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이야기는 페티시 물이고. 고어 장면이 많이 나오는 이야기임. 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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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피아 버전 (무료연재, 19금 로그인필요, 오타수정, AI일러스트) : https://novelpia.com/novel/162096

* 데비안아트 (영문버전, AI일러스트, 로그인 필요): https://www.deviantart.com/belgarath1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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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편에서 계속)


어느 사이에 조미연은 조직원들이 모여 있는 곳 바로 앞까지 다가와 있다.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녀석 하나가 조미연의 앞을 반사적으로 가로 막는다.


“야 너 이 ㅆㅂㄴ 뭔데..”


이 남자는 말을 끝맺지 못한다. 


조미연의 억센 오른손이 남자의 얼굴, 이마 부분을 꽈악 붙들었기 때문이다.


엄청난 압력이 가해지는 듯하다. 머리를 붙들린 남자의 입에서 비명소리가 새어 나온다. 


“야, 너 그 손 못 놔?”


곁에 있던 머리가 긴 한 녀석이 자기 동료를 구하려는 듯이 따지고 들면서, 조미연에게 달려든다. 


머리가 긴 녀석은 주먹을 위에서 아래로 휘둘러서 조미연의 복부에 바디 블로를 힘차게 날린다. 


빠직—


머리가 긴 녀석의 주먹은 조미연의 몸에 전혀 충격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고통을 받는 쪽은 머리 긴 녀석 쪽이다. 술주정을 부리다가 콘크리트 벽에 주먹을 휘둘러서 부딪힌 것과 같은 그런 고통 말이다.


퍼석—


조미연의 오른손에 붙들려 있던 녀석의 머리통, 두개골에서 기묘한 소리가 난다. 조미연의 손이 누르던 부분이 계란이 깨지는 것처럼 조각나서 부셔지면서 안쪽으로 우그러든다. 


뼈와 살과 피와 뇌수가 조미연의 손가락 사이로 새어 나온다. 




https://www.deviantart.com/pokkuti/art/Happy-50th-Birthday-1008754399


그 옆에서 머리가 긴 녀석은 아직도 자기가 내리친 주먹의 통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미연은, 얼굴에 다시금 살짝 사악한 미소를 짓는가 하더니, 왼손 손날을 휘두른다.


조미연의 수도가 머리 긴 녀석의 목덜미에 수평방향으로 적중한다. 


별로 큰 소리도 나지 않는다. 


순간적인 날카로운 충격에 머리 긴 녀석의 목뼈가 전부 부러져 나간다. 피부와 살점도 같이 찢어져 나간다. 


이어지는 충격으로 몸 전체가 부웅 떠서 한쪽 방향으로 날아간다. 


그렇지 않았다면 그냥 목이 잘려나가 버렸을 것이다. 


“끄아아아—”


옆에 있던 덩치가 큰 남자 한 명이 조미연에게 달려든다. 몸집도 굉장히 크고 몸무게도 백 킬로가 훨씬 넘어 보이는 거구의 사내다. 


이 남자는 조미연의 등 뒤에서 덮치듯이 달려들어서 조미연의 몸을 붙들어 든다. 


분명 이 남자의 평소 싸움 방식이 이런 것이었을 것이다. 자기의 힘과 덩치로 상대를 붙잡아서 제압하는 그래플링 스타일. 


마치 덩치 큰 불곰이 자기보다 작고 약한 암사슴 같은 먹잇감을 제압하여 잡아먹는 것처럼.


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지금 이 남자는 불곰이 아니고, 이 남자가 붙잡고 있는 조미연도 암사슴 같은 먹잇감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조미연 쪽이 불곰이고, 이 남자가 암사슴이다. 아니, 조미연과 이 남자의 힘의 차이는 불곰과 암사슴의 힘 차이보다 훨씬 더 크다. 


덩치 큰 남자는 힘과 몸무게로 조미연을 밀어 붙어서 넘어뜨려 제압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덩치 큰 남자는 배운 대로, 연습한 대로, 몸에 익은 대로, 온 힘을 다해서 조미연을 밀어붙이고 있다. 이 정도면 여자가 아니라, 웬만큼 덩치 큰 사람이라도 아래로 밀리고 중심이 무너지면서 무릎을 꿇고 안거나, 아니면 앞으로 넘어져야 한다. 


그렇게 되지 않는다. 


절대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사람이 아니라 바위를 붙들고 밀어붙이는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덩치 큰 남자의 몸과 팔에 느껴지는 여자의 몸의 느낌은 흡사 바위와 같다.


그 정도로 단단하다. 따뜻한 체온과 맨들맨들한 피부의 촉감만이, 이게 진짜 바위가 아니라 생물의 몸이라는 증거가 될 뿐이다. 


피식-


이 덩치 큰 남자의 귓가에 여자의 나즈막한 비웃음 소리가 들려온다. 굉장히 하찮다는 존재가 귀찮게 굴고 있다는 듯한.


빠직빠직-


조미연의 몸이 움직인다. 차돌처럼 단단한 어깨와 팔의 굵은 근섬유들에 팽팽한 모양이 잡히면서, 그 근육들이 살짝살짝 흔들린다. 


덩치 큰 남자가 온 힘과 체중을 다해 조미연의 몸을 붙들어 누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조미연은 아무렇지도 않게 팔을 벌려서 자신을 감싸 안고 있는 남자의 팔을 밀어낸다. 


생전 처음 느껴보는,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힘이다. 


바닷가나 파도풀에서 수영을 할 때 커다란 파도가 밀려오면, 사람의 힘으로 도저히 어떻게 버틸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덩치 큰 남자는 조미연이 자신의 몸을 밀어내는 힘에 조금도 저항을 할 수 없다. 


조미연이 뒤로 돌아서서 덩치 큰 남자를 한번 바라본다. 경멸적인 엷은 미소를 띄고 있는 얼굴 표정은 굉장히 무시무시하다.  


퍼억- 퍼억-


이번에는 반대로 조미연의 손아귀가 덩치 큰 남자의 몸을 붙잡는다. 


레슬링이나 유도의 잡기 기술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그냥 맨손으로 덩치 큰 남자의 몸 아무 곳이나를 억척스럽게 붙잡는 것이다. 


쇠막대기처럼 단단한 손가락이 남자의 옷을, 몸을, 살을 파고든다. 한 손은 왼쪽 갈비뼈 부근을, 다른 손은 옆구리 부분을. 


여자의 손가락에 피부가 찢기고 살이 뚫리자, 덩치 큰 남자는 엄청난 고통 속에 비명을 지른다. 


먹이를 채 가는 독수리의 발톱처럼, 조미연의 손은 남자의 살 속으로 파고 들어서, 그 남자의 몸을 단단하게 움켜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걸로 끝이 아니다. 


공장의 기계처럼 남자의 몸을 단단하게 붙잡은 조미연의 두 팔은 이제 이 덩치 큰 남자의 몸을 빙글 돌리며 공중으로 들어올린다. 


백 킬로그램. 어쩌면 백 이십 킬로그램이 나갈 정도의 무거운 몸무게다. 하지만 조미연은 종잇장처럼 가볍게 이 남자를 들어올린다. 


남자의 머리가 아래쪽으로 향하게끔 거꾸로 돌린 자세로. 


남자의 무게 중심이 조미연 본인의 머리 위에 닿을 정도로 높게. 


부웅 --


조금의 뜸을 들이는 시간도 없이, 조미연은 남자의 몸을 그대로 바닥을 향해 내리 찍는다. 


남자의 몸은 엄청난 속도로 바닥에 떨어진다. 단단한 땅바닥에 부딪히면서, 머리와 목이 남자 본인의 몸무게와 조미연이 내리치는 힘을 그대로 받게 된다. 


경추가 부러지면서 즉사다. 


두개골도 같이 파손되어서 시체에서는 피와 뇌수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조미연은 죽어버린 녀석들에게는 더 이상 관심을 주지 않고, 몸을 획 돌이켜서 다음에 상대할 녀석을 찾을 뿐이다. 



순식간에 눈 앞에서 조직원들이 죽어 나가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그 끔찍한 장면을 눈으로 보고, 시큼한 피냄새를 맡고 나서야, 비로소 나머지 녀석들은 지금이 평범한 상황이 아닌 것을 인식한다. 


박장수가 여기에 데리고 온 사람들은 그냥 뜨내기 폭력배 양아치들이 아니다. 


조직에서 좀 친다는 놈들, 사람들 여럿 칼로 담그고 시체 여러 구를 땅에 파묻고 바다에 버려본 녀석들만 골라서 데리고 온 것이다. 


그런 녀석들이지만, 지금 조미연이 순식간에 세 사람을 눈앞에서 맨손으로 죽여버리는 모습에 다들 털이 쭈뼛 곤두서게 된다. 


“으아아악”


조미연이 자기 쪽으로 다가오자 한 녀석이 횟칼을 휘두르며 달려든다. 숙달된 솜씨로 휘두른 칼날은 날카로운 각도로 조미연의 목덜미 급소 부분을 위협적으로 노리고 들어 온다. 


하지만 조미연은 칼을 보고도 전혀 위축되거나 물러서지 않는다.  


오히려 날아드는 칼을 향해 자기의 손을 뻗는다. 


그리고는, 무슨 사탕 막대기를 건네받는 것처럼 손쉽게, 날아오는 칼날을 공중에서 붙잡아 버린다. 


서슬이 퍼렇도록 날이 잘 갈아진 날카로운 칼이지만 놀랍게도 조미연의 손은 아무런 손상을 입지 않는다. 


조미연의 팔의 근육이 꿈틀거리면서 조금 팽팽해지는가 싶더니, 아름다운 근육의 모양이 더욱 또렷해진다. 


동시에 끼이익 하는 거친 소리가 나면서, 조미연의 손 안에 붙들린 칼날은 알루미늄 캔처럼 힘없이 구겨져 버린다. 


칼을 휘둘렀던 녀석은 이 비현실적인 장면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 한다. 


하지만 그에게 남아 있는 시간 역시 그다지 길지 않다. 


곧이어 조미연의 왼손의 주먹이 전광석화처럼 이 녀석의 오른쪽 얼굴에 내려 앉는다. 


그 충격량은 헬멧도 없이 고속도로에서 과속하던 오토바이가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자동차와 정면충돌 교통사고를 당한 것과 같다. 


주먹을 맞은 녀석의 얼굴은 폭탄을 맞고 터져 나가는 것처럼 산산히 무너져 내린다.


휘이이익 –


누군가 조미연의 등 뒤에서 철조망이 감겨 있는 야구방망이를 휘둘렀다.


있는 힘껏 내리친 풀 스윙이다. 그냥 방망이질 만으로도 상대의 머리를 깨버릴 수 있는 위력이다. 


거기에 그 야구 망망이에는 철조망이 감겨서 날카로운 쇠가시들이 삐쭉삐쭉 튀어나와 있다. 


