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사회 채널 (비)

억울한 거 같아 ㅠㅠ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32&aid=0002924120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의 가장 큰 특징은 강연 녹취록 하나가 증거가 된 사건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검찰 녹취록은 원래 강연에서 한 발언과 상당수 다르게 왜곡됐다. “전면전은 안된다”가 “전면전이야 전면전!”으로, “선전 수행”이 “성전 수행”으로, “구체적으로 준비하자”가 “전쟁을 준비하자”로 바뀌었다. 언론은 검찰의 왜곡된 녹취록을 그대로 받아썼다. 결국 검찰 녹취록은 1심에서 450여곳, 2심에서 400여곳이 수정됐다. 


 - 왜곡된 녹취록이 보도되는 걸 보며 어떤 심경이었습니까. 


 “국정원, 검찰뿐 아니라 그 녹취록을 게재한 언론사의 의도적 왜곡이라고 생각했어요. 심지어 보도한 기자는 그해 기자상을 받기도 했지요.”


 - 지난해 11월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가 났을 때 일부 언론과 자유한국당은 이 의원을 다시 소환했습니다.


 “잔인하다고 느꼈어요. 한 인간에게 이렇게까지 할 수 있는 것일까. 6년 동안 감옥에 가두고도 그걸로 부족한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 내란음모는 무죄를 받았지만, 내란선동과 국가보안법 위반은 유죄를 받아 징역 9년이 선고됐어요.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겠습니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인데 견해가 다르다고 입을 막고 신체를 가두는 야만적 일이 21세기 문명국가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참담했습니다. ‘90분 강연에 9년 선고받아서, 10분에 1년씩 받았다’는 웃픈 얘기도 있었지요. 세 사람이 주장하면 호랑이도 만들어낸다고 하잖아요. 내란음모 조작 사건은 박근혜 정권, 양승태 사법부, 부역한 언론이 있어서 가능했습니다.” 


 그에게 꼭 묻고 싶은 질문이 있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당신은 종북입니까”라고 묻자 그는 “종북이라는 말은 도깨비 같은 것”이라며 “누군가가 실체 없는 도깨비 형상을 만들어서 믿게 만드는 것”이라고 답했다. 


 - 북한을 추종하지 않는다는 얘기인가요.


 “운동권 사람들은 자주를 생명으로 생각해요. 종북을 주장하는 것 자체가 모욕을 넘는 인간의 존엄에 대한 대단한 침해입니다.”


 - 사상의 자유는 논외로 하고,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주사파’는 아닙니까. 


 “사람이 어떤 사상을 ‘절대화’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에요. 저도 그렇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여러 이념체계로부터 영향을 받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현실이고 현실을 변화시키기 위한 창조적 노력이에요. 어떤 특정 이념만으로 현실을 해석하고 대응하는 건 불가능하겠지요. 제가 가장 중시해온 것은 실사구시적 태도이지, 어떤 이념이 아닙니다.”


 - 이 의원이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카카오톡으로 “주체사상을 철저히 공부하라”고 했다는 2013년 9월 보도는 어떻게 나온 얘기인가요.


 “저는 아들에게 주체사상을 공부하라고 한 적 없어요. 언론과 공안기관이 만든 소설입니다”


 - 하지만 이 의원은 조선일보와 TV조선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지난해 10월 패소했어요. 재판부는 이들 매체의 보도에 근거가 부족하다고 하면서도 이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어요.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니 최종적인 결과를 지켜보고 있어요. 명백한 허위보도들이 많았던 만큼 응당한 결론이 내려질 것이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