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만은 왜 세계보건기구 회원이 아닐까




대만은 봉쇄 등 극단적 조치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성공적으로 막은 세계에서 몇 안 되는 곳이다. 이런 노력에도 중국과의 복잡한 관계 때문에 여전히 세계보건기구(WHO) 회원이 되지 못하고 있다. 

대만과 WHO의 관계는 지난 주말 WHO 고위 관계자의 한 TV 인터뷰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해당 인터뷰는 큰 화제가 됐다. 

무슨일이 있었나?

28일 홍콩방송 RTHK는 WHO 브루스 아일워드 사무부총장 인터뷰를 방송했다. 인터뷰는 화상으로 진행됐다.

방송에서 이본느 통 기자는 아일워드 사무부총장에게 대만의 WHO 가입을 재고하겠는지 물었다. 한동안 정적이 흘렀고, 사무부총장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며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자고 말했다. 

통 기자는 대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면서 재차 물었다. 그러자 아일워드 사무부총장은 전화를 끊었다. 

기자는 다시 전화를 걸어 대만의 코로나19 대처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아일워드 사무부총장은 "중국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했다"고 답했다.

그의 마지막 대답은 대만을 대하는 중국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대만을 본토와 떨어진 중국의 일부로 여긴다. 대만은 그러나 독립국이라고 말한다. 

대만과 WHO 관계는 어떠한가?

아일워드 사무부총장의 반응은 대만과 WHO의 어색한 관계를 그대로 드러냈다. 

대만은 WHO회원이 아니다. 이는 유엔 회원국이거나 세계보건총회(WHA) 승인을 받은 국가에만 부여된다. 대만은 유엔 회원국도 아니다. 

이는 대만이 코로나19 관련 긴급회의나 중요한 국제 전문가 브리핑에서 배제됨을 뜻한다. 

대만 외교관 스탠리 카오도 최근 대만이 세계보건총회 연례회의참석을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WHO는 중국과 대만의 코로나19 통계를 함께 집계하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코로나19에 대한 정확하고 시의 적절한 정보 제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이 코로나19에 대한 중국의 대처를 비판하는 가운데 WHO만 반복적으로 칭찬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중국의 기여도가 높은 상황에서 일각에서는 WHO가 정치적으로 중국 편을 들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대만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 않거나 배제하는 국제기구는 WHO 외에도 많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등이 그렇다. 

BBC 타이페이의 신디 수이 기자는 그러나 대만에 가장 중요한 기구는 WHO일 것이라 말한다. 대만은 훌륭한 보건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다. 

이전에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때 대만은 WHO의 '옵저버' 자격으로 참석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긴장이 고조되면서 이 지위를 잃었다. 

대만 배제가 왜 문제인가?

대만은 국제기구에서 배제될 때마다 불공평하고 차별적이라며 지속적으로 이의를 제기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그러면서 국제협력이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배제는 없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대만은 중국의 코로나19 발생 초창기에 사람 간 전파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이에 관해 질문했는데, 

WHO가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인터뷰 반응은?

아일워드 부사무총장 인터뷰 뒤, WHO는 대만의 회원 여부는 직원이 답할 성격의 질문이 아니라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WHO회원국에게 달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또 기구가 정보의 빠른 유통과 모범 사례 공유를 위해 대만의 보건전문가 및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BBC특파원은 해당 내용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대만은WHO 정보 공유에 접근할 수 있으며, 지정된 채널을 통해 전문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다른 회원국들에 비해 효율적이거나 확실한 창구는 아니라고도 했다.

30일 차이잉원 대통령은 WHO 입장에 대해 "이번 사태를 경험한 뒤 모든 나라가 대만의 역량과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을 잘 이해하여 대만이 

감염병에 국제적으로 대응하는 일원이 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만의 입장은 분명하다. 대만은 보건 보장의 측면에서 다른 나라와 함께 일할 역량과 의지가 있다.

 대만은 유용한 경험을 공유할 의지도 있다."

반면 외무장관 조셉 우는 덜 외교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 주말 그는 아일워드의 인터뷰를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와, WHO에서 대만을 언급조차 할 수 없는 건가?"라고 적었다. 

다른 이들도 아일워드 부사무총장과 WHO를 거세게 비판했다. 

중국은 아직 공식적으로 이 사안을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많은 중국인들이 아일워드의 답변에 응원을 보냈다. 

정치적 논쟁을 떠나, 대만과 중국은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 두 나라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유럽 등 다른 지역에서 돌아온 사람들의 감염이 늘어나는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30일 기준, 인구 2400만 명의 대만에서 확진자는 300명을 넘는다. 

이중 대다수가 외국에서 유입된 사례이며, 사망자는 5명이다. 

다른 아시아 국가들은 강력한 통제로 바이러스 확산을 막고 있다. 

면적은 작지만 감염율이 높은 홍콩과 싱가포르는 광범위한 검사를 실시해왔다.


출처:BBC https://www.bbc.com/korean/news-52102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