커다란 짐승들을 막기 위해 만들어진 철조망의 쇠가시는 보통 사람의 몸이라면 살짝 긁히기만 해도 피부가 상하고, 살이 깊이 패일 그럴 정도의 상처를 낼 수 있다. 


보통 사람의 몸이라면.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서 폭력조직의 행동 대원들을 학살하고 있는 조미연의 몸은 보통 사람의 몸이 아니다. 


지금 철조망 방망이가 내려앉은 등의 모습만 보아도 그것을 알 수 있다. 


좌우로 넓게 뻗은 어깨에서 시작되는 역삼각형 모양의 웅장한 실루엣. 


한 가운데 척추를 따라 올곧게 주욱 내려가는 굵은 선분. 기둥과도 같은 그 선분을 중심으로 좌우 대칭적으로 펼쳐진 장대한 근육의 바다.


어깨부분까지 넓게 펼쳐진 광대한 등세모근. 커다란 삼각형 모양의 큰 근육을 중심으로 자글자글하게 갈라져서, 이리저리 어지러운 소용돌이를 그리는 근육의 뭉치들. 


옆구리와 이어지는 넓은등근의 길쭉한 근섬유들. 쭉쭉 갈라져진 굵은 선분이 그려내는 기하학적인 도형의 모습.


강하고 아름다운 근육질의 등의 모양은 장엄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남자가 내리친 철조망 방망이는 이 장엄한 근육의 산등성이에 그저 얹어져 있을 뿐이다. 


온 힘을 다해 내려친 방망이의 충격도. 두꺼운 쇠가죽도 찢어버릴 듯하게 날카롭게 솟아나 있는 철제 가시들도. 신성한 근육의 절벽에 어떤 생채기도 내지 못했다. 


조미연은 고개를 돌려서 가소롭다는 표정으로 씨익 미소를 지으면서 방망이를 내리친 녀석을 바라본다. 


방망이를 휘두른 녀석은 지금 자기 눈앞에서 벌어지는 광경을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이지만 전혀 현실감이 없다. 


조미연이 이 녀석 쪽으로 몸을 돌린다. 


“끼야오옷.”


다른 누군가가 끼어든다. 무엇인가 길쭉한 것이 반짝하고 날아든다. 굵고 단단한 쇠파이프 끝에 날카로운 날을 갈아서 만든 기다란 창이다. 


이것은 사실 경찰들, 그러니까 방패를 들거나 방검복을 입은 상대를 제압할 목적으로 특별하게 날카롭게 만들어진 무기다. 웬만한 카보나이트 방패는 부숴버리고, 어지간한 소재의 방검복도 꿰뚫어 버릴 수 있는 그런 살인 무기다. 


남자는 이 무기를 굉장히 숙달된 동작으로 강하게 찔러내고 있다. 


짧은 대시에 이은 날카로운 찌르기. 그 동작의 숙련된 모습으로 보건대, 오랫동안 연습하고 훈련을 받은 모습이다. 전문적인 운동선수 출신이거나 어쩌면 특수한 군사훈련을 받았을 지도 모른다. 


거기다가 이 녀석은 창을 놓치지 않으려고, 쓰고 있는 장갑에다가 테이프를 붙여서 창 손잡이 쪽을 칭칭 감아두기까지 하였다. 


이 세찬 공격은 어지간한 나무벽은 박살을 내고, 웬만한 콘크리트 벽에도 커다란 흠집을 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 매서운 창끝도 조미연의 옆구리만큼은 꿰뚫지 못한다. 


빗살 무늬 근육이 층층이 계단처럼 덮여 있는 조미연의 옆구리는 날카로운 쇠꼬챙이가 찔러 들어오는 충격을 아무렇지도 않게 견디어 낸다. 


오히려 반작용으로 인해 엄청난 충격을 받은 쇠창의 날카로운 끝이, 조미연의 몸의 초인적인 강도를 이기지 못하고 찌그러지면서 구부러진다. 


찔러 들어오던 창은 튕겨나오는 관성으로 인해, 휘어지는 날과 함께 비틀어져서 다른 방향으로 돌아가게 된다. 


조미연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자기 옆구리를 찌르려고 했던 쇠파이프 창과, 그 창대를 쥐고 있는 녀석의 모습을 확인한다.



https://www.deviantart.com/jebriodo/art/Strongwoman-vs-Swords-181141549


휘익- 휘익-


이번에는 조미연이 움직인다. 


한쪽 손으로는 자기 등쪽으로 휘둘렀던 방망이를 가시 철망이 감겨 있는 부분을 움켜쥔다. 그리고 다른 손으로는 자기 옆구리를 찔러 들어왔던 쇠창을 붙잡는다. 


그리고 아름다운 근육질의 두 팔을 우아하게 휘둘러서, 각각의 무기를 자기 쪽으로 잡아 끈다. 


보통 인간들의 힘으로는 도저히 저항할 수 없는 엄청난 세기의 힘이 전해진다. 


방망이와 창을 들고 덤비었던 녀석들은, 손에 단단히 붙들고 있었던, 혹은 손에 테이프로 감아 두었던 무기와 함께 조미연의 쪽으로 질질 끌려온다 


순식간에 조미연의 바로 곁까지 거리가 좁혀진다. 


그러자 조미연은 이 남자 두 명을 자기 품 안에 끌어 들인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한 팔에 한 명씩 헤드록을 건다. 


조미연의 두 팔을 이루는 근육들은 이상적인 모양으로 아름답게 갈라져서 울룩불룩한 모양을 만들어낸다. 커다란 두 갈래근을 구성하는 작은 근육조각들 하나하나 까지도 쇳덩이처럼 단단하다. 


두 녀석의 목은 조미연의 팔 안쪽으로 꽈악 붙잡힌다. 


쇳덩이로 목을 조르는 것과 같은 고통이 전해진다. 


두 녀석은 그 팔을 뿌리쳐보려고 발버둥을 친다. 몸부림을 치면서 자기 목에서 조미연의 팔을 떨어뜨리려고, 온갖 힘을 다 써본다. 


소용없는 짓이다. 


이들이 무슨 짓을 하더라도 조미연의 팔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조미연의 무쇠와도 같은 팔이 목을 졸라오는 고통속에서 몸을 허우적거릴 뿐이다.


“흐흠.”


조미연이 코웃음을 한번 친다. 


그러더니 두 팔에 힘을 더욱 강하게 준다. 


울끈불끈. 꾸덕꾸덕.


그렇지 않아도 큼직한 근육덩어리들이 두 사람의 목 부분을 빈틈없이 단단하게 누르고 있었다. 조미연이 팔에 힘을 조금 더 주자, 아름다운 근육의 봉우리가 더욱 크게 부풀면서 큼직한 근육 덩어리가 한 번 더 튀어 오른다. 


조미연의 팔에 붙들려 있는 두 사람의 신체는 이 압력을 도저히 견딜 수가 없다. 


퍼걱- 퍼걱-


엄청난 부피로 튀어 오르는 돌덩이 같은 단단한 근육이 밀쳐내는 힘을 두 사람의 목뼈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한다. 


조미연의 팔오금 안쪽에서 두 사람의 목뼈가 으스러진다. 


조미연이 팔을 다시 벌리자, 두 사람의 시신은 축 늘어지면서 땅바닥에 흘러내린다. 



이렇게 얼마되지도 않는 시간 동안, 많은 수의 녀석들이 순식간에 죽어갔다. 


검은색 속옷 차림의 근육질의 여자는, 맨손으로, 무기를 든 폭력조직의 행동대원들을 한 명씩 한 명씩 찢어 죽이고 있는 것이다. 


사태가 이쯤 되자 아직까지 살아있는 녀석들은, 지금 자기들이 승산이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슬슬 깨닫게 된다. 


턱수염을 멋있게 기르고 있는 녀석이, 길다란 일본도를 뽑아 든 채로, 자세를 잡고 조미연을 째려본다. 


박장수가 오늘 이 자리에 불러모은 폭력조직의 행동대원 녀석들 중에서 이 녀석이 가장 강하고 경험도 많은 사람이다. 


이 사람이, 장기인 일본도로 목을 치거나, 배를 가르거나, 가슴에 구멍을 뚫어주었던 사람의 숫자만 해도 열 명이 넘는다. 죽이지 않고 팔다리만 자른 놈들의 숫자도 그와 비슷하다.


턱수염의 남자는 온 정신을 집중해서 칼날을 앞으로 겨누고 자세를 잡는다.


지금 상황은 분명 악몽과도 같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는 게 딱 이런 상황이다. 


침착하려고 한다. 어떻게든 정신을 차려보려고 한다. 일말의 틈이라도 봐서 기회를 노려볼 생각이다. 


적어도 시간을 충분이 끌어서 박장수가 도망갈 수 있는 시간이라도 벌어야 하지 않겠는가? 


턱수염을 기른 남자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자세를 잡고 자기 쪽으로 다가오는 조미연을 향해 일본도를 겨누면서 거리를 가늠한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사실 턱수염을 기른 남자가 얼마나 강하건, 어떤 마음 자세를 가지건, 그런 건 전혀 상황에 변화를 가져오지 못한다. 


이 남자가 다른 녀석들보다 얼마나 더 강하건 약하건 간에, 조미연과의 힘의 차이에는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 


조미연은 그냥 차례대로 한 명씩 이 자리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숨통을 끊고 있었고, 이번에는 턱수염을 기른 남자의 차례인 뿐인 것이다.  


턱수염을 기른 남자가 자세를 잡고 준비하고 있는 동안, 순간적으로 조미연이 시야에서 사라지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바로 앞에 있었다. 


턱수염의 남자는 일본도를 휘둘러본다.


조미연은 몸을 돌리면서 상대의 허리 높이로 발차기를 날린다. 


부웅하는 바람소리와 함께 나무 밑둥 만큼 두꺼운 조미연의 근육질의 다리가 남자를 향해 날아든다. 


조미연의 발차기는 남자가 휘두르는 일본도 따위는, 가냘픈 나무 막대기인 것처럼 뚜욱 부러뜨리면서 통과해 나간다. 



https://www.deviantart.com/happykwak/art/Fg02-906606367


그 발차기는 최종적으로 남자의 허리 부분에 떨어진다. 


콰악하는 소리와 함께 조미연의 발차기에 맞은 턱수염 남자의 몸이 부서져 내린다. 


지하철에 뛰어들어 생을 마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뼈가 으스러지고 몸속의 내장기관들이 터져 나간다. 살이 갈라지고, 몸이 찌그러진다. 


그리고 또한 충격으로 몸 전체가 멀리 날아가 버린다. 워낙 짧은 순간에 강한 충격을 받았기에 고통을 느낄 시간도 없었다.  


“죽어라 미친 ㄴ아!”


다음 순간 또다른 누군가가 달려든다. 


손에는 칼이나 도끼 같은 무기 대신, 무엇인가 웃기게 생긴 플라스틱 장난감 같은 것을 들고 있다. 


