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성전환을 할 때 외과적인 수술이 필요하지만, 야생에서는 이러한 과정 없이 쉽게 성 전환을 하는 어류들이 있다. 리본장어는 검은색의 간성으로 태어나 아성체로 자라면 푸른색의 수컷이 되고, 성체가 되면 노란색의 암컷이 된다. 감성돔은 알에서 막 깨어났을 때엔 전부 수컷이지만, 2~3년 정도 성장하면 간성이 되고, 성체는 암컷으로 바뀐다. 일부 놀래기류나 흰동가리는 암컷이 죽거나 원래 부터 없는 경우, 수컷이 암컷으로 성 전환을 하고 새끼중 가장 성장한 녀석이 수컷이 되어 수정을 담당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렇게 쉽게 성별을 전환할 수 있을까? 답은 성별을 결정 짓는 방법이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나 조류등 보통의 생물은 X와 Y 같은 성염색체로 성별이 결정되기 때문에, 한번 성별이 결정되면 "유전적으로는 영구히" 성별이 유지된다. 그러나 이 "특별한" 물고기들은 성염색체 없이 단순히 성호르몬 만으로도 성전환이 가능하다. 즉, 성 호르몬 분비 조절 만으로도 쉽게 성별을 바꿀 수 있다는 것.

이들이 어떻게 해서 이런 능력을 가졌는지는 나도 알 수 없지만 정말 자연은 신비롭다. 아마 모종의 이유로 개체수 부족이나 성비 불균형 문제를 겪던 일부 어류들 사이에서 돌연변이로 성염색체가 성별 결정에 필요하지 않은 종이 나오면서 성비 조정으로 생존에 성공하고, 그렇지 못한 물고기들은 멸종하지 않았을까, 조심히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