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병으로 육군 갔었음


훈련소에서 기무사 면접보는데 면접자 명단에 내 이름 있어서 오ㅋㅋ 군생활 개풀렸네ㅋㅋ 하고 1시간동안 기다렸는데 갑자기 조교가 와서 야 이번엔 안뽑는단다ㅋ 우리가 설레발 쳤네 ㅈㅅ 이래서


테엥! 이럴리가 없는데스! 하고 한탄하다 X군단 사령부행 당하고 걍 잡일 커피 엑셀맨1 로의 삶을 보내고 있었음


그러다가 통합화력격멸훈련 이라는 존ㄴ나 큰 이벤트성 훈련을 한다대? 당연빳다 밀덕이면 가야지ㅋㅋ 하고 바로 따라가서 도와드리고 싶슴다! 박고 따라감


걍 땅크 쏘고 헬기 쏘고 막 비행기가 폭탄 떨구고 하는 훈련이라 기껏해야 육참정도 오겠지ㅋ 라 생각했는데 (하필 또 그때가 그 대통령 탄핵 직후여서 탑은 못올거라 생각) 좀 높은분들 온다더라?


예하 부대애들 (포병여단, 특공연대...) 개빡세게 준비하고 리허설 몇번하고 당일 됨.


근데 소령 하나가 나보고 갑자기 님이 VIP 출입소좀 봐라 그냥 얼굴, 신분증, 출입명단 비교하면 댐ㅋ 시전하고 튀었는데


씨발 존나 ??? 였음


출입명단 보니까 씨발 당시 대통령 대행 국무총리(ㅎㄱㅇ, 전 제1야당 대표) 등판하고~ 한미연합사령관 부사령관(ㅇㅎㅇ 대장,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이사람 후임) 세트로 있고 육참 공참 세트로 오고~ 해참도 온걸로 기억


우리 군단장님 이름보고 휴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한게 처음이었음ㅋㅋㅋ


아 씨발씨발 좆됐네.. .씨...펄.... 하고 땀흘리면서 셀프 리허설 하는데 갑자기 갓와대 출입증단 검은양복 이어피스 아저씨들이 (강하다) VIP 출입소는 저희가 관리하겠습니다 하시더라 갓 와 대 빛 와 대 짱 와 대 외치면서 야호~~~ 하고 놀러감


내려와서 밑에 일반 출입관리소에서 다른 사무실 선후임들이랑 노가리 까고있는데 갑자기 카메라들 개뛰어가더라? 보니까 ㅁㅈㅇ 그 분임 (당시 대선후보 자격으로 왔던걸로 기억)


그때 '그 분' 일정 따라다니던 국회의원 셋이(ㄱㅈㅍ, ㄱㄷㅁ, ㄱㄱㅅ)도 옴


근데 10미터 앞에서 처음보고 TV에서 보는것보다 왤케 늙어보이지 이런생각했음


쨌든 청와대 헬기도 보고 수리온 UH-60 휴이 별별 헬기 다봤음ㅋㅋ 막 ㅅㅂ 하늘이 헬기로 꽉차서 막 대기하고 그러더라


대통령 대행도 보고 한미연합사령관도 보고 K-1, K-2, 비호, 구룡, KF-16, F-15K, 팬텀, 아파치 등 진짜 국군 화력 담당하는건 다 나와서 개꿀 경험이었음


점심대용으로 나온 맘터 대령들이 맘터 잘 안먹어서 내가 10개정도 짬처리 당한거 생활관에 다 뿌리고 갓 갓 갓 소리 들은것도 좋았음


나중보니 장군들 한 100명 가까이 왔더라ㅋㅋ



[아래는 펌]


때는 2018년 12월, 밤 11시에 자고있는데 갑자기 방에 전화와서 날 찾는거임


3직제 부서라 비번이었는데 왜 찾지 시발거리면서 일어났는데 당직사관이 바짝 긴장한 목소리로 '사령관님이 너 찾으셔... 안 씻고 체육복 차림 그대로 와도 되니까 최대한 빨리 작전과로 가줘' 이러길래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음


모자랑 출입증만 챙겨서 본청건물로 ㅈㄴ 뛰어갔는데 작전과장(중령)이 니가 일본어 어학병이냐고 니가 해줄게 있다면서 갑자기 나보고 돈가스김밥 먹으라는거임 ㅋㅋㅋㅋ


밤이라 입맛도 없고 ㅈㄴ 뜬금없어서 거절했는데 좀이따가 사령관이랑 투스타 한두명에 대령 한명 들어오더라고


바로 슈퍼필승 박았는데 사령관이 '얘 밤에 불렀는데 뭐라도 먹여야되는거 아니냐? 여기 김밥이라도 줘'라고 말하니까 작전과장이 '제가 한번 권했는데 괜찮답니다. 요즘애들 다이어트 하는거 아시지 않습니까 하하' 요러고 넘어감


누가 줬는진 잘 기억안나는데 일본어로 적힌 문서 여러개 주면서 급박한 사안이니까 너는 사령관님 옆에 앉아서 번역되는대로 바로바로 넘겨드리라고 그러는데 ㅅㅂ 부담감 쌉오졌음. 이게 예전에 시끌시끌했던 광개토대왕함 일본 초계기 접근사건임


상석에 사령관, 바로 옆에 나 앉고 좌우로 스타들부터 중령까지 주르륵 앉아있는데 다 내가 번역하는 것만 쳐다보고 있었음 ㅋㅋㅋㅋ


최대한 빨리해서 줬는데 원사가 '글씨 좀 더 깔끔하게 못쓰나?' 요러길래 죄송합니다 박고 신경 좀 써서 줬는데 똑같다고 막 웃었음 ㅋㅋㅋㅋ


그렇게 대충 10장정도 해주니까 동영상도 있다고 나보고 그거도 해달라하더라 자막은 만드는법 모른다니까 그럼 재생정지 반복하면서 무슨 말 하는지라도 읽어달래


ㅇㅋ하고 따로 방 옮겨서 하는데 나 혼자 티비 옆에 서서 재생정지 반복하면서 한문장 한문장 끊어서 번역해주고 그자리에 있던 모든 장성, 영관급이 다 나만 쳐다보고 있으니까 미치겠더라 ㅋㅋㅋ


일본애들 영어발음 구려서 알아듣기도 힘들고

일본 군대용어는 바깥에서 써본적이 없으니까 중간중간 도움 받으면서 동영상도 번역 다해줬을 때가 새벽 2시 좀 넘었을 때였음


대령이 수병은 다음날 일과도 있는데 슬슬 보내줘야 될때 아니냐고 말해줘서 사령관이 생각 못하고 있었다고 미안하다면서 내일 비번 준다고 그랬는데 그날 원래 비번이었음 ㅠㅠ


그래도 나중에 보좌관이 나 생활관에 데려다줄때 내가 그거 말하니까 그럼 휴가 말해본다해서 그 건으로만 3일정도 받은 듯


이후에 사령관이 내 얼굴 외워서 본청에서 마주치면 요즘은 잘 지내냐고 인사해줬음 ㅋㅋㅋㅋ


그 사건 전에는 번역 아무도 안시켰었는데 이후에 ㅈㄴ 많이 했음 ㅋㅋㅋ 그래도 번역으로만 휴가 8,9일정도 받았고 덕분에 실력도 많이 늘어서 개인적으론 만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