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기상: 아 8시 출근인데 늦게 일어나서 부랴부랴 씻고 튀어나갔음


8시~15시 아르바이트: 미치는 줄 알았다

아침약 먹었는데 기분이 너무 좋은 거임

근데 동시에 우울함.....그래서 극도로 긴장해있었음 

나도 이게 무슨 상태인지 모르겠고 혼란스러웠음

웃으면서 눈은 울고 있었다 진짜 무서웠다

머리 싸매고 계속 힘들어했음 감정이 널뛰니까 너무 피곤하고 힘들고 그러다보니 심하게 화나서 손님한테 화낼 뻔함

짜증나서 소리지르고 싶은 충동이 드는데 동시에 춤추고 싶을 정도로 신남 이게 뭐냐고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겠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 범주는 아득히 벗어난 것 같아서 급하게 병원에 연락드렸더니 다행히 15시 30분에 와서 잠깐 보고 가라고 해주셔서 아르바이트 끝나자마자 뛰어갔음


15시 30분~18시: 병원 갔다왔다

선생님께서 얘기 듣더니 일시적으로 불안할 수도 있는거에요~ 하고 찬찬히 들으시다가 밥도 못 먹고 일하면서 울고 화내면서 신나하고

딱 봐도 눈에 보일 정도로 이상하니까 점점 심각해지심........환자분 이틀 전에 너무 행복하디고 하셨는데.... 하고 계속 한숨 쉬셨음

인간이 이틀 만에 병자가 됐는데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선생님한테 나라는 난제를 끼얹은 기분이라 진짜 죄송스러웠다

일단 지켜보겠다고 하셨는데 지금 먹는 약이 조울증이랑 우울증에 같이 쓰이는 약이라 그 약을 좀 증량해주심


집에 터벅터벅 걸어오는데 댕댕이들 봐도 웃지를 못하고 그냥 슬펐음 나는 왜? 나는 왜? 이런 생각 들면서 오늘도 윤동주 시인 병원 시가 자꾸 생각났음


늙은 의사는 나의 병을 모른다고 했다

이 지나친 시련, 이 지나친 피로...나는 성내서는 안된다


진짜 정신 놓고 그만하고 싶다는 충동이 계속 들었는데 저 시가 머리에 맴돌면서 성내지 말라고, 붙잡아주는 느낌이었다고 해야하나

휘둘리지 말자고 시인이 말해주는 것 같았다

이래서 윤동주 시인을 좋아함 아무튼

정신적으로 너무 피로했는데 어떻게든 정신 차리고, 하루종일 아무것도 못 먹으니 맛있는 거 사먹자고 타코야끼 가게 가서 몇알 사서 집에 왔음

먹는 데 무슨 맛인지 모르겠더라

그래도 하나하나 천천히 먹음 다 먹는데 1시간 걸림....하 진짜 왜 갑자기 이럴까


무슨 계기가 있었냐 공부에 스트레스가 심했던게 아니냐

아까 의사분이 그렇게 물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같은 문제를 어제 보고 오늘 봤는데 어제는 재밌게 풀고 틀려도 음 이래서 틀렸네 잘 틀렸다 모르는 개념이었어!

이랬던 사람이 자고 일어나서 오늘은 니가 이래서 아무것도 못하는 거라고 그냥 하지를 마라 이러고 있으니...

선생님 한숨 쉴 때 따라서 한숨 쉬고 싶었음 아무리 그래도 선생님보단 당사자가 더 ?????이게 뭔데 싶지 않을까요


저녁 약 먹고 나도 경과를 보기로 함

항불안제가 추가돼서 불안하고 긴장하는 건 줄었음

근데 우울함

.....

좋았을 때랑 감정의 급간이 너무 심하게 크니까 조절이 전혀 안됨 아무리 좋아지려 노력해도 비교가 돼서 우울함

그래도 갑자기 운다던가 할 정도는 아니고 은은하게 우울함..약 쭉 먹다보면 괜찮아질 수도 있겠네

귀찮아서 취침약이랑 같이 먹었다가 22시까지 그냥 기절해서 자다 깼다


자다 깨도 우울하네

약이 내가 무너지는 걸 아슬하게 막고 있는 느낌임

방방 뛰고 싶은 걸 아슬하게 붙잡고 동시에 극도로 우울하지 않도록 버티게 만들고 있는 느낌?

이 기묘한 느낌을 설명을 못하겠는데 우울한데 계속 신나고 웃음이 나옴 미칠 것 같음

아슬하게 선을 타는 것 같은데 좀 더 지켜보긴 해야겠다

그래도 덜 불안하니까 공부에 집중은 다시 됨

기분이 널 뛰는거지 집중하면 별 생각 안 듦...

방 치우고 공부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