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저 높은 하늘을 우러러

부단히 휘날리는 국기國旗를 향해 말을 어르니


너는 무엇을 그리도 찾아 바쁜 채인가

인간아 너도 같은 것을 찾는 것이 분명하다


기억을 더듬는다고 잡히는 것도 아니며

저 산봉우리에 물어봐도 멀뚱히 있는데

오는 동풍에 붙어봐도 제갈길 바쁘단다


그럼 내가 찾아야 하는 님의 얼굴은 무엇이며

내가 잃은 얼굴을 찾는 까닭은 또 무엇인지

네가 이르어 주어야 될 일이 아니겠느냐 

하였는데


저는 금세 잰걸음 돌리는 일에 또 채여서는

가는 낯과 오는 낯들을 스쳐보이지도 않았다

하지만 모두가 마음으로는 다같은 생각일테다


오직 그 얼굴이 나의 뿌리 나의 것이기 때문에

남에게 제 얼굴 들어서 못 보여준다는게 

어련히도 수치스러운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