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야 이유고뭐고 그냥 재밌으니까 몰입하다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니까 했던거고..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빠져있는 날 돌이키며 왜 그럴까 생각을 했었지


1. 한 만큼 보상이 있다

내가 몬스터 10마리를 더 잡으면 레벨업을 할 수 있다는걸 아니까. 저기 있는 상자를 열면 아이템이 나오는걸 아니까. 예측과 기대, 보상이 확실하다는게 특징임.

2. 하고 안하고는 내 맘이다

겜 하다 재미 없으면 쉬거나 다른겜 하면 됨. 그리고좀 못하면 어때? 모든건 내 페이스대로 정할 수 있음.


별거 없지? 진짜 이게 전부인데... 현생은 이 쉬운게 안되니까 겜에 빠졌던 거임.


뭔가를 열심히 한다 해도 그게 꼭 보상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이 없고 그마저도 하기 싫어도 해야 함. 실수했다고 리로드 할 수 있냐? 나 열심히 했다고 누구한테 보상 받아낼 수 있냐? 이런 불확실함 속에서 수년 수십년 버둥거려서 얻는 만족감보다 게임 한시간 해서 얻은 행복이 더 큼. 난 분명 노력한만큼 보상받을꺼라고 배웠지만 오히려 배신과 절망감을 줄 정도로 세상은 공정하고 간단명료한 곳이 아니었던거지. 어릴때 사회와 어른들이 나에게 심어준 환상은 그들이 그토록 배척하는 게임에서나 존재하는 거였다.


이젠 게임을 하고 싶어도 현실이 칼들고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인생좆망겜 해야됨. 언젠가 힘든 삶을 사는 사람들도 메트릭스같은 가상세계에서 각자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행복한 세계가 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