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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항상 누군가한테 조언을 해줄 때 네가 원하는 대로 살아라, 행복한 대로 살아라, 조건 따지지 말고 하고싶은 거 해라 인생은 한 번 사는 거니까 이런 식으로 한단 말이야?


내 삶도 정체성, 지향성 제외하고 보더라도 계속 그런 식으로 살았고. 지금도 내 열정을 불태우는 순수 학문을 연구하고 있으니. 오픈리는 아니지만 트랜스인 걸 굳이 숨기려고 하지도 않고, 누가 물어보면 쿨하게 그렇다 하고, 그 사람이 싫어하면 '나 같은 멋진 사람을 잃은 저 사람이 손해지' 하는 마인드고, 동성 애인을 친구가 아니라 애인으로 소개하고 다니고, 굳이 내 정체성이나 지향성을 무슨 단어로 규정지으려 하지 않고. 그 단어가 아니어도 나는 그냥 나니까. 내가 느끼는 대로, 행복한 대로 살면 되지 하는 생각이고.


그런데 생각해보면 그게 사실 내가 성소수자라는 것만 제외하면 나머지 거의 대부분의 특성들이 사회적으로 강자의 입장에 있는 것들이라 내가 그런 태도로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국계 한국인에 고소득 부모에게서 태어나고, 몸에 장애 없고, 학벌 좋고, 외모 좋고, 좋은 친구도 많고, 가족한테 직업적 꿈과 정체성, 지향성이 지지받고, 학업과 트랜지션에 금전적 지원도 받고, 패싱도 수월하고.


이과라 그런 것들에 대해서 별 생각이 없었는데, 그리고 사실 내가 못 가진 성 정체성 부분에서의 정상성에만 신경을 썼지 내가 가진 것들에 대해서는 거의 인지하지 못했는데, 사회학 쪽 하는 사람이 퀴어에 대해 연구한 논문을 읽다가 나한테 설명해주는 걸 들어서 내가 좁은 시야로 남들한테 함부로 말했나 하는 고민이 자꾸 생기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