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0년대에 독일의 고생물학자 에른스트 프라이헤어 슈트로머 폰 라이헨바흐가 한 수각류 공룡의 골격을 이집트에서 발견하게 되는데, 완전한 화석은 아니였고 위 그림에서 검은색인 부분만 발견되었습니다. 슈트로머는 이 공룡을 Spinosaurus aegyptiacus로 명명했는데, 속명인 스피노사우루스는 척추 도마뱀이라는 뜻이죠. 거대한 척추뼈 때문에 그런 속명이 붙여졌다 합니다. 그러나 슈트로머가 발견한 모식 표본이였던 BSP 1912 VIII 19는 2차 대전 때 표본이 있던 뮌헨 박물관이 폭격당하면서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스피노사우루스는 새로 발견되는 표본이 없어서, 메갈로사우루스과 공룡에 큰 돛이 달린 형태로 복원도가 그려지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이후 유럽에서 스피노의 친척되는 바리오닉스가 발견되고, 다른 표본들(NMC 50791, MNHN SAM 124, BM231 등)이 추가로 발견되었고,


새롭게 골격도가 그려지고,

위의 모습대로 복원도가 그려졌습니다. 학자들은 이 놈의 크기를 16~18m로 추정하였고, 이는 당시 가장 거대한 육식 공룡으로 알려져있던 티라노보다 큰 수치였습니다. 거의 100년 만에 더 큰 공룡이 나타난 겁니다. (이후 티라노가 더 큰 걸로 밝혀지긴 했지만..)

이 괴물은 쥬라기 공원 3에도 등장하고, 한동안 저런 식의 복원이 이어지는 듯 했는데...



2014년 고생물학자 니자르 이브라힘이 스피노의 뒷다리 화석의 비율이 그동안 생각했던 것보다 짧았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이브라힘은 발견된 표본들을 토대로 스피노의 신체 비율을 재측정하였고, 뒷다리가 기존의 복원에 비해 매우 짧아진 새로운 복원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가설은 곧바로 반박을 받는데요, 스콧 하트만은 이브라힘이 추정한 다리 길이가 잘못되었다며 다리 길이를 다시 재추정했고, 그 결과 이브라힘의 추정치보다 27% 더 긴 수치가 나왔다습니다. 또한 수각류의 팔은 운동 범위가 작기에 보행에는 적합치 않다고 하였죠. 

그렇게 스피노는 긴 다리를 가진 것으로 최종 결론이..

나진 않았습니다.


이브라힘은 반박에 대해 재반박을 하였는데, 비율을 비교할 때 이브라힘이 사용한 학계에서 잘 쓰이지 않는 측정법과 달리 학계에서 흔히 쓰이는 측정법으로 각 비율을 적용한 하트만의 복원이 더 긴 다리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이브라힘이 각기 다른 개체들의 뼈가 섞어 복원했기에 부정확하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역시 각 뼈들의 성숙도와 골밀도가 거의 같았기 때문에 반박되었죠. 

하지만 앞발고자인 수각류 특성상 4족이였다는 설은 부정되고 다리 비례는 이브라힘의 복원대로되, 2족 보행이라는 설도 있는 등 논란이 많습니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많은 정보가 알려져 있는 티라노사우루스의 경우 헬크릭층에서 발견되는데, 헬크릭은 뼈가 보존되기에 꽤 적합한 퇴적 환경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지금까지 발견된 티렉스 표본은 60개가 넘습니다. 그 때문에 비교적 정확한 복원이 가능했죠.


그러나 스피노사우루스가 발견된 바하리야층과 켐켐층은 퇴적 환경이 그다지 좋지 못하여 뼈가 보전되기 쉽지 않은 환경이고, 여태껏 발견된 스피노 화석 표본은 10개가 넘지 않습니다. 때문에 티라노와는 달리 매번 적은 표본들에 대한 해석과 양태가 빈번하게 바뀔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스피노사우루스는 최초로 발견된 골격은 소멸되었고, 이후 발견되는 골격 표본들은 너무나도 단편적이라 아직 우리는 스피노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아직 척추뼈 배열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습니다. 결국 스피노사우루스는 명성과 다르게 알려진 점이 너무 적습니다. 
좀 더 완전한 표본의 발견되어야 복원이 정확해질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