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dennis0203입니다.

지난번에 한국지엠 소식에 맞춰, 차를 선정해 봅니다.

 

한국지엠이 군산공장을 뺀다는 오보 때문에 한동안 난리통이 났었죠?

사실 이 주제에 어울리는 차가 더 있긴 한데, 이미 한번식은 다뤄 본 차들이라 다른 걸 골라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선정한 차가 한국에서 훨씬 낮익은 얼굴이라는 건 덤이고 말이죠 ㅎㅎ.

 

나무위키 문서 - 홀덴 카프리스

 

 

 

자동차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은근히 낮익은 얼굴같지요? 대한민국에서는 "대우 베리타스"나 "대우 스테이츠맨"으로, 미국에서는 "쉐보레 카프리스"로 판매된 이 차는 "홀덴 카프리스"입니다.

 

같은 이름의 자매차로 스테이츠맨도 존재하는데, 스테이츠맨이 좀 더 저가 시장을 맡았고 카프리스가 실질적인 기함이에요. 고성능 버전으로는 그란지, 현지 발음으로는 그라인지가 HSV를 통해 만들어진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둘 다 카프리스로 통합되었고, 2017년까지 생산할 예정입니다. 미국에서는 텍사스같이 호주 환경이랑 비슷한 몇몇 주에서 꾸준한 수요가 있어서 호주 공장이 바쁘게 돌아가는 편이거든요.

 

본래 스테이츠맨과 카프리스가 등장한 때는 1990년. 코모도어 기반의 대형차가 필요할 때 만들어졌습니다. 당시 호주 시장에서는 내수시장용 대형차로서는 포드 LTD와 페어레인만 독주하고 있었는데, 1984년에 대형차 시장을 그만둔 홀덴에서 스테이츠맨/카프리스를 만들면서 다시 대형차를 만들기로 결심했지요.

 

 

코모도어가 그랬듯이 카프리스/스테이츠맨은 지금까지 총 3세대에 걸쳐서 만들어졌는데, 한 세대마다 10년씩 생산되면서 서서히 진화와 숙성을 거듭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중에서 2세대의 최후기형 모델이 국내에 들어와 "대우 스테이츠맨"이 되고, 3세대 초기형이 "대우 베리타스"로 국내에서 판매되었습니다. 그 중에서 1세대와 2세대는 GM V-바디 플랫폼을 사용했는데, 이 플랫폼은 대우 프린스와 로얄 시리즈, 레코드 로얄 시절로 거슬러올라가는 유서 깊은 플랫폼입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대우자동차하고 인연이 깊은 차종이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죠? 3세대 모델은 쉐보레 카마로, 폰티악 G8 등이 쓰는 제타 플랫폼을 사용했고요.

 

스테이츠맨/카프리스는 살아있는 동안 코모도어와 함께 홀덴의 얼굴마담격 고유모델이자 든든한 동반자였고, 2017년에 호주 현지공장이 없어질 때까지 그 자리를 챙길 예정인 동시에, 한동안 기함급 차가 없었던 대우자동차에게 기함 자리를 잠시나마 매꿔주는 데 기여했던 점을 감안하자면, 어떻게 보면은 "의리 있는(?)" 차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의리"라고 하기에는 좀 뭣한 구석도 있긴 했지만, 홀덴과 지엠대우자동차 입장에서는 이런 면도 없잖아 있을 것도 같았거든요.

 

 

 

그런 점을 감안하자면, 홀덴 카프리스/스테이츠맨이 단종되는 날, 우리는 스테이츠맨과 카프리스를 추모할 이유가 충분히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리하고도 꾸준히 연줄이 있어 왔던 차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은 이 차의 일생을 통해서 지금의 한국지엠이 어떤 상황인지를 다시 되돌아보게 만들기도 하니까요. 그리고 제타 플랫폼으로 하여금 머슬카의 부활을 맛보았거나 경찰차로 어느 정도 수요가 있었던 미국이라던가, 이 차가 꾸준히 만들이전 호주에서는 더할 말이 없을 거고요.

 

그 날이 온다면 호주 현지생산차의 역사도 막을 내릴테고, 우리도 스테이츠맨과 카프리스를 위해 추모하고 있을지도 모르죠.

2017년 말이 다가오기에 앞서, 스테이츠맨/카프리스를 위한 마지막 추모글을 미리 한 줄 남기고 가겠습니다.

 

"...Rest In Peace, Caprice and Statesman. You'll be remembered by everyone who met you bef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