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가 집권 잡으면 안 되는 이유: 러시아편

- 일리야 벨라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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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의 정권은 2036년까지 이어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것도 아주 헌법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현 헌법은 '같은 사람은 대통력 직위를 두 임기 이상을 연속으로 할 수 없다'로 되어 있다. 푸틴의 현 임기는 2번째다. 현 헌법상 마지막 임기다. 2024년에 치러질 대선에서는 후보로 나갈 수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민주주의 국가라고 우기면서도 정권교체가 절대 안 된다는 푸틴의 정부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답은 간단하다. 푸틴이 대통령 계속 하면 안 되는 것은 헌법상 금지사항이라고? 그러면 개헌을 하면 된다.


러시아 헌법상 '같은 사람은 대통령 직위를 두 임기 이상 연속으로 할 수 없다'라고 되어 있다. 같은 사람은 대통령 두 번만 하고 물러 나가라고 한 사항이다. 그러나 이 '연속'이라는 말은 러시아 친푸틴계에서 오래 전부터 갈등의 갈림돌이 되었다. 좋은 사람이면 왜 못하냐는 주장이었다. 소련이 붕괴되면서 엘친 전 대통령은 새로 생긴 러시아의 헌법을 쓸 때 서방 민주주의 국가를 보면서 따라 한 조항이었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푸틴의 첫 임기였다. 2004년 대선에서 다시 (비교적 민주주의 기준으로) 이겼고 2008년 대선에서 더 이상 못 나가게 되었다. 그러나 권력을 잃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죽마고우 메드베데프 그 당시 총리를 후보로 시키고 대선에서 승리 시켰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메드베데프는 대통령이었고 푸틴은 총리를 했다. 헌법상 완벽했다. 대통령직을 임기 두 번 했고 물러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2년 대선에서 다시 후보로 나갔다. 헌법상은 '같은 사람은 연속으로 나갈 수 없다'라고 돼 있지, '같은 사람은 더 이상 나갈 수 없다'라는 것은 아니잖아 라는 논리였다. 여론 조작과 투표지 조작으로 이겼다. 2018년 대선도 같은 그림이었다. 현 임기는 2024년에 끝난다. 그러나 작년부터 여론을 만들기 시작했다. 수 많은 인터뷰나 국회 연설을 통해서 아주 간단한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다. 지금 러시아는 엄청난 위기다. (위기가 아닌 시기가 있었나?). 대통령이 바뀌는 건 좋지만 이렇게 어려울 때 같은 사람이 하는 게 낫지 않냐. 이미 경험도 있고.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를 파괴 (!)를 원하는 상황에서 러시아 내에서 안전이 우선이지, 나라 통수자를 바꾸면 망하기 제일 빠른 길이다. 이런 위기에서 헌법도 바꿔도 좋다. 어차피 현 헌법은 낡았다. 현 러시아는 다르다. 공정 선거, 동성간 결혼, 인권 문제, 기후 변경 등과 같은 문제는 가치 없는 이야기고 서방이 몰락하는 상징이다. 우리 러시아에서는 동성애자도 없고 기후도 안 바뀌며 전통적인 가치를 지키는 유일한 나라다. 서방은 썩고 있다.


그래서 작년 12월에 푸틴이 직접 개헌을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제안한 내용 중에 대통령에 관련 사항은 하나도 없었다. 사소한 부분들이었다. 그러나 이 제안은 국회에서 통과하는 어제는 친푸틴 정당인 '연합러시아'에서 갑자기 한 의원이 무대에서 올라와서 연설을 한다. 아니, 우리는 뭐 하고 있냐. 왜 이렇게 복잡하냐. 나는 현장에서 많은 서민과 많은 이야기를 나워 봤다. 다들 푸틴을 원하더라. 헌법이고 나발이고 일반 사람들은 푸틴을 원하잖아. 그러면 우리가 누구냐. 서민 대표자 아냐. 그러면 서민의 목소리 들어 줘야지. 개헌해서 푸틴을 영원한 대통령으로 모시자. 여태까지 임기는 다 무효화 시키고 다시 대선에서 나오게 하자. 푸틴이 대선에서 못 나가게 하는 헌법은 90년대 헌법이잖아. 근데 2020년부터 개헌해서 새 헌법이 효력이 시작하잖아. 그러면 푸틴이 다시 대통령 해도 돼. 일반 서민들이 원하는 건데!


한 시간반도 안 돼 푸틴이 직접 국회로 갔다. 그리고 얌천하는 척 해서 '서민들이 그렇게 원한다면 어쩔 수 없다. 그렇게 해야겠다'고 하면서고 '헌재가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헌재가 헌법상 문제가 안 된다면 제가 여태까지 한 임기는 다 무효화 해서 또 나갈 수 있게 하는 건 문제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헌재 위원들은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을 받는다. 다 친푸틴 성향을 갖고 있는 판사들이다. 푸틴이 그렇게 하라는데 아, 대통령님, 이건 좀 아니다, 위헌이다 라고 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 손!


푸틴이 2036년까지 집권 할 수 있는 아주 '헌법적인' 방법이다. 웃기는 것은? 푸틴과 친푸틴 정당은 이 정권 자칭할 때 '자유 민주주의'라고 한다. 그래, 자유지. 지 마음대로 하는 자유. 한국에서도 어디 들어 본 적 있었던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