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냉전 당시, 미국과 소련의 핵미사일이 서노를 겨누고 잇을 때, 소련에는 '둠스데이 머신' 이 있었습니다.

이 기계는 미국의 핵 공격으로 소련 수뇌부가 마비되어 핵공격 담당 장교에게 전권 위임될 상황을 가정, 적 핵미사일 발사 탐지 시 암호를 넣으면 핵이 발사되게 하는 기계입니다. 일정시간 동안 응답이 없으면 지휘부 및 통제사들이 전원 사망한 걸로 가정, 자동으로 핵을 쏘는 기기입니다.


1983년, 소련의 핵 지휘소에는 페트로브 중령이 지휘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군사위성에서 핵미사일 1발을 탐지합니다. 곧 핵미사일의 수는 5발로 늘어났습니다. 모든 소련 핵시설에는 비상이 걸렸고, 미국 핵미사일이 소련에 도달하기까진 약 25분 정도 남아 있었습니다. 그의 임무는 이런 상황에서 둠스데이 머신을 작동시켜 미국에 핵 보복을 가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만약 이 경보가 잘못된 것이라면 그는 졸지에 조국을 구한 게 아닌, 인류를 멸망시키기로 작정한 게 되는 거죠.


페트로브 중령은 경보를 받자 당황했고, 둠스데이 머신이 작동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는 암호를 입력하려다 그 찰나의 시간에 이런 생각을 합니다.


'잠깐, ICBM 5발이라고? 미국이 우릴 공격하려 한다면, 수백발을 쏴서 우리 군 시설을 단번에 없얘야 하지 않나? 왜 고작 5발이지?'

잠시 생각한 페트로브 중령은 이렇게 말합니다.

"컴퓨터 오류인 듯 하다." 그는 그러고는 둠스데이 머신을 꺼버립니다.


그리고 미국의 ICBM이 소련에 도달할 시간이 되었음에도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후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인공위성이 구름에 반사된 햇빛을 ICBM으로 착각한 거라고 합니다.


그는 인류를 구한 영웅이 되었지만, 그는 한직으로 쫓겨나야 했습니다. 자신들의 시스템에 결함이 있다는 걸 숨기기 위한 소련이 그를 한직으로 보내 숨기기 위함이었습니다.


이후 이 일이 밝혀지고, 그는 엄청난 영웅으로 칭송받았지만 2004년 모스크바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1983년에 내가 한 일이 영웅적인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그것이 내 일이었고 난 내 할 일을 했을 뿐이다."


그는 유엔을 비롯한 많은 단체에서 표창장을 받고 2017년, 조용히 숨을 거두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우발적인 실수로 인해 50년간 150번이나 핵전쟁이 날 뻔 했습니다. 위의 사례도 그중 하나입니다. 만약 그때 페트로브 중령이 ICBM을 쐈다면, 우리가 이 글을 읽는건 고사하고 인류가 지금도 살아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