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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었다. 친구들은 패션이랍시고 생활복 상의에 체육복 반바지를 입고다니고 토시를 차고 다니는 아이도 있었던 때였다. 그때, 학교에서 내가 어떤 프로그램을 신청해서 악기를 배웠는데. 사실 그리 잘 불지는 않았지만 대충 음 아는 노래들은 아예 처음부터 악보 안보고도 부를 수 있는 정도였다. 그런데, 1학기 끝나갈 즈음에 교내에서 공연에 나가야 된다고 담당 선생님이 말씀해주셔서 음악 선생님께 허락 받고 음악실 들어가서 어떤 남자애 한명이랑 연습을 했는데. 중간에 하다가 너무 공기가 답답해서 복도 문을 살짝 열어서 문턱에 서서 살짝 걸쳐있었다. 그러다가 아는 친구가 악기에 조금 관심을 가지기에, 어떻게 드는건지 알려줬었다. 물론 바로 앞 복도에서. 그 친구가 이리저리 들고 내가 알려주는 찰나에 같은 악기를 같이 배우는 여자얘가 지나갔다. 나와 내 친구, 악기를 쳐다보고는 그냥 가는 듯 싶었는데. 이 사실을 이제부터 나와 적대할 여자애한테 알려줬나 보다. 왠지는 모르겠는데 다시 안으로 들어가서 연습을 하는동안 그걸 음악 선생님께 가서 일러 바쳤나보다. 걔랑 별 적대라고 할건 없었는데 ㅋ 근데 아무튼 걔가 일러바치고 선생님 말 듣고 나한테 왔나보다. 나한테 "음악 선생님이 악기 바깥으로 빼면 아예 못불게 한데." 이러고 신경질적으로 말을 했다. 순간 그 여자애가 이 문제의 여자에게 알려준건가 싶고 또 왜 얘는 제 3자 주제에 나한테 지랄을 하는지 매우 짜증이 나서 나도 퉁명스럽게 답했다. 뭐라 했는지 기억 나진 않지만 그랬다. 그러더니 그 여자애가 기분이 상했나보다. 그러더니 갑자기 이상한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음악선생님이 어쩌고~ 저쩌고~ 내가 어쩌고~ 저쩌고~ 이런식으로 말을 떠벌리는데 그때 걸리는게 한가지 있었다. 걔가 이랬었다. "네가 나 이상한 소문 퍼트리는거 안다." 이러더라. 난 매우 황당했다. 솔직해지자면, 난 걔와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는데 걔가 2번이나 남자애를 만나서 빼빼로 데이까지 사귀었다가 바로 찼다는걸 친구한테 들은적이 있었는데, 가끔도 아니고 매우 가끔 친구랑 만나서 할 얘기 없으면 대충 내가 물어보는 식으로 그거에 대해서 이야기 한건 없다. 그리고 믿지 못할 친구 앞에서도 그걸 말한적이 없었다. 남의 이야기를 없는곳에서 함부로 입에 올리고 입에서 꺼낸건 매우 큰 잘못이자 나의 실수이다. 그렇지만 고작 그런거 하나라면은 얘가 그렇게 단정적이게 날 몰아붙일 명분이 부족했을것이다. 난 너무 화가나서 "누가 그러는데?", "증거라도 있어?" 이런식으로 짜증섞인 말을 꺼냈다. 걔는 "내가 왜 알려줘야되?" 이런식으로 답을 했다. 그리고 언쟁은 절정에 다다렀다. 그와 함께 난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그렇다. 그때부터 울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최대한 내 나름대로 방어를 했다. 근데 눈가가 따갑도록 아프면서 말을 하려니 그게 너무 힘들어서 대충 언쟁을 끝냈었다. 걔가 나가고 그때 잠시 밖에 나가 있었던 악기를 같이 불었던 남자애가 들어왔다. 아. 눈물을 참아야 하는데. 그 남자애가 옆에 있었는데 난 울기 시작했다. 훌쩍훌쩍. 더 나오려는걸 겨우 참은거다. 그때부터는 말도 나오지 않았다. 