그리고 그 장난감 총에서 물 같은 것이 발사되어 나온다. 


찌이익 소리와 함께 뿜어져 나온 액체. 


그것은 황산이다. 


피부를 녹이는 화상을 일으키는 화학 물질. 고약한 테러를 저지르는 놈들의 단골 무기. 


찌익- 찌익-


힘차게 내뿜은 황산줄기가 조미연의 얼굴과 몸에 흩뿌려진다. 보통의 경우라면 이 시점에서 피부가 녹기 시작하고 비명을 질러야 했다. 


하지만 조미연은 이게 그냥 평범한 물총인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그 물줄기를 받아낸다. 


이 물총이 쏘아 대고 있는 것은 분명 황산이 맞다. 아닌게아니라 조미연이 입고 있는 검정색 브래지어만 하더라도 당장 황산을 맞아서 연기가 나며 색이 변하고 있다. 


하지만 조미연 본인의 맨몸은 황산 줄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낸다. 


물총을 든 녀석은 더욱 당황해서 황산을 더 세게 뿌려 댄다. 


조미연은 녀석의 정면에 어느 틈에 도착해 있다.


“다 큰 어른이 물장난이나 하다니. “


조미연은 한심하다는 듯이 이렇게 말하면서, 녀석의 손에서 물총을 손쉽게 빼앗아 버린다. 그리고는 이 녀석의 머리위에서 손에 힘을 줘서 물총을 산산조각 내서 부셔 버린다.


플라스틱 물총이 부서지면서, 대용량 팩에 가득 들어있던 황산이 이 녀석의 몸 위로 쏟아진다. 얼굴과 몸에 황산이 가득 부어지면서 녀석은 피부가 녹아내리면서, 고통 속에서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다행스럽게도 녀석의 고통은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는다. 


조미연이 손바닥을 내리쳐서 이 녀석의 두개골을 부수어서 즉사시켜 준 것이다. 



어느덧 주변에는 살아 있는 사람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주변에 아무도 없이 자기가 혼자 남아있다는 것을 깨달은 녀석 한 명이 벌벌 떨면서, 들고 있는 손도끼를 허공에 휘두른다. 


녀석은 공포에 질려 있다. 


사실 산속에서 혼자 귀신을 만난다고 하더라도 이정도로 공포스럽지는 않을 것이다. 


“아아악! 오지마! 오지마!”


녀석은 허공에 손도끼를 휘두르면서 울먹이듯 소리를 지른다. 


그 모습을 보면서 조미연은 킥킥거리면서 이야기를 한다.


“ㅎㅎ. 미안하게 되었네. 하지만 오늘 여기서는 아무도 살려서 못 보내줘. 근데 어차피 니들도 여기 오늘, 사람 잡으러 온거잖아, 안 그래?”




https://www.deviantart.com/musclecomics/art/I-Need-Muscle-Humiliation-to-Heal-976698760


조미연은 이렇게 말하면서 사뿐사뿐한 발걸음으로 이 녀석과의 거리를 좁힌다. 


겁에 질린 녀석은 허공에 도끼질을 할 뿐이다. 


부웅- 부웅-


그런 것 따위로는 도저히 조미연을 막을 수 없다. 


조미연은 팔을 쭉 내밀어, 손바닥으로 녀석의 가슴 심장 부분을 내려친다. 


갈비뼈와 함께 심장이 터지면서, 이 녀석은 차가운 시체가 되어서 바닥으로 쓰러진다. 먼저 죽은 다른 녀석들에 합류하면서.



주변은 어느새 조용해져 있다.  더 이상 움직이는 사람의 모습도 안보인다. 


사실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다.


조미연이 공터에 모여 있던 조직원들의 무리까지 걸어온 순간부터, 거기에 있던 모든 사람들을 전부 다 도륙낼 때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몇 분이 채 되지 않는다.


이건 조직 간의 싸움이나 전쟁이 아니었다. 


그냥 일방적인 학살이었다. 


시골 농가 뒷마당에서 벌레가 들끓으면 약을 뿌려서 박멸해 버리는 것처럼, 조미연은 자기 앞에 있는 하찮은 존재들을 필요에 의해 제거해 버렸을 뿐이다. 


부르릉—


자동차 소리가 들린다. 


먼저 왔던 박장수 일행이, 공터 가장자리에 세워 두었던 승합차 한 대에 시동이 들어와 있다. 


순식간에 조직원들이 학살당하는 것을 관찰한 어느 시점에서, 조미연을 당해내는 게 불가능 하다고 판단한 배선호가 박장수를 데리고 도피하는 것을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배선호와 박장수에게는 불행하게도, 그들이 자동차까지 도달해서 시동을 걸 때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렸고, 조미연이 조직원들을 전부 처리하는데 까지는 시간이 너무 적게 걸렸다. 


시동을 건 승합차가 채 몇 미터를 움직이기도 전이다. 


우르릉 쿵쾅 – 


부르르르르르 –


엄청난 소리와 함께 차가 울렁울렁 들썩거리더니, 이어서 귀가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자동차 바퀴가 헛돌고 있다. 


운전석에 앉아있는 조직원이 악셀을 세게 밟아 보지만, 엔진이 부르르 굉음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바퀴는 헛돌고 있다. 


양복 자켓은 챙기지도 못하고 와이셔츠 바람으로 승합차 뒷좌석에 앉아있던 배선호와 박장수는 고개를 돌려 뒷유리창쪽을 돌아보고는 깜짝 놀라게 된다. 


승합차 뒷유리창 너머에는, 언제 자동차 뒤쪽으로 접근해왔는지 모르겠지만, 조미연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유리창 바깥에 조미연은 재미있다는 듯 씨익 웃고 있는 표정이다. 


지금 바퀴가 헛돌고 있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차 뒤쪽에서 조미연이 자동차의 뒷부분을 한 손으로 붙들어서 들어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렉카 트럭이 차를 견인할 때처럼 말이다. 


후륜 구동 승합차로서는 아무리 악셀을 밟아도, 바퀴가 허공에서 헛돌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배선호는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어안이 벙벙해진다. 지금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하지만 차 바깥 공터에서 죽어서 널부러져 쌓여 있는 조직원들의 시체는 지금 이게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실임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든다.


배선호와 조미연의 눈이 마주친다. 


조미연은 배선호에게 살짝 눈짓으로 윙크를 한다. 


그리고는.


부우웅 –


마치 장난감 자동차를 가지고 노는 것처럼, 조미연은 한손으로 들어올리고 있던 자동차를 이번에는 앞으로 화악하고 밀어 버린다. 


엄청난 힘. 제트엔진과 같은 추력이 자동차에 전해지면서, 승합차는 쏜살같이 앞으로 달려나간다. 


그러나 이것은 지금 엔진의 컨트롤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다. 바퀴들도 접지력을 잃어버렸다. 핸들로 제어가 되지 않는다. 


우르르르— 콰광—


한겨울 얼음판 위에서 균형을 잃었을 때처럼, 엄청난 속도로 앞으로 밀려 나아간 승합차는, 방향을 제어하지 못하고 그대로 정면에 있는 건물에 강하게 충돌한다. 


쿠쿠쿵 소리와 함께 굉장한 충격이 차안에 전해진다. 


운전석에 있던 조직원 그리고 뒷자리에 있던 배선호와 박장수는 충돌로 인한 충격을 받게 된다. 안전벨트를 하고 있지 않았다면, 심각한 부상을 입을 뻔했다. 


엔진 부분에서는 하얀 연기가 올라온다. 



https://www.deviantart.com/rokumaru/art/Questions-and-answers-55-988945792


덜컹 –


승합차의 앞문이 먼저 열린다. 온 몸 여기저기에 피칠갑이 되어 있는 조미연의 모습이 나타난다. 


검정색 브라와 팬티만 입고 있는 속옷 차림. 여전히 감탄이 나오는 몸매. 그렇지만 그 인상은 몇 분 전에 처음 봤을 때와는 전혀 다르다. 지금의 모습은 섹시한 것이 아니라 너무나도 공포스럽다. 


조미연은 운전석에 앉아 있던 녀석에게 다가가더니, 안전벨트의 스위치를 눌러서 벨트를 끌러 버린다. 


그리고는 녀석의 등과 목부분을 붙잡더니 운전석 앞쪽으로 강하게 던진다. 


와장창- 쿵장-


엄청난 힘이다. 정말로 안전벨트 없이 교통 사고를 당하면 이렇게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습 자료와 같은 장면이 펼쳐진다.


이 녀석의 몸은 운전석에서 떨어져 나가 앞으로 날아간다. 


몸 중앙 배 부분이 핸들에 걸리면서 내장에 충격을 입는다. 그리고도 날아간 신체는 앞 유리창을 와장창 깨뜨리며 차 밖으로 날아간다. 


그렇게 몸 전체가 차 밖으로 이삼 미터 앞으로 날아가더니, 건물 벽에 머리부터 부딪힌다. 


머리통이 깨지면서 건물 벽에는 붉은 핏자국이 남는다. 시체의 나머지 부분은 여전히 뜨거운 연기가 피어오르는 본네트 위에 철퍼덕 엎어진다.


뒤를 이어 조미연이 이번에는 승합차 뒷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온다. 


“하아, 박이사님. 그리고 배선호 차장.  아니 이렇게 모처럼 회사 밖에서 만났는데, 어떻게 인사도 안하고 가시려고 그러나? 응? 섭섭하게?”


조미연은 콧소리를 섞어가면서 이렇게 놀리듯 말한다. 


배선호는 무어라고 말해야 할 지 몰라서 입을 다물고 있다. 박장수가 뭔가 말을 해보려고 하지만, 조미연은 대답을 들을 생각이 애당초 없었다. 


순식간에 조미연은 한 손에 각각 한 사람 씩, 두 사람의 멱살을 잡고 차 밖으로 끌고 나온다. 귀신과도 같은 조미연의 힘에 이들이 저항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질질질—


조미연은 두 사람을 공터의 중앙 부분, 아까 최영근 회장이 죽었던 곳 근처까지 끌고 와서 바닥에 던져 놓는다.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배선호와 박장수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무릎을 꿇고 앉아서, 조미연을 올려다보게 된다.


조미연이 살짝 웃으면서 먼저 이야기를 한다. 


“아니, 박이사님. 박이사님이 뭔가 꿍꿍이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나올지는 몰랐네.”


“… 그리고 배차장. 박이사 밑에서 일하는 중이었어? 배차장, 유능하다고 승진시켜야 한다고 추천까지 했었었는데, 이거 실망이네.”


조미연이 조롱조로 이야기한다. 


박장수가 더듬거리면서 이야기를 붙여본다.


“조실장! 아니 아니, 조실장님. 우리 오늘 처음 본 사이도 아니고. 진작에 회사에서 안면도 텄던 사이인데. 우리 이렇게 험하게 할 필요 있을까? 그냥 나 보내주면, 절대로 모른 척할게. 나 못 믿나? 약속. 약속할 게. 부탁이야…”


“시끄러워, 입 닥쳐.”


