니다) 그리고 운명의 작전 개시일. 데저트 원에 무사히 전개한 레인저와 인질구출부대인 델타 포스는 마침 근처를 지나가던 민간 차량들을 정지시키고 인질구출부대인데도 차량 안의 민간인들을 억류시키며 LZ에서 대기했다. 중간에 지나가던 유조트럭 1대를 바주카로 쏴버리는 실수로 불타오르고 트럭 운전사는 도망쳐버리는 난장판이 벌어졌지만...


그래도 작전은 그럭저럭 순조롭게 진행(하지만 당연히 이 유조트럭의 대폭발은 멀리서 목격되어 신고되었고 반군들이 우르르 몰려오고 있었다!)되었고, 이윽고 다른 수송기 5대도 간신히 착륙해서 헬리콥터들을 맞을 준비를 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헬리콥터가 안 온다.

한참을 기다리자 그제서야 여기저기서 1대씩 서로 다른 방향에서 털레털레 날아온 헬리콥터는 총 6대뿐이었다. 알고보니 날아오는 도중 대공포를 만났고, 작전을 위해 훈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이런 야간비행, 그것도 특수전 비행에는 익숙치 못했던 헬리콥터 조종사들은 기체 고장문제까지 겹쳐서 제대로 LZ에 오지 못했던 것이다.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6대가 모였으니 작전을 어떻게든 진행하려는 찰나, 지상에서 1대의 헬리콥터가 추가로 고장나버려 헬리콥터가 부족하게 되었고, 결국 작전은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취소되어 다시 복귀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헬리콥터 1대가 급유를 해주던 KC-135 급유기를 들이받아 수송기 승무원 5명과 헬리콥터 승무원 3명이 사망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복귀한 뒤에야 헬리콥터들의 상태가 그렇게 개판이었던 이유가 밝혀졌다. 헬리콥터들을 정비한 정비사들은 훈련때부터 함께 해온 이들이 아니라서 이 헬리콥터들이 무슨 일을 하러 가는지도 모르고 통상적인 수준의 정비만 했던 것이었다. 가뜩이나 불안불안한 헬리콥터들이었는데 거기에 결정타를 날린 셈이었다.

결국 델타 포스는 현지의 정보망이 완전히 붕괴된 상태에서도 자체 정찰팀을 침투시켜 구출작전에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고 차량과 은거지까지 구축하는 등 상당한 성과를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부대'라는 오명을 뒤집어 써야 했으나, 이런 뼈아픈 실패는 곧 FSC 방위군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겨주었다.

한편 유조트럭 폭발 신고를 듣고 반군은 FSC가 들어온 걸 알아차려 출동했는데 불타버린 FSC 방위군 시체 8구랑 온갖 장비 파편을 발견하고 어이없어 웃었다고 한다. 그리고 좋아라 우리 스페인으로 쳐들어온 깜둥이 새키들이 지들끼리 들이박아 이런 꼴이 났습니다라며 방송으로 FSC 방위군 시체들 및 장비를 보여주며 전세계로 송출했다. 그야말로 FSC는 개망신을 당했고 FSC 여론도 가서 아군끼리 서로 죽고 돌아왔어? 라고 어이없어했다. 나중에서야 FSC 정부는 반군에게 애걸복걸하면서 유조트럭 배상비를 비롯한 여러 경제적 보상을 해주고 나서야 간신히 전사자들의 시신을 모두 돌려받을 수 있었다. 그리고 스페인은 이것 또한 자신들의 인도적 조치로 포장해서 돈받은건 쏙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프랜시스불닭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