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지휘소의 모니터에서 날카로운 비명소리가 울렸다. 피투성이가 된 황태자 부부가 의자에 묶인 채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그 모습이 생생히 모니터에 나왔다.
 황태자비가 고문을 버티지 못하고 기절하자 물을 뿌려 깨우는 장면까지 여과 없이 그대로 드러났다.
 "미치겠네.. 이거 못 막는거야?"
 "못 막습니다. 인터넷에 전부 퍼졌을뿐더러.. 삭제를 하거나 접근을 막으려고 했는데.. 전부 실패했습니다."
 "제기랄.. 그럼 지금 이걸 이 나라 국민들이 죄다 보고있단거 아냐? 저쪽 조건은?"
 "탈출용 헬기와.. 황가 퇴진입니다. 인질은 헬기에 태운 뒤 중국 영공에서 낙하산을 태워 내려보낼 계획이랍니다."
 "미친놈들..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야? 황가 퇴진이라니? 그게 가능하기나 해!"
 "황가에서도 절대 불가하는 입장입니다.."
 소란스러운 현장 분위기 속에서, 그녀는 경찰과 대치 중인 산 속 건물을 바라봤다.
 현대식으로 지어진 이 건물에는 수십여명의 총기로 무장한 괴한들이 우리를 조준하고 있으며, 총격전이 일어나기도 했다.
 황시현은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내쉬다 문득, 사람 한 명을 보게 되었다.
 익숙한 얼굴의 여성이 화면에 잡히자, 형사들 역시도 지켜보며 한마디씩 했다.
 "누구지? 여자도 있었나?"
 "글쎄요.. 인질은 아닌 것 같고.."
 그녀는 본능적으로 샤이닝 문의 주인, 리슈화라고 생각하며 품 안에 넣은 사진을 꺼내 비교했다.
 ..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그녀의 원수이자, 그녀가 경찰이 된 이유인 그녀가 지금 저 건물에 있다.
 그녀는 더 이상 이성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품 안의 권총을 뽑아들고 뛰쳐나갔다. 소리치는 형사들, 잡으려는 경찰들을 모두 제치고 폴리스 라인까지 넘으며 달렸다.
 그들은 당황한 듯 총 한 발 발사하지 않았다.
 그렇게 무작정 문을 열고 들어간 그녀는, 문을 열자마자 소총의 개머리판에 머리가 찍히며 그대로 쓰러졌다.
 그 모습을 본 민성식이 웃으며 말했다.
 "어이쿠, 인질 하나 추가네."


 ㅍㅇ) 인질 위치 파악 완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