박장수가 비굴한 표정으로 목숨을 구걸하기 시작하자, 조미연의 표정이 다시금 차가워지면서 그 말을 단칼에 잘라 버린다. 


박장수는 흐에엑 하고 놀란 표정으로 입을 다물고 고개를 수그린다. 


조미연은 서슬이 퍼런 표정으로, 박장수를 내려보면서 묻는다.


“너, 지금 누구 밑에서 일하냐?”


박장수는 겁먹은 표정을 지으며 어쩔 줄 몰라 하며,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고, 말을 더듬는다. 


“아니… 그게… 그거 말했다가는 나뿐만 아니라 가족들한테도 …” 


조미연의 눈초리가 살짝 올라간다.


“아니… 그러니까…”


박창수는 더더욱 어쩔 줄 몰라 우물쭈물한다.


그 순간.


박장수가 주머니속에서 손을 꺼낸다. 그런데 그 손에는 무엇인가가 들려져 있다. 


권총이다. 


타앙- 타탕-


총알이 연속적으로 발사된다. 배선호도 총소리를 듣는 것은 제대한 이후에 처음이다. 


박장수는 장교출신이다. 젊었을 때부터 권총을 쏘는 훈련을 했고, 폭력조직 일을 하는 관계로 틈틈이 사격장을 드나들면서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아주 가까운 거리기도 하다. 


총알은 틀림없이 명중한다. 


한 발은 조미연의 복부. 빨래판과 같이 네모네모진 복근 위로. 


다른 한 발은 조미연의 가슴. 풍만하고 탐스러운 유방 위쪽으로. 


두 발 모두 분명하게 명중하다. 


그러나.


두 발의 총알은 조미연의 몸을 맞추고도, 그 몸에 해를 끼치지 못한다.


웅장한 위용을 자랑하는 근육질의 복근에 내려앉은 총알은 그 어떤 상처도 내지 못한다. 


총알은 단지 방향을 바꾸어 튕겨 나가 버린다. 사람의 몸이 아니라 군용 장갑차량의 철판에 맞기라도 한 것처럼.


탐스러운 가슴에 명중한 총탄도 마찬가지. 총탄의 운동량 때문에 그 커다란 가슴이 조금 위아래로 흔들렸을 뿐, 총탄은 가슴을 뚫고 지나가는 대신, 다른 방향으로 튕겨져 나가 버린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박창수는 깜작 놀라서 입이 벌어진다. 그리고 곧이어 공포에 휩싸인다. 


조미연은 고작 그 정도가 니가 준비했던 거냐라는 표정으로 코읏음을 치고 있다. 


조미연의 오른손이 박장수의 목을 꽈악 붙든다. 


“미안해! 미안해! 잘못했어! 살려줘! 말할께! 켁-켁-“


박장수가 몸부림을 치면서 비굴하게 사정하는 동안, 조미연의 오른손을 박장수의 목을 틀어쥐더니 그 몸 전체를 한손으로 공중으로 들어 올린다. 


80킬로그램은 되어 보이는 건장한 성인 남자의 몸이지만, 조미연의 근육질의 팔은 한 손의 힘만으로 가뿐하게 들어올린다.


오늘 조미연이 보여주었던 여러가지 비현실적인 파워에 비춰볼 때, 지금의 이 동작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느껴진다. 


괴로운 쪽은 박장수다. 자기 체중 전체가 조미연이 움켜쥐고 들어올리고 있는 목부분에 걸리는 것이다. 


“케엑- 케엑- 김재열! 김재열! 김—케엑! 케엑!”


목이 졸리면서 숨을 쉬지 못하게 되는 가운데에서 박장수는 필사적으로 소리친다. 


박장수의 입에서, 대한민국 최고 유력 정치인중 한 명의 이름이 나온다. 사실 배선호도 그 이름만큼은 몰랐다. 과연 박장수가 처음에 겁을 먹고 이름을 이야기 못할 법도 하다. 


하지만 조미연은 박장수의 목을 놓아주지 않고, 계속 조르고 있을 뿐이다. 



https://www.deviantart.com/renderspdotcom/art/Ursa-v-Superman-Comic-Scene5a-926045285


박장수는 발버둥을 친다. 조미연의 팔을 밀어도 보고, 당겨도 보고, 긁어도 보지만, 그 굵은 근육질의 팔은 흡사 기계와도 같아서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다. 


호흡이 곤란해진다. 목의 핏줄이 눌리면서 얼굴과 뇌에 피가 통하지 않게 된다.


얼굴이 보랏빛으로 변하면서, 눈과 코와 볼에서 실핏줄이 터져 나간다. 


입이 열리고 혀가 말리면서 거품이 가득 찬 침방울이 입안에서 부글거린다.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린 몸 전체에서는 경련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팔다리가 제멋대로 움직인다. 


역한 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신경계의 제어를 잃은 몸이 대소변을 지리고 있는 듯하다. 


이 고통의 시간이 몇 분이나 계속된다.


조미연은 박장수를 놓아줄 생각이 없는 듯하다. 


아까 조직의 행동대원들을 살해할 때는 사실 조미연은 자비를 베풀어 준 쪽에 가깝다. 대부분의 상대들에게 신속하고 빠른 즉사를 선사해 주었으니까. 많은 녀석들이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순식간에 숨이 끊겼다. 


반면 지금의 박장수는 느리고 고통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고 있다. 


그렇게 시간이 조금 더 지난다. 그리고 마침내 박장수의 몸이 마지막으로 추욱 늘어진다. 


투욱.


박장수의 숨이 완전히 끊어진 것을 보고는, 조미연이 박장수의 시체를 바닥에 내려 놓는다. 



배선호는 이 모든 광경을 조미연의 옆에서 무릎을 끓은 채로 지켜보고 있다. 


이제 해가 완전히 져서 어둠이 내려와 있다. 자동으로 불이 들어온 몇 개의 조명등 불빛만이 공터 안을 희미하게 밝히고 있다. 


오늘 일어난 일은 모두 비현실적이다. 


낮에 주주총회 자리부터 시작했다. 예상했던 대로, 최영근 회장이 주주들에게 궁지에 몰리는 모습을 확인했다. 


홍비서관과의 만남을 핑계로, 최영근 회장을 이곳 비어 있는 공장 자리로 유도하는 계획을 세웠었다.


회사 안에서 이 계획을 알고 있었던 것은 자신과 박이사를 빼고는, 운전기사 이병수 단 한 명 뿐이었다. 이병수에 대한 입단속은 굉장히 단단하게 진행했다. 


오늘 이 자리에 데리고 온 녀석들은 박장수 이사가 조직을 통해서 따로 모아온 녀석들이다. 


혹시 모를 최영근 회장의 실력에 대비해서, 충분한 인력을 불러 모았다. 7명을 상대로 이겼었다고 했었으니, 그 두 배인 14명을 데리고 오도록 했다. 


최영근 회장이 차에서 끌려 나왔을 때만 하더라도, 만전을 기했던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되는 줄 알았다. 


배선호는 자기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최영근이 엄청난 돈을 테라니움에서, 그리고 써니 엔터에서 아무도 모르게 혼자 빼돌려서, 회전시키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확인했으니까.


최영근이 죽어주는 쪽이 결국 조직과 회사, 모두를 위해서 도움이 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근데. 저 여자는 뭔가? 


사실 조미연 실장은 회사에서는 몇 번 보지도 못한 사이다. 최영근 회장에게 중요한 일 있을 때만 가끔 나타나서 직접 수행하고, 나머지는 모두 비서실의 다른 사람들이 알아서 했으니까.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비현실적인 능력이 저 사람에게 있을 지는 꿈에도 몰랐다. 


지금은 피범벅이 되어있는 저 근육질의 몸 속에 말이다. 


마침내 조미연이 배선호를 내려다보면서 이야기한다. 


“… 그래 배선호. 너는 누구랑 일한다고?”


배선호는 대답을 하려다가, 순간적으로 말을 멈춘다. 박장수는 이미 죽어서 쓰러져 있다. 조미연은 박장수가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을 생생한 라이브로 자기 앞에서 보여주었다.


박장수에 입에서 정치인 김재열의 이름도 나왔다. 배선호 본인도 어느 높으신 분이 박장수 뒤에 있다는 것만 알았지 그게 김재열인 줄은 몰랐다. 


하지만 조미연은 그 이름을 듣고도, 박장수를 놓아주지 않았다. 


그런데 왜 조미연은 자기에게 그것을 다시 물어보는 것일까?


배선호는 대답을 신중하게 고른다.


“… 저는… 그러니까. 조 실장님. 조미연 실장님이랑 일합니다. … 일하고 싶습니다.”


배선호는 혀가 말리는 공포감을 억누르면서 간신히 이렇게 말한다. 


조미연은 큭큭 웃기 시작한다. 얼굴에는 희안한 표정의 웃음이 떠있다. 재미가 있다는 것인지 흥미가 있다는 것인지. 그 표정은 한 편으로는 ‘정답이다’ 라고 말 하는 것 같기도 하다. 


“ㅋㅋㅋ. 배차장 똑똑하다더니 머리 좀 굴리는데? 그래? 나랑 일하고 싶단 말이지? ㅋㅋㅋ. 재미있네.”


조미연은 이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말을 멈춘다. 


“그럼 그 문제를 좀 의논해 볼까? 근데 말이야 그 전에 말이야.”


조미연은 이렇게 말하더니, 배선호는 내버려 두고, 갑자기 몸을 돌려서 공터의 다른 쪽 방향으로 터벅터벅 걸어가기 시작한다. 


배선호는 속옷 차림의 조미연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몸 여기저기에 핏자국이 묻어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감탄이 나오도록 아름다운 실루엣임을 부정할 수 없다. 


조미연은 혼잣말로 중얼거리는 듯이 이렇게 말한다. 


“아까 그렇게 말했지? 최영근이 7명이랑 싸워서 이겼으니까, 그래서 14명을 데리고 왔다고 말이야.”


“… 근데 말이야. 그럼 계산이 안 맞아.”


“… 자동차 옆에서 한 명.”  


“… 걸어오다가 두 명.” 


“… 맨몸으로 덤볐던 놈 세 명.” 


“… 회칼, 방망이, 창 들었던 놈들 총 세 명”. 


“… 일본도 들고 폼잡던 놈 한 명” 


“… 물총 쏘던 놈 한 명, 도끼질하던 놈 또 한 명” 


“… 운전하던 놈 한 명.”


여기까지 말하더니 조미연은 잠시 말을 멈춘다. 조미연은 공터의 한쪽 끝, 공장의 여러가지 설비가 노출되어 있는 곳까지 도착해 있는 상태다. 


“여기까지 다 더하면, 열 세 명이거든.”


