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좋은밤 - Think I'm in love

; Think Away (2016)

 

 

 


 

 

*

 

많은 사람들 틈에 있어도

한번에 널 찾아낼 수 있어

you're bright so bright

설명 할 수 있는 말은 없어

그냥 그런거야 너란 이유로

I'm free I'm free




Oh I

I think I'm love with you

I think I'm in love




나도 모르게 어색해 진건

감당 할 수 없이 커진 마음에

I'm shy so shy

너의 어깨에 닿은 이후로

나조차도 낯선 나를 만났어

I Fly I Fly



Oh I

I think I'm love with you

I think I'm in love

 

 

 

사담: 황혼에 접어든 힙합의 뒤를 이어 이지 리스닝과 포크가 다시금 떠오르려 하는 요즈음. 캐스커와 롤러코스터가 판을 펼친 이래, 한창 국내 음악계를 '차갑게' 달구었던 '시부야케이'를 위시한 칠 아웃과 하우스는 이미 흘러간 음악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2000년대의 '쿨'한 열풍에 롤러코스터가 첫 앨범으로 들고 나와 반짝 관심을 받았던 애시드 재즈도 국내에 유일한 듯이 보였던 애시드 재즈 인디밴드인 크리스탈 레인의 소리없는 퇴장으로 막을 내린 듯 했었다. 7-80년대의 애시드 문화를 광적으로 좋아하는 나로써는 '일렉트로니카 애시드 재즈'를 추구한다던 그네들의 음악이 퍽 그리웠었지만, 이미 다 끝나버린 판에 혼자 앉아있을 수 만은 없는 노릇. 할 수 없이 이 장르의 바이블 격인 자미로콰이의 "Emergency on Planet Earth"와 인코그니토의 "Positivity"의 수록곡들을 되짚으면서, 새로운 '애시드'를 하릴없이 기다리며 일상을 흘러보냈다. 그리고, 평소 하우스 룰즈의 곡에 이름을 자주 올리던 "달 좋은 밤"의 데뷔 소식에 궁금해진 나는 그렇게 이들의 음악을 만나게 되었고, 그 때에 나는 막연히 '아직 애시드 재즈는 끝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바로 오늘, 바쁜 일상에 치어 세 번째 싱글이 나온지 두 달이나 지난 지금에 와서야 이들의 새 노래를 들어볼 수 있었다.

 

흔히들 애시드 재즈를 대표하는 밴드들에게는 그들만의 특징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자미로콰이의 애시드에는 디스코와 락적인 요소가, 인코그니토의 그것에는 빅 밴드를 연상케하는 대규모 구성원에서 나오는 빵빵한 브라스 파트와 그루브가, 디사운드의 그것에는 밴드 사운드와 팝적인 감수성이, 그리고 더 브랜드 뉴 헤비즈의 그것에는 훵크적인 요소가 그들로 하여금 다른 밴드와의 구분을 짓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이들과 가장 비슷한 밴드를 찾아보자면 노르웨이의 디사운드 (D'Sound)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전체적인 곡의 기조는 디 사운드의 밴드 사운드적인 느낌을 따라가는 듯 하지만, 시모네의 보컬을 메인에 두고 나머지 파트가 시모네를 받쳐주는 모양새인 디사운드와는 다르게, 달 좋은 밤은 메인 보컬인 호연의 목소리와 발을 맞추어 진행되는 평화의 즉홍적인 일렉 기타 연주로 자신들 나름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한 듯이 보인다.

 

이번 싱글에서도 그 '아이덴티티'는 확고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곡 초입에 깔리는 서인의 키보드 라인과 그에 맞추어 진행되는 호연의 허밍과 평화의 기타는 마치 "자신들은 어느 누구의 아류도 아닌 '달 좋은 밤' 이다. " 고 자신들 나름의 방식으로 선언하는 듯이 들리는 듯 했다. 다운 템포와 몽환적인 사운드가 깔리는 가운데, 곡 곳곳에 진행을 고조시키기 위한 장치들이 엿보이는데, 중반 즈음에 후렴구가 모두 끝나고 평쳐지는 이환의 베이스 솔로파트가 그 중 하나이다. 몽환적인 베이스 독주를 펼치다, 뒤이어 나오는 모두의 잼으로 곡은 절정을 향한다. 그리고 마침내 그 고조된 분위기가 의도된 엇박자를 타는 기타파트와 교차하는 보컬파트를 통해 해소되며 곡의 꼭대기이자 마지막을 장식한다.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 반복되는 코드를 이 같은 싱코페이션과 즉홍연주로 흔들어가며 흡사 보랏빛 안개와도 같은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것은 달 좋은 밤 멤버의 연주 실력에 대한 증명은 물론, 이 밴드가 곡 구성에도 일가견이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개인적으로 가삿말이 담고 있는 감정인 "사랑에 빠져 평소와는 다른 나를 만났을 때의 묘한 감정"과 곡의 분위기가 잘 맞는다고는 할 수 없을 듯 싶다. 요컨대, 몽환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것은 성공했을지언정, 원래 의도했던 감정은 다소 결여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 없잖아 있다는 것이다. 아마 사랑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모습보다는 오히려 이별을 이야기하는 데에 더 적합한 곡이 아니었나 하는 개인의 작은 사담을 곁들이며 달 좋은 밤의 소개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