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저는 대구가톨릭대학교 4학년 졸업예정인 생물학과 이수정입니다.
이번 지하철 참사의 희생자인 제 친동생의 억울함을 위해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제 동생은 대구대학교 회계학과 2학년에 재학중인 이희정이라고 합니다...18일 사고당시 학원수업을 듣기 위해 9시쯤 집을 나선후....마지막 전화 한통만 남긴채....시신조차 발견하지 못한 상황입니다.

저는 전날 친구집에서 있었기때문에....마지막으로 집을 나서는 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 사고 당시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르는 저는 어머니의 다급한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머니께선 울부 짖으시면서 동생이 열차 안에 갇힌 채로 다급하게 전화를 했다고 하셨습니다.

동생이 "엄마........지하철에 불이 났다........"

어머니는 너무나도 당황스러웠지만 "침착해라...자세를 낮추고 수건으로 입을 막아라...주위에 사람들은 같이 있나?"

"응.....다 갇혔다....."그 후 잠시동안 침묵이 흐른후"엄마.............나 도저히 못참겠다........"

다며 "악!!"하는 비명소리를 마지막으로 동생의 목소리를 들을수 없었다고 하셨습니다. 그 이후 아무리 전화를 해도 전화를 받지 않았습니다..

엄마의 절규에 찬 전화를 받고 너무 당황하고..........놀란 저는 설마.......하는 마음에 중앙로역으로 빨리 갔습니다..하지만 제가 이미 도착했을때는 연기도 너무 많이 나고...그 근처로 출입을 못하게해서 울면서 바라보는 것밖에 할수가 없었습니다...

아무런 도리가 없었던 저와 제 친구는 제 동생이 반드시 살아있을거라 믿고 뉴스에서 보도된 부상자들이 입원한 병원을 미친듯이 뛰쳐다녔습니다. 하지만...어디에서도 동생은 찾아 볼수 없었습니다...

아니라고....아닐꺼라고.....희정이한테 그런일이 절대 없을꺼라고....생각한 저는 계속해서 병원을 찾아다녔고.....조금더 늦게 도착한 동생친구들과 분담을 해서 거의 모든 병원을 몇번씩 가보았지만 부상자와 사망자 중 그 어디에도 제 동생은 없었습니다.



현재 제 동생은 실종자 명단에 올라있습니다...아마 다른 실종자들과 함께 그 차디찬 전동차속에서 자기를 찾아주기만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겠죠.....



저희와 같은 상황의 실종자가 300명정도 있습니다. 모두 살아서 돌아온다면 더할나위 없이 기쁘겠지만...절대로 그럴수 없는 상황에서 모두들 시신만이라도 찾기를 애타게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국에서는 말로만 최선을 다한다고 할뿐 실제로는 책임떠넘기기와 어떻게든 사건을 축소..은폐시키는데 사력을 다하는것으로만 보입니다.저희 실종자 유가족들은 너무 원통할 따름입니다...아무리 메스컴에는 실종자가 72명이라지만...저희로서는 도저히 그 말을 믿을수가 없습니다. 어제 지하철본부측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결과 대곡에서 안심으로가는 열차에 250여명이 타고있었고, 안심에서 대곡으로 가는 열차에 180여명이 타고있었다고 합니다.총 합계가 430여명이 있었을 것입니다.

뉴스에서 보도된바 부상자가 146명이고, 사망자가 54명과 실종자72명을 포함한 총 사망자수는 126명입니다...그러면 상식적으로 실종자가 230여명은 되어야 한다는 말인데..월배로 이송된 차량에 72구의 시신만이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입니다. 너무도 원통한 저희 유가족들은 19일 새벽 5시 30분경 저희 눈으로 직접 확인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사고 현장인 중앙로 지하철역으로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경찰들이 사고현장을 보존시켜야 한다는 이유로 아무리 유가족이라도 들여보낼수 없다고 했습니다. 너무도 흥분하고 말도 안돼는 소리들에 흥분한 유가족들은 경찰을 밀치고 20여명의 사람이 중앙로 지하철역안에 들어갔습니다. 그런데....그 안의 상황은 경찰들의 말과는 전혀 딴판으로 이미 물청소까지 어느 정도 된 상태였습니다. 꼭 무슨 큰 실수를 한것에 대한 증거를 인멸 시키려는 것처럼...



현재로선 저희 유족들은 어느 누구도 믿을수 없습니다. 지하철 공사측에서는 계속 책임회피를할려고 앞뒤가 맞지도 않은 변명만 하고 있고, 정부나 언론사 측에서도 정확한 보도보다는 빨리 사건을 축소시켜서 마무리 지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너무나도 억울하지만...사건당일날 우는것밖에... 아무것도 할수 없었던것처럼.....지금도 그들이 하는대로 지켜보고 있을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모든일을 대강 하는 걸로 봐서는 시신조차 찾을수 없을까봐....두려울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