멀리서 이 말을 듣고 있던 배선호는 등골이 섬찟해진다. 조미연 이 여자. 정신없이 자기 힘에 취해서 살육을 벌이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오늘 모인 조직원들은 배선호 본인도 처음 본 사람들이라 누가 누군지 알지도 못했다. 그런데 조미연은 살육의 와중에서도 냉철하게 상대하던 놈들을 파악하고 그 숫자를 세고 있었던 것이다. 


“… 열 네 명이라며? 한 명이 비지, 그렇지?”

 

조미연이 멈추어 선 곳 앞에는 커다란 금속 트레이가 놓여 있다. 도시의 건물 뒤편에 놓인, 쓰레기 차에 실리는 커다란 쓰레기 박스와 비슷한 모양이다. 다만 그 크기가 공장 규모로 커져 있고, 그 속에는 생활 쓰레기 대신 무거운 공업 자재 부산물들이 잔뜩 들어있다는 것만 빼놓고는 말이다. 


“… 그 한 명은 그럼 어디로 갔을까? 궁금하지 않아?”


조미연은 실실 웃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그러더니 눈 앞에 놓여 있는 거대한 공업용 쓰레기 트레이에다가 손을 얹는다. 


움찔- 움찔-


그렇지 않아도 선명한 조미연의 팔의 근육들이 다시금 움찔거린다. 두갈래근과 세갈래근의 선명한 근육의 라인들이 분명하게 갈라지고, 원래 있던 알통보다 더 두꺼운 알통이 쑤욱 튀어나온다. 


쿠우우웅-


거대한 쓰레기 트레이와 그 안에 들어있는 폐자재들의 무게는, 도시에서 발생하는 생활 쓰레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저 트레이의 총 무게는 적어도 몇 톤은 나갈 것이다. 


하지만 조미연은 집 안에서 청소기를 돌릴 때, 접이식 의자를 들어 올리는 것처럼 가뿐하게 그 무거운 트레이의 한쪽 끝을 들어 올린다. 


그리고는 쿵쿵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것의 방향을 틀어서 몇 미터 바깥으로 끌어 이동시킨다. 


트레이가 있던 바닥자리 공간이 드러난다. 


그 지저분한 흙바닥에 한 사람이 납작 엎드려 있다. 


이 남자는 조미연이 조직의 행동대원들을 학살하기 시작한 순간, 자기들이 상대가 되지 않음을 즉시 깨달았었다. 


그래서 재빠르게 몸을 피해서, 쓰레기 트레이 밑에 공간을 발견하고, 그 비좁은 공간 속으로 기어들어 가서 숨었던 것이다. 


공포에 질려서 벌벌 떨고 있는 남자는 감히 고개를 들어, 조미연을 쳐다볼 생각을 하지도 못한다. 



https://www.deviantart.com/musclecomics/art/Campus-Caper-Happy-Hormones-Crip-Walking-1001010879


그를 내려다보면서 조미연이 이야기한다.


“미안하지만, 여기서는 한 명도 못살려 보내. 금방 끝날거야.”


조미연은 이렇게 말하더니 엎드려 있는 사람 쪽으로 가깝게 다가간다. 


푸욱-.


조미연이 발을 내딛으며 남자의 몸을 짓밟는다. 조미연이 약속했던 대로, 남자는 통증을 느낄 새도 없이 그대로 절명한다. 



조미연은 이제 다 마무리했다는 듯, 만족스럽고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으면서 배선호 쪽으로 위풍당당하게 걸어 돌아온다.  


여전히 슈퍼 모델과도 같은 걸음 걸이. 탄력적이고 색기있는 몸매. 출렁거리는 가슴. 


그리고 두 팔과 온몸 여기저기에 묻어 있는 핏자국.


조미연은 이제 배선호의 바로 앞에 서 있다. 자신의 초인적인 힘과 매혹적인 몸매를 과시하는 느낌을 내는 포즈로.


“그래, 그래, 그래서. 배선호. 나랑 일하고 싶다는 말이지? 잘 생각했어. 오늘 여기서 살아나가고 싶으면 그 방법밖에는 없겠지.”


조미연은 할짝하고 입맛을 다시듯 입술 주변을 한번 핥는다. 


조미연이 말한다. 


“나랑 일한다는 건 말이야. 저기 죽어 널부러져 있는 깡패 ㅅㄲ들 처럼 무슨 내 부하가 되라는 말이 아니야. 무슨 조선 시대도 아니고. 21세기에. 어짜피 서로 배신할 ㅅㄲ들이 형님-동생은 무슨…”


“… 나랑 일한 다는 건 말이야. 계약을 맺는다는 거야. 너랑 내가 프로페셔널 하게. 서로 계약 당사자이자 계약 관계자로서 말이야. 이건 윈-윈 게임이라고.”


배선호의 눈이 동그랗게 변한다. 지금 조미연의 입에서 무슨 말이 나오는 것인가? 


“… 계약을 맺고 나면 나는 네가 성공하도록 도와줄 거야.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오늘 똑똑히 봤지? 내가 도와주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꿀꺽. 배선호는 긴장하여 침을 꼴깍 삼킨다. 조금 전까지 가지고 있던 조미연에 대한 터질 듯한 공포감은 이제는 상당 부분이 호기심으로 바뀌어 있다.


“… 일단은 최영근이 하던 일 중에서, 테라니움 코인을 네가 먹도록 해. 1년안에. 그 뒤에 써니 엔터나, 아니면 다른 사업으로 계약을 연장할 지는 그 때 가서 상담하자. 단, 내가 도와주는 건, 네가 회장이 될 때까지만이야. 그 이후는 알아서 해.”


배선호의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배선호는 바짝바짝 말라가는 입을 간신히 조절하며 갈라지는 목소리로 질문을 한다.


“그럼, 그렇게 계약을 하게 되면, 저는 조 실장님에게 무엇을 해드리면 됩니까?” 


조미연의 입에서 기특하다는 듯 낄낄거리는 웃음소리가 나온다.


“ㅎㅎ. 이거 보게나. 회장 시켜준다고 했는데, 거기에 홀라당 안 넘어가고, 가격부터 물어보네. ㅎㅎ. 그래 그 정도 머리는 있어야 동업하지. 조건은 말이야…”


“… 나랑 계약해서 네가 먹게 되는 사업체별로 자금을 세탁해. 그리고 내가 정해주는 프리미엄 채널로 회전시켜. 최소 운영비를 제외한 수입의 일정 퍼센트. 아니면 최대로 절대 금액 얼마를 보내야 할지 내가 정해줄게… 응? 알겠어? 네가 유능하면 유능할수록, 너도 더 많이 먹을 수 있는 조건이라고.”


배선호는 이제야 깨달았다. 최영근이 써니 엔터랑 테라니움 코인에서 빼돌린 돈을 어디에 보내고 있었는지. 


아니 그것보다 더 근본적으로. 


애당초 폭력조직의 일선 행동 요원이었던 최영근이 어쩌다가 몇 년 만에 커다란 사업체들의 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금방 출세하게 되었는 지 그 비밀을 말이다. 


“… 근데 말이야. 저기 죽어 있는 최영근처럼 말이야. 계약도 제대로 못 지키면서, 네 뱃속으로 챙기는 게 너무 많아지면 위험해. 그때는 내가 계약 관계자로서 추궁할 테니까 말이야. 알아 듣겠어?”


이렇게 말하면서 조미연은 배선호를 위협하듯 팔을 굽혀서 알통을 만들어 보여준다. 새로 뜯은 두루마리 휴지 팩보다 더 커다란 알통덩어리가 투욱 튀어 오른다.


배선호는 침을 꿀꺽 삼킨다. 


“그래서 어쩔거야?”


이제 조미연은 재미있다는 듯이 활짝 웃으면서 배선호를 보면서 물어본다. 


배선호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계약하겠습니다.”


배선호의 대답에 조미연은 큰소리로 깔깔깔 소리를 내며 웃는다. 


“ㅎㅎㅎ. 그래 그럴 줄 알았어. 죽기 싫으면 계약해야지 뭐 어쩌겠어? 근데 그런데 말이야. 우리가 계약하기 전에 말이야, 이쪽에서도 확인해 봐야 하는 게 있거든…”


이번에는 조미연 쪽에서 뜸을 들이면서 배선호의 얼굴을 바라본다. 배선호는 이제 또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건가 긴장하면서 몸을 사린다. 


조미연은 씨익 하는 사악한 웃음을 지으면서, 혀를 낼름거리고는 이야기를 한다.


“… 나는 말이야. 있잖아. ㅈㅈ 큰 놈들이랑만 계약해.”


“네?”


너무나 갑작스럽고 황당한 말에 배선호는 이게 농담인가 어떤가 알 수가 없어서 뭐라고 답을 할 수가 없다. 


하지만 조미연은 여전히 입가에 사악한 웃음을 지으면서 말을 이어간다.


“못 들었어? 말 그대로야. ㅈㅈ 작은 ㅅㄲ 들이랑은 일 안 한다고. ㅈㅈ 작은 놈들은 보면 배짱이 부족하던지, 아니면 열등감에 쩔어서 판단력이 흐려지던지, 아니면 둘 다 던지 하거든.”


배선호는 여전히 어쩔 바를 몰라 한다.


조미연은 무릎을 끓고 앉아 있던 배선호의 와이셔츠 목덜미를 붙들더니 배선호를 일으켜 세운다. 그리고는 다른 손으로 배선호의 양복 바지 벨트를 풀어서 벗겨 낸다. 


“… 그래 어디 우리 배선호 ㅈㅈ가 큰 지 안 큰지 한번 볼까? ㅈㅈ가 크면 나랑 계약할 수 있는 거고. 작으면… 글쎄. 내가 오늘 여기서 아무도 살려서 못 보내는 거 알고 있지?”


배선호는 깜짝 놀라 몸을 떨지만 조미연이 하려고 하는 일에 감히 반대할 수 없다. 


훌럭- 훌럭-


조미연의 왼손은 능숙한 솜씨로 배선호의 바지와 팬티를 벗겨서 바닥으로 내린다. 


순식간에 배선호의 ㅈㅈ와 ㅂㅇ이 공기 중에 그대로 노출된다. 


조미연은 고개를 갸우뚱 하면서 배선호의 사타구니를 노려보며 말한다. 


“흐으음~~. 이거 애매한데? 이거 한번 키워서 확인해 봐야 하나?”


이렇게 말하면서 조미연의 손이 배선호의 ㅈㅈ를 향해 뻗어 나간다.  배선호는 차마 반항을 하지 못한다. 


“크흣-“


조미연의 손가락이 배선호의 ㅈㅈ와 그 주변의 민감한 부분들을 만지기 시작하자, 배선호의 입에서 귀여운 신음 소리가 새어나온다. 


조미연은 혀를 끌끌 차면서 배선호에게 타박을 준다. 


“ㅋㅋ 가만히 있어봐. 금방이면 확인하니까.”


탁탁탁- 주물주물-  


조미연 손가락의 터치가 이어진다. 


