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지금은 연락끊긴 친구가 있는데 얘랑 나랑 진짜진짜 절친이었어.. 지금까지 친하게 지낸 애들이랑은 느낌부터가 달랐음. 

하루에 한두번씩 통화(걔가 늘 걸었음ㅋㅋㅋ) 같은 학교일 땐 방과후에 시간 비워서 같이 코인노래방 가거나 맛있는거 옴뇸뇸 하기 다른 반인데도 쉬는시간에 같이 놀고 ㅋㅋㅋㅋ 2년정도를 질리지도 않고 이렇게 살았다.. 

성적인 느낌의 호감보단 인간적으로 너무 사랑스럽고 헌신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게 들더라. 물론 그땐 부정했지만 되돌아보니 그건 사랑이 맞음... 진짜 강렬한 감정이었어. 나는 원래 무뚝뚝한 사람인데 이정도로 누군가를 좋아할 수 있구나..싶더라. 나는 비혼주의이고 얘랑 동성이었지만 얘라면 결혼하고 싶겠다는 생각도 했음. 근데 겉으론 친구니까 이런 생각하는거 알면 얼마나 소름끼칠까 싶어 스스로 계속 부정함.


근데 얘랑 약간 이상한 분위기였던게..

며칠동안 바빠서 대충입고 다니다가 카페에서 만나기로 한 날 코트입고 오니까 잔잔하게 "너 그렇게 입으니까 좀 괜찮은거 같아." 라고 함. 빈말이랑 칭찬 절대 안하는 놈이ㅋㅋ 

헉쓰..했지만 그래? 고맙다. 마실건 시켰어? 하고 넘김


얘가 이성이랑 공적으로 단체로 만날 일 생겼고 번호 교환했다고 나한테 말함.  내가 "ㅋㅋ마음에 드는 애 있냐? 연락이라도 해봐~" 했더니 "아..됐어. 뭐하러. 너랑 사귄다고 해야겠다."말함. ㄹㅇ 다시한번 말하지만 이런 말 농담으로 할 스타일 절대절대 아니었음. 상상도 못했던 답이라 정신 혼미했지만 다시 부여잡고 미쳤냐???? 고 함 ㅋㅋㅋㅋㅋㅋ(나새끼..진짜.. )하.. 이때 전화 끊고나서 혼자 심장 부여잡고 난리부르스를 침 


얘네 고등학교에서 나랑 걔 둘다 아는 애들이 몇 있는데 

걔네들 중에 한명이 나 없는 데에서 "야 근데 ㅁㅁ(그 친구) 걔 글쓴이 얘기 하루에 두 번씩은 함." 나는 그냥 지나가다가 들었지...ㅋㅋㅋㅋㅋㅋ 이때도 심장부여잡고 헉쓰..


아무튼 내가 제일 후회되는게(미안해 이제 본론이야)

연끊기는걸 약 두 달 앞둔 시점에서 평일 중에 휴일이 생겼고 독서실에서 만났음. 밤에 같이 공부하다가 잠깐 나가서 잡담을 좀 했는데 나는 자꾸 같이 있고싶은거야.. 안그래도 바빠서 자주 못보는데.. 그래서 혼자 열심히 잔머리 굴리다가 

독서실 우리집 근처니까 밤까지 공부하고 우리집에서 자고 내일 아침에 집가라고 했음 ㅋㅋㅋㅋㅋ 

걔도 재밌겠다면서 알겠다더라

어째어째 우리집 왔는데 새벽이라 바로 자야됐는데 우리집이 너무 고요했음..가족들이 자고있어서. 그리고 우리집 소리 진짜 울리거든 ㅋㅋㅋ 

아무튼 이것저것 먹고 얘기좀 하다가 나는 침대에 눕고(얘가 침대 나 쓰래서...ㅋㅋ) 얘는 바닥이불에 누웠는데 

추운 날씨도 전혀 아니었고 침대 자라고 할때도 한사코 거절하던 놈이

 야..근데 나도 침대 올라가도 돼? 이러는거야 ㅋㅋㅋㅋ

순간적으로 심장이 쿵 하는데 얘가 왠지 올라오면 나한테 몸장난을 칠 거 같은거... 안그래도 엄마가 나랑 얘 사이 유심히 보는 것 같은데.. ㅋㅋㅋ 사실 어!! 당장 올라와!!! 하고싶었지만... 나도 모르게.."왜, 추워? 내가 내려갈게. 니가 올라와."

해버림 ㅠㅠ 개등신 ㅠㅠㅠ 한번만 더 요구했으면 못마땅한척 그래..올라와라 했을건데 얘가 시무룩하게

"아니..됐어." 하는거 ㅠㅠㅠㅠㅠ 

그래서 그냥 잠 ㅋ 솔직히 좀 기대했는데 어그러져서 아쉬웠음. 속으로 '다음에 우리집에서 재울 때 같이 자지 뭐.' 했는데 그런 일은..없었다...

어느순간 연락이 끊겼어...ㅎ 

잠 안와서 주저리주저리 해봤다 잘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