걔가 계속 나한테 괜찮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겨우 정신을 부여매고 괜찮다고 가라고 말하면서 손을 벌렁거렸다. 그 녀석이 나가자 울음이 더 터져 나왔다. 정말 상상할수도 없을 정도로, 숨도 쉬기 힘들정도로 눈물이 나왔다. 지금이야 왜, 도대체 왜 운건지 이해가 안되지만 울음은 그칠줄은 몰랐다. 그때 음악실에는 아무도 없었는데 그때 내가 음악실 내에 또 작게 합주실이 있어서 거기 있었는데 정말 엄청나게 흐느꼈다. 그러다가 내가 그 여자얘랑 싸운걸 본것같은 어떤 여자애가 우리반 담임선생님을 데리고 왔다. 씨발. 난 지금 우리반 담임선생님. 그것도 여자 선생님 앞에서 이렇게 흐느끼고 있었다. 씨발 씨발... 선생님이 가까이 오셔서 왜 우냐고 날 조금 달래주셨다. 난 거의 외계어 가까운 말투로 "내가 왜 학교까지 와서 이런짓을 하야하지" 이런 말을 씨부렸다. 그때 겨우 선생님한테 괜찮다고 알아서 하겠다고 겨우 선생님을 보내고 그냥 반으로 가서 누워있을려고 했다. 아뿔싸. 난 지금 치고박고 싸우느라 점심시간에 늦었다. 우리반 복도쪽을 가니 전부 휑하게 비어있었다. 우리반도 앞을 가서 보니 잠겨있었다. 그래서 복도 벽에 기대고 바닥에 앉아서 혼자 흐느끼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담임 선생님이 일부러 나 찾으신건지 우리반 복도로 다가오셨다. 걱정되는 얼굴로 선생님이 다가오셨는데. 난 이를 보고도 못본척 했다. 매일 꼰대짓에 씹선비 짓만 해오던 학급회장이 학교에서 쳐 울고있는 속면을 보여준거니까. 난 너무 부끄러웠다. 선생님은 한보씩 걸어보셨고 난 어떻게 대답을 해야할지 고민했다. 선생님이 결국 오시고, 나한테 밥 안먹냐고 여쭤보셨다. 그래서 그냥 안먹을려고요 러고 했다.(우리 학교는 밥 안먹으면 혼남) 그러니까 선생님이 계속 이것저것 말 걸어주셨는데 내가 복도에 홀로 걸터 앉아있는 모습아 안쓰러우셨는지 우리반 옆에 바로 상담실이 있었는데 갑자기 그 선생님함테 얘좀 잠시만 부탁한다고 맡겨놓고 가셨다. 덕분에 난 딱딱한 바닥이 아니라 카우치에 앉아있었는데 상담사 선생님이 차를 한 잔 타오시더니 나에게 왜 우나고 계속 질문하셨다. 그래서 또 눈물 몇바가지씩 쏟으면서 일 설명했다. 이분도 여자셨는데 너무 부끄러웠다. 결국 난 거기서 나와서 화장실로 가서 눈을 빡빡 문대며 세수를 했다. 내 얼굴을 거울에 바라보니까 너무 비참해 보였다. 내 얼굴이 원래 좀 권위적이게 보이는데 그때의 모습은 그저 비참하기 그지 없었다. 그래도 뭐 학굔데 울었다고 소문나긴 그러니까 휴지로도 벅벅 문대고 마지막로는 항상 가지고 다녔던 향수를 뿌렸다. 그리곤 그날 일과를 잘 마무리 했다. 좀 기분이 안좋긴 했지만.


그리곤 음악 선생님이 이걸 들으셨나보셨다. 그래서 방과후에 나랑 싸운 여자애 말고 걔한테 알려준 여자얘를 데려와서 좀 이야기를 시켰다. 결국엔 이 여자얘랑은 이전에 좀 사적으로 있었던 감정들 다 풀었다. 얘는 좀 말이 통했다. 얘가 먼저 가고 선생님이랑 나랑 단둘이 이야기를 좀 나눴다. 난 내가 악기 복도 밖으로 가지고 나간거 사과 드린다고. 선생님도 그 부분은 아시겠다고 했는데 난 그 싸운여자애 하고는 서로 대화할 생각도 없다고 하시니까 이해한다고 하시고는 따로 만나보시겠다고 하셨다. 그 후로 걔하고는 봐도 아무 말 안하고 그런 관계로 지냈다. 진지하게 이때부터 생각했다. 왜 난 여자랑 이렇게 크게 다툼하면 울고 싶어하는건지. 아직까지도 이해가 안간다. 사실 말하자면, 여자가 좀 무섭긴 하다. 막 날 죽이고 때릴 것 같다 그런 의미보다는 다른 의미로써 말이다. 난 정말 왜그랬을까.

후회가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