조미연의 손에는 아까의 살육에서 묻어난 핏자국들이 말라붙어 있어서 끈적끈적한 느낌을 준다. 


방금 전까지만 하더라도 우습지도 않게 사람의 뼈와 살을 뭉개고 부수고 숨통을 끊어내던 바로 그 손이다. 


배선호는 조미연의 손이 저지르던 아까의 그 살육의 장면들이 머릿속에 떠오르며 몸서리를 친다. 


한편으로는 조미연의 손이 건드리는 감각적이고 동물적인 자극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힘이 넘치는 손가락에서 느껴지는 경외감, 아니 공포감이 더 크게 느껴진다. 


조미연의 손가락이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조금 전까지 넘치도록 보았다.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조미연은 배선호의 ㅈㅈ를 손쉽게 뜯어내 버릴 수 있다.    


이런 생각이 들 때마다 배선호는 등골이 오싹 하면서 공포감에 휩싸인다. 


배선호는 원래는 자기의 성기 크기에 컴플렉스를 가진다거나, 성적 능력에 자신 없어 하는 타입은 아니다. 그 쪽은 사실은 반대로 자신감이 넘치는 쪽에 차라리 가깝다. 


하지만 지금의 이 상황은. 


여전히 매캐한 피 냄새가 ㅎㅍ공터의 한 가운데에서, 이 살육의 주인공인 조미연이 자기의 ㅈㅈ를 주무르고 있다. 


조미연의 손길이 아무리 자극적으로 배선호의 동물적인 신경을 건드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심리적인 공포심이 그 반응을 가로 막는다. 


그래서인지 배선호의 ㅈㅈ는 반응이 올 듯 안 올 듯, 그대로 정체되어 있다. 


조미연도 이것을 깨닫는다.


“야, 너 이거 뭐냐? 너 고자냐? 응?”


조미연은 짓궂은 말투로 이렇게 물어본다. 장난기 어린 억양이었지만, 배선호의 가슴은 덜컥 무너진다. 


정말 이러다가 발기가 안되거나 하는 건가? 


그래서 여기서 조미연의 손에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건가? 


저기 시체가 되어서 쓰러져 있는 저 많은 조직원들처럼?


배선호의 얼굴이 다시 굳어진다. 


조미연도 배선호의 얼굴 표정이 굳어지는 것을 알아차린 듯하다. 조미연의 얼굴에는 개구진 표정이 떠오른다. 


“ㅋㅋㅋ. 기분이다. 어디 내가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보도록 할 게. 이번에도 실패하면 그만 바이바이라고. 알겠어? ㅋㅋㅋ”


조미연은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는 조미연은 갑자기 배선호의 몸 앞에 쭈그리고 앉아 버린다. 


다음으로 배선호의 하복부 쪽에 얼굴을 가까이하더니 ㅈㅈ의 끝부분에 입술을 가져다 댄다. 


처음에는 입술. 그 다음에는 혀. 


가벼운 키스. 그리고 깊은 키스. 오물거리는 입술. 그리고 혓바닥의 터치.


조미연의 입과 혀가 배선호의 ㅈㅈ 귀두 부분을 자극한다. 그리고 그 아래, 그리고 그 안쪽. 조미연은 이런 식으로 점점 범위를 넓혀가면서 배선호의 ㅈㅈ 전체에 엄청난 자극을 가해 나간다. 


아까 전에 손으로 조물거리면서 자극을 가했을 때와는 자극의 차원이 다르다. 



https://www.deviantart.com/b9tribeca/art/ANIME-MUSCLE-GIRL-4-793839852


“아으흣—아으흣—”


자극의 강도가 강해지면서 배선호의 입에서 나오는 신음소리도 한층 더 커지게 된다. 


하지만 조미연은 멈추지 않고 혀와 입술을 사용해서 배선호의 ㅈㅈ를 빨고 핥고 키스하고 문지르고 덮고 감싸 안는다. 


배선호의 동물적인 부분은, 심리적인 부분의 태업을 더 이상 받아들이지 않고, 독립적으로 작용할 것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중이다. 


강력한 자극에 물리적 욕구가 반응하면서 배선호의 ㅈㅈ가 부풀기 시작한다. 


배선호의 동물적인 본성 말고도, 심리적인 부분에도 함께 변화가 생긴다. 


배선호는 지금 똑바로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바지를 벗고 사타구니를 들어낸 채로.


방금 전까지 무지막지한 힘으로, 자동차를 들어서 던지고, 사람을 찢어서 죽이던 여자가 그 앞에 몸을 쭈그리고 주저 앉아 있다. 


자기 ㅈㅈ를 입에다가 가져다가 대고 성심성의껏 빨고 애무해 주면서.


거기에 이 여자 몸매가 보통 몸매인가? 


내려다보는 각도에서도 풍만한 가슴의 부피감은 감추어지지 않는다. 


몸 전체를 구성하는 울퉁불퉁하고 단단한 근육질. 초인적인 힘을 뿜어낼 때마다 위엄 있게 부풀고 움직이던 근육 덩어리들. 


그 대단한 여자가 지금 자기 앞에서 쭈그리고 앉아서, 자기 ㅈㅈ를 입으로 힘껏 빨아주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이 주는 오묘한 성취감이 배선호의 공포감을 몰아낸다. 공포감이 차지하고 있던 자리는 이제는 오히려 대단한 성취감과 자신감이 대신하여 차지한다. 


이 여자가 자기 ㅈㅈ를 빨아줄 정도로 같은 편이 되어준다면, 무엇이 두려울 것이라는 말이냐? 


배선호의 자신감과 자존감이 고양되면서, 그의 신체 또한 그 뒤를 따른다. 배선호의 ㅈㅈ에 피가 몰리면서, 그 물건은 본래의 위용 있는 모습을 되찾아 간다. 


배선호의 ㅈㅈ가 발기되면서 서서히 커지는 모습을 확인하더니, 조미연도 흡족한 눈웃음을 짓는다. 


“으으읍—”


조미연은 이제 배선호의 ㅈㅈ를 입안 깊숙한 곳에다가 삼켜버릴 듯이 집어넣는다.  배선호의 입에서 한층 더 쾌감에 찬 교성이 새어 나온다. 


그러거나 말거나. 


쩌업- 쩌업-


조미연은 배선호의 ㅈㅈ를 입안 깊숙한 곳까지 넣었다가 뺐다가 하면서 극상의 자극을 가한다. 

숨을 들이쉬며 흡입하는 압력만으로도 배선호의 ㅈㅈ는 엄청나게 짜릿짜릿한 자극을 받게 된다. 거기에 혀와 입술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면서, 가하는 부드럽고도 짜릿한 느낌까지. 


ㄱㄷ끝 살라진 구멍의 민감한 곳들. 튀어나온 ㄱㄷ 둘레의 자극적인 부분도. 


여기저기 가장 짜릿짜릿한 곳들이 조미연의 혀와 입술로 자극된다. ㅈㅈ가 조미연의 입 안과 밖을 들락거리면서, 형용하기 힘들 정도의 강한 쾌락을 느끼게 된다. 


배선호는 쾌감에 휩싸여서 더 이상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다. 


배선호의 ㅈㅈ는 아까부터 최상의 상태로 발기가 되어 크게 부풀어 올라있다. 이정도 크기까지 풀 사이즈로 단단해진 것은 오래간만인 것 같다. 


만약 정말로 조미연이 배선호의 ㅈㅈ의 크기를 확인할 목적뿐이었다면, 이것으로 충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조미연은 멈추지 않는다. 


조미연의 입술과 혀는 멈추지 않고 배선호 ㅈㅈ의 여기저기를 빨고 물고 핥고 문지른다. 


조미연 손은 커다랗게 자라난 배선호의 ㅈㅈ를 조심스럽게 붙들고, 입안 깊숙한 곳까지 집어넣었다가 뺐다가 하는 일을 반복해준다. 


오랄 섹스를 하면서 이렇게 강한 자극을 받아보는 것은 생애 처음이다. 


배선호가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운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조미연은 멈추지 않는다. 


견디기가 어려워진 배선호는 이러다가 조미연의 입속에다가 화악 싸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근데 그 순간 한참을 배선호의 ㅈㅈ를 흡입하고 있던 조미연이, 머리를 귀로 넘기는 동작을 하다가 배선호와 눈이 마주친다. 


그 눈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쫄지 말고 질르려면 질러, 사내 ㅅㄲ가.


순간 배선호도 그 메시지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과감해진다.


주업—주업—


조미연의 입의 움직임은 더더욱 강렬해졌고, 배선호도 허리를 슬슬 움직이면서, 그 움직임에 몸을 동참한다. 


처업- 처업-


퓨웃- 퓨웃-


마침내 배선호가 절정을 맞이하는 순간이 온다. 배선호는 조미연의 입 안에다가 기다란 정액의 줄기를 시원하게 내지른다.


조미연은 쩌업쩌업 소리를 내가면서 싸질러 나온 정액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도 목뒤로 삼켜 버린다. 


씨익. 


마침내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며 조미연이 자리에서 일어난다. 배선호는 심장이 쿵 하고 터질 것 같다.


공포감이 줄어들면서, 조미연의 얼굴이 굉장히 미인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다. 그리고 눈앞에 서있는 여체의 몸매 라인이 더 할 나위 없이 섹시하고 매력적이라는 것 또한.


조미연이 큭큭거리면서 말을 잇는다.


“흐흐흠.. 이만하면 합격이야. 배선호. 뭐 어디가서 작다는 소리는 안 듣겠네. ㅋㅋㅋ”


배선호의 ㅈㅈ는 금방에 사정에도 불구하고 그 위세를 잃지 않고 있다. 아니 지금 눈앞에 있는 비현실적인 미모의 존재에게 더 본격적으로 달려들고 싶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조미연도 입맛을 한번 다시더니 배선호와 눈을 마주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계약서에 사인을 해 보실까?”


이 말과 동시에 조미연은 배선호를 한쪽 팔로 끌어안는다. 그리고 기다란 베개를 들어서 옮길 때처럼 자기의 팔과 옆구리 사이에 배선호의 몸을 끼어서 들어올린다. 


흐읍—


조미연의 울퉁불퉁하고 두꺼운 팔, 그리고 돌벽처럼 단단하도 두터운 몸통사이에 끼이게 되자 배선호에 입에서 살짝 신음 소리가 새어 나온다. 


조미연이 상상을 초월하는 힘과 비현실적인 내구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오늘 몇 번이나 보아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자기 몸을 거기에 부딪혀 보는 것은 또 다른 경험이다. 


조미연은 고개를 돌려서 배선호를 쳐다보면서, 뭐 이정도 가지고 그러냐는 듯 피식 하는 웃음을 터뜨린다. 


사실이다. 지금 이 자세에서 조미연이 팔과 몸에 힘을 주면 배선호의 몸 따위는 벌레를 잡을 때처럼 터뜨려서 죽여 버릴 수 있다. 아까 그런 모습을 여러 번 보여 주었지 않았던가? 지금은 그냥 살살 놀아주고 있을 뿐이다. 


성큼- 성큼-


조미연은 배선호를 옆구리에 끼어 든 채로 큰 걸음으로 공터를 다시 가로지른다. 조미연이 향하고 있는 곳은, 아까 맨 처음 타고 왔던 최영근의 고급형 세단이 서 있는 곳이다. 


자동차의 문은 여전히 덩그러니 열려 있다. 아까 최영근이 끌려 나올 때의 흔적이다. 그 때의 격렬했던 저항 때문에 한쪽 문의 유리창이 다소 깨져 있다.  


조미연은 배선호를 내려놓더니, 자동차의 문 쪽으로 접근한다. 


꾸지직—


엄청난 소리가 난다. 배선호의 눈에 조미연이 맨손으로 자동차의 문을 뜯어내고 있는 모습이 들어온다..


자동차문 경첩 부분의 플라스틱 커버와 그 안에 들어있던 금속제 부품들이 와장창 박살이 나면서 흩어져 떨어진다. 


조미연은 떨어져 나간 문짝을 한 쪽으로 휘익 하고 던져 버린다. 두꺼운 철판으로 만들어진 승용차의 문짝은 종이비행기처럼 가볍게 날아가더니, 엄청난 소리를 내면서, 공터 반대편에 떨어져 버린다. 


새삼스럽지만 조미연은 배선호 앞에서 다시 한번 자신의 힘을 과시해 보여준 것이다. 



https://www.deviantart.com/musclecomics/art/Argument-With-Rich-and-Famous-Sessionee-963285635


눈앞에서 조미연의 근육질의 몸이 초월적인 힘을 발휘하는 모습에, 배선호는 왜인지 모르게 굉장한 성적인 흥분감을 느낀다. 배선호의 ㅈㅈ는 아까 오럴 자극을 받을 때 이상으로 크게 부풀어 오른다. 


조미연도 배선호를 바라보면서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사악한 미소를 짓는다. 


부우우욱—


힘차게 발기해 있는 ㅈㅈ가 덜렁덜렁 드러나 있는 벌거벗은 하체와는 달리, 배선호의 상체는 아직까지도 얌전한 와이셔츠 차림이었다. 그 와이셔츠를 조미연이 손으로 잡아서 찢어 버린다. 


조미연은 배선호를 차 안으로 밀어 넣는다. 


자동차 뒷자석에 비스듬하게 기대어 앉은 자세로, 배선호는 기대감에 몸이 두근거린다. 배선호의 ㅈㅈ는 평생 겪어보지 못했던 강직도를 보이며 흥분하여 부풀어 올라 있다. 


훌렁—


조미연도 아직까지 몸에 걸치고 있던 검정색 브래지어를 기품 있는 동작으로 벗어 던진다.  그렇지 않아도, 아까 조직원들을 학살하는 과정에서, 브래지어는 여기저기 상처가 나고 망가져 있었다. 조미연도 망가진 브래지어 따위는 별로 아깝지 않은 듯 그냥 땅바닥에 던져 버린다.


조미연의 풍만한 맨가슴이 한여름의 밤바다처럼 반짝거리면서 출렁인다.


배선호는 속옷 차림으로 돌아다니면서 조직원들을 학살하는 모습을 지켜보느라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조미연이 브래지어를 벗어 던지는 모습을 보는 순간, 저 유방이 얼마나 아름답고 유혹적인 존재인지를 다시 인식하게 된다. 


바위처럼 단단한 근육질의 프레임 위로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며 솟아오른 한 쌍의 유방은 압도적인 부피감만으로도 놀라운 시각적인 충격을 선사한다. 


맨질맨질하고 말끔해 보이는 피부. 커다란 구체 사이에 어두운 그림자가 들어선 깊이 파인 계곡. 그리고 그 정상 부분에서 탐스럽게 뾰족 튀어 올라, 유혹하는 목소리로 속삭이는 유두….


더 이상 붙잡아주는 브래지어가 없기 때문인가? 조미연이 팬티까지 내려서 벗어 던지는 동안, 그 탱글탱글한 가슴은 아까 보다 훨씬 더한 정도로 출렁출렁 흔들린다. 


그야말로 욕망의 덩어리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배선호는 아찔아찔한 기분이 든다. 


씨익 하는 사악한 웃음을 지으면서, 조미연이 자동차 안으로 들어온다. 


섬뜩하고 위엄있고 강하고 아름다운 모습. 


자기의 굴 속에 사냥감을 먼저 던져 넣은 다음, 그 뒤를 따라서 굴 안으로 들어오는 호랑이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 같다. 


그것도 사냥감의 입장에서. 


조미연은 비스듬히 기대어 앉은 배선호의 몸 위로 걸터앉으며 올라온다. 


대형 고급 승용차라 키가 큰 두 사람이라도,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공간을 제공한다. 거기에 조미연이 차문을 부수어 놓은 덕분에, 차 바깥쪽으로 다리를 뺄 수가 있어서 여유를 더한다. 


조미연의 얼굴이 배선호의 얼굴 바로 앞에 놓인다. 굉장히 아름다운 얼굴임을 부정할 수 없다. 


조미연의 입술이 배선호 입술 위에 놓이면서 열정적인 키스가 시작된다. 부드럽고 뜨거운 입술. 맨들거리는 얼굴의 피부. 꿈틀거리는 혀.


뜨거운 키스도 감각적이지만, 사실은 그보다는 조미연의 몸과 자신의 몸이 맞닿는 느낌이 훨씬 더 배선호의 리비도를 뒤흔든다.


묵직하고 단단한 느낌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조미연의 온몸은 어디를 보아도 극상의 근육질로 이루어져 있다. 


항아리처럼 커다란 허벅지의 커다란 근육 덩어리들. 쭉쭉 줄이 그어져서 갈라진 복근과 옆구리의 기다란 근육들. 동그란 모양을 만들며 선명하게 갈라진 팔 근육들. 


조미연의 근육질의 몸 어디에 닫더라도, 매끈한 비단으로 감싼 단단한 강철에 몸을 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두 사람의 몸을 조금씩 움직일 때마다, 조미연의 근육조각들이 만드는 선명하고 울퉁불퉁한 굴곡이 배선호의 몸을 간지르듯 문지르고 지나간다. 


그리고 풍만한 가슴. 


몸에 닿았을 뿐인데도 탱글탱글한 탄력과 빵빵한 부피감이 피부를 건너 그대로 가득하게 느껴진다.  


조미연 몸의 딱딱한 다른 부분들과는 달리 맨들맨들한 피부 아래의 유방은 푹신푹신하고도 쫄깃쫄깃한 기분 좋은 탄성을 느끼게 한다. 


아름다운 유방의 끝부분에 튀어나와 있는 유두 역시 배선호의 몸을 기분 좋게 긁어준다.  

 

키스가 끝나고 나자, 조미연은 이번에는 자기의 몸을 더 위로 세운다. 그러더니 배선호의 얼굴을 붙들고 자기의 가슴 사이에 푸욱 묻어버린다. 


천상의 쾌감이 배선호에게 찾아온다. 


배선호의 얼굴은 조미연의 크고 탄력 있는 유방 사이에 완전히 파묻힌다. 


휘둥그레 튀어나온 한 쌍의 유방은 팽팽한 탄력과 압도적인 부피감으로 배선호의 얼굴을 앞뒤 양옆에서 부드럽게 압박하며 누른다. 


시야가 가리고 코와 입안에 조미연의 살내음이 가득해진다. 


배선호는 조미연에 몸에 묻어 있는 핏자국의 매케한 냄새에는 진작에 익숙해져 있다. 


대신 조미연의 매끄럽고 부드러운 가슴이 코와 입과 볼과 얼굴 전체에 문질러지는, 기분 좋은 느낌만이 배선호의 감각 체계를 뒤흔든다. 


시야가 가려지고 숨을 쉬기가 조금 힘들어 졌지만, 배선호는 지금의 이 자세에서 얼굴을 떼어내고 싶지 않다. 


배선호의 두 손도 자연스럽게 조미연의 몸을 더듬으며 탐한다. 


한 쪽 손으로 지금 자기의 얼굴을 기분 좋게 짓누르고 있는 조미연의 가슴의 아랫부분을 만져본다. 


배선호의 손으로는 그 큰 부피의 가슴을 도저히 다 담을 수가 없다. 이리저리 손을 돌려가며 뭉클뭉클 주물주물 손 안에 들어오는 부분을 만지고 더듬을 때마다, 배선호의 손바닥과 손가락 끝에 느껴지는 짜릿한 촉감은, 지복이라는 말의 정의와도 같다. 


배선호의 다른 손은 조미연의 허리를 껴안듯이 타고 넘어가서, 우둘투둘한 등을 쓰다듬고 만진다. 


그 느낌 또한 굉장히 낯설고 짜릿하다. 


아까 지켜봐서 알고 있지만, 조미연의 등을 말하자면 근육의 바다다. 


곧게 쭈욱 척추를 따라 내려온 선분을 중심으로, 길고 짧은 자잘한 근섬유들이 오밀조밀하게 모여들어서 단단하고 아름다운 근육의 바다를 만든다. 


배선호의 손가락 따위로는 아무리 눌러도 흠집도 안가는 단단한 몸. 성난 황소처럼 부풀어 올라 이리저리 얽혀 있는 근육의 능선. 


배선호는 어지럽게 얽혀 있는 근육덩어리들의 굴곡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며 그 신비를 열성적으로 탐색한다. 


그러는 사이 배선호의 ㅈㅈ는 아까부터 빨리 본 게임에 들어갈 것을 요구하면서 힘껏 솟구쳐 올라있다. 


배선호의 얼굴을 가슴 계곡에서 풀어준 조미연은 배선호가 입으로 유두를 애무할 것을 요구한다. 


할짝- 할짝-


쭈억- 쭈억-


배선호는 게걸스럼게 조미연의 유두를 빨고 핥고 깨물어 가면서 필사적인 애무를 가한다. 배선호의 입과 혀에서는 꿀처럼 달콤한 맛을 느껴진다. 


배선호가 한참을 최선을 다해 애무를 하고 있던 무렵, 조미연이 또 다시 몸을 살짝 비튼다. 조미연의 몸도 이제 충분히 뜨거워 진것이다. 



https://www.deviantart.com/yilx/art/Looming-Abs-878229960



조미연이 스쿼트를 하듯 몸을 움직이더니 자신의 하복부 사타구니 부분을 배선호의 ㅈㅈ 위에다가 맞춘다. 흥분되어 솟구쳐 있는 배선호의 ㅈㅈ 끝 주변에 조미연의 사타구니가 닿으면서 짜릿한 기대감이 든다. 


푸우욱-


한순간에 조미연의 ㅂㅈ가 배선호의 ㅈㅈ를 먹어치운다. 


“흐으읍—”


교합의 순간에 배선호는 몸을 살짝 떨면서 입에서 교성을 스며 낸다. 하지만 조미연은 별다른 표정이 변화 없이 여전히 사악한 미소를 띄며 배선호를 내려 보고만 있다. 


그리고는 조미연의 몸동작이 시작된다.


처억- 처억-


지금의 움직임은 숫제 조미연이 주도한다. 배선호는 수동적으로 뒷자석 의자에 몸을 기대고 앉아서 ㅈㅈ를 세우고 있을 뿐이다. 


조미연의 복근과 허벅지의 근육이 팽팽하게 긴장해서 꿈틀거리면서 움직인다. 그 때마다 조미연의 몸은 추진력을 얻어서 배선호의 몸 위에서 위아래 앞뒤로 왕복 운동을 반복 한다. 


처억- 처억-


삐걱- 삐걱-


조미연의 몸이 힘있게 움직일 때 마다, 배선호의 ㅈㅈ는 엄청난 쾌감에 휩싸이게 된다. 


조미연의 ㅂㅈ는 배선호의 ㅈㅈ를 엄청난 압력으로 꽈악 붙들고 사방에서 눌러준다. 


조미연의 몸이 움직이면서 배선호의 ㅈㅈ가 ㅂㅈ 속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왔다가를 반복할 때마다, 배선호 ㅈㅈ의 민감한 부분들은 엄청난 자극을 받는다. 


이렇게 자극적인 섹스는 생전 처음 경험해본다. 


단순히 ㅈㅈ의 교감 신경에 느껴지는 동물적인 자극만이 전부가 아니다. 


시각적인 자극이 있다. 


조미연의 몸이 앞뒤 좌우로 다이나믹하게 움직일 때마다, 압도적인 부피와 미학적인 자태를 과시하는 조미연의 유방도 출렁출렁 흔들리며 요동을 친다. 


그 모습을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배선호의 두뇌에는 정욕이 끝없이 계속 재충전된다. 


위압적인 모습의 어깨 근육의 능선도 마찬가지다. 


불끈불끈 솟아오른 어깨 근육이 만드는 능선이 그렇게 섹시하고 아름다운지 배선호는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돌맹이 같은 근육 덩어리들이 팽팽하게 움직이고, 근육 덩어리들 사이의 선분이 짙어질 때마다, 배선호는 감탄과 함께 성적 충동을 받게 된다. 


강철의 벽과 같은 복근도 그러하다.


정신없이 펄럭거리는 유방 아래쪽에서 바둑판처럼 갈라진 네모진 복근은 그 중심을 잡아주며 안정적인 에너지를 두 사람의 쾌락에 제공한다. 


위엄있고 아름다운 모습에 배선호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앞으로 수그리고 손을 뻗어서 조미연의 복근을 만져보게 된다. 


아까도 보지 않았는가? 평범한 인간들이 휘두르던 창과 칼 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막아내던 무적의 신체다. 성채를 이루는 화강암 벽돌 같은 복근의 블록들은, 무적의 신체의 절대적인 강도를 상징하는 존재처럼 보인다. 


근육과 근육 사이. 동그란 배꼽과 그 주변. 반달 모양의 선과 사선으로 올라간 옆구리의 근육들. 


배선호의 손가락은 그 강인한 아름다움을 숭배하는데 정신이 없다. 


마침내 배선호의 양 손이 조미연의 탄력 있는 엉덩이 부분에 위치한다. 가슴과 마찬가지로, 초인적인 수준으로 단단한 돌덩이 같은 조미연의 몸에서 가장 인간적인 부분이다.  


부드러운 피부. 탱탱한 탄력. 그리고 혀를 두르게 하는 부피감.


왕복운동을 하고 있는 조미연의 움직임의 박자에 맞춰서 배선호의 두 손은 조미연의 엉덩이를 붙들어서 밀고 당기고 누른다. 


배선호의 입에서 쾌감에 절은 교성이 절로 새어 나온다. 조미연이 고개를 숙여 배선호에 입술에 자기의 입술을 다시 맞춘다.


시각과 촉각. 청각과 후각. 그리고 미각.


모든 감각이 번갈아 가면서, 혹은 한꺼번에 이루어진다.


프즈즈즉- 프즈즈즉-


최대한으로 즐기고 싶어 하던 배선호지만, 도저히 견디지 못할 사정감이 갑자기 찾아온다. 


또다시 굉장한 양의 정액이 배선호의 ㅈㅈ에서 분출되어, 조미연의 몸 속을 채운다. 


ㅂㅈ 바깥으로 하얀 방울들이 흘러내리는 것을 조미연도 느꼈는지, 배선호를 내려보면서 실실 웃음을 띈다. 


조미연은 배선호를 바로 놓아주지 않고 잠시동안 자세를 유지한다. 


그리고 몸을 떼어낸 다음 배선호가 잠시 숨을 돌리게 놓아준다. 


물론 이것으로 끝난 것이 아니다. 


조미연은 자연스럽게 배선호를 의자에서 일으킨 다음, 이번에는 자기가 의자위로 기대어 눕는다. 그리고 유혹적인 자세로 배선호를 부른다. 


… 


조미연은 배선호를 쉽게 놓아주지 않았다. 배선호의 몸에서 마지막 에너지가 다 떨어질 때까지 쉼 없이 배선호의 몸을 굴리면서 탐했다. 


뒷좌석에서. 앞좌석에서. 운전석에서. 


그리고 밖으로 나가서 본네트 위에서. 


아니면 트렁크에 몸을 앞으로 기대고. 


자동차의 안과 밖을 오가면서 가능한 모든 자리와 자세로 조미연은 배선호와의 성애를 반복했다. 


반복해서 여러 번 하면 할수록 배선호와의 계약이 굳건해지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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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마무리되었을 때, 이미 시간은 늦은 밤이다.


기운이 전부 빠져버린 배선호는 기진맥진하여, 자동차 뒷자석에 몸을 기대어 앉아 있다. 몸을 추스려서 옷을 주어 입으러 갈 힘도 없다.  


반면 여전히 에너지가 넘치는 조미연은, 차 바깥에서 옷을 입는 중이다. 


땅바닥에 던져 버린 망가진 속옷은 구태여 다시 주워 입지 않는다.  


자동차 지붕위에 접어서 올려 두었던 사무용 정장 피스를 맨 살 위에 다시 챙겨 입을 뿐이다. 스타킹. 펜슬 치마. 블라우스. 자켓까지. 


그리고 익숙한 동작으로 풀어헤친 머리카락도 다시 돌려서 묶어 올린다. 


이렇게 다시금 머리를 묶어 올린 조미연의 모습은 조금 전에 괴물과도 같은 힘으로 폭력조직원들을 학살하던 존재와는 굉장히 달라 보인다. 


어느 사이에 회사에서 가끔 보던 차가운 사무직 직원의 모습으로 되돌아와 있다. 


살육과 성애의 흥분이 가라앉은 차가운 말투로 조미연은 배선호에게 몇 가지를 묻고, 계획하고, 지시한다. 배선호도 아직 자신의 이성이 성적인 흥분감에서 완전히 되돌아오지 않았지만 최선을 다해 대답한다. 


“… 오늘 일 뒤처리는 박장수 쪽에서 일하던 사람들 통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최영근의 놀라운 싸움 실력 때문에, 박장수를 포함한 일행이 전멸해 가면서, 간신히 최영근을 잡아낸 것으로 말입니다.”


“… 테라니움 쪽에서 흘러 나간 자금은 최영근이 죽은 이상 끝내 찾아내지 못하도록 진행될 것입니다. 박장수까지 죽은 이상, 이후 뒷수습은 아무래도 김하진 계파에서 나설 것 같은데, 그 쪽을 쳐내면 제가 올라갈 길이 생깁니다.”


조미연은 차가운 미소를 지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며 속삭이듯 말한다. 


“어떤 놈을 제거해야 할지, 어떤 놈에게 겁을 줘야 할지, 어떤 놈을 자기편으로 만들지, 어떤 놈을 돈으로 사야 할지. 잘 생각하라고… 1년이야. 1년안에 테라니움 먹는 거야, 알겠어?”


조미연의 말에 배선호는 침을 꿀꺽 삼키면서 다짐하듯 고개를 끄덕인다. 


조미연은 그 밖에 몇 가지 지시사항을 배준호에게 남긴다. 연락은 자기 쪽에서 남긴 다는 것. 정기적인 보고는 어떤 채널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정산 기준을 비롯한 서류적인 문제들은 추후에 자세한 내용을 가르쳐 주겠다는 것 등등. 


이런 이야기를 할 때의 조미연의 모습은 냉철한 사업가처럼 보인다.


그리고 물론 조미연은 자신에 관한 모든 내용을 철저한 비밀로 남길 것을 당부한다. 


“… 아, 그리고 가짜 신분 하나 만들어 놔. 20대에서 30대 여자로. “


어리둥절해하는 배선호에게 조미연이 싱긋 웃으면서 이야기한다.


“내년에 배선호가 테라니움 회장님 되었을 때 조미연이라는 사람이 다시 또 비서실장을 하게 되면 그것도 웃기지 않겠어? 머리모양이랑 화장 스타일 바꾸면 의외로 사람들은 여자 얼굴 잘 못 알아보거든.  회장님 비서 몸매만 좋으면 되었지, 안 그래?” 


이제 조미연은 마침내 길었던 오늘을 마무리한다.


“자, 그럼 내 다음 연락을 기다리도록 해. 배선호씨. 함께 일하게 되어서 반가워. 행운을 빌어.”


이 말을 끝으로 조미연은 몸을 돌려 총총히 걸어 나가기 시작한다. 공터를 가로질러 공장의 출입문 바깥으로. 


현실인 듯 환상인 듯 그렇게 조미연은 배선호의 눈앞에서 사라져간다. 


배선호는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오늘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벌거벗은 채로, 문짝이 뜯어져 나간 고급 승용차 뒤자석에 기대서 기진맥진해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은 또 어떤가? 스스로 생각해 봐도 너무나 기이한 상황이다. 


하지만 공터 여기저기에 죽어서 나자빠져 있는 조직원들의 시신은 지금 이곳 여기가 현실의 한가운데 라는 것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든다.


조미연이라는 여자, 그 이름도 사실은 최영근이 구해준 가짜 신분이겠지만, 이 여자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지 배선호는 알 도리가 없다.  아마 앞으로도 절대로 본인이 알게 될 일은 없을 것이다. 


그 여자는 그저 배선호에게 계약을 준수할 것 만을 강요할 것이다. 


이 여자는 자기 말고도 얼마나 많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한 계약을 맺고 있는 것일까?


배선호의 시선은 공터 한가운데 나뒹굴고 있는 최영근 회장의 시신에게로 옮겨간다. 


그리고 그것이 혹시 자신의 미래의 모습인지를 심각하게 고민해 본다. 


하지만 지금 와서 돌이킬 수는 없다. 


배선호는 마음을 가다듬으면서 입술을 꼭 깨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