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일본의 재무장이나 보통국가화는 그 자체로는 분명히 명분이 있고, 일본이 군사협정이나 영토분쟁에서 자국의 입장을 강경히 관철하는 것 역시 일본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일이다. 그러나 일본 입장에서의 한국처럼 애매하게나마 동맹의 동맹에 해당하는 국가들끼리라면 원래 큰 반발 없이 합의할 수 있는 일들조차 경계하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현 상황은 근본적으로 역사청산을 제대로 끝맺지 못한 일본의 원죄이다.
일본이 과거사를 끝없이 부정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에서 위안부 문제로 받은 돈을 나누어 배상해도 될 일임에도 끝까지 사과와 인정을 요구하는 것이고, 중국의 부상에 맞서기 위해 한국 입장에선 오히려 적극 지지해야 할 재무장에 격렬한 반발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중국이나 북한이야 어차피 적성국가이니 일본이 무슨 짓을 해도 불편하게 받아들였겠지만, 적어도 한국이 일본의 '합리적인' 정책에마저 클레임을 걸기 시작한 건 일본이 그만한 신뢰를 주지 못했던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한국이든 일본이든 지역 정세에 종속된 처지에서 현재의 한계를 벗어나기는 어렵고, 각국의 입장을 부정하면서 상대에게 무조건적인 양보를 요구해 본들 받아들여지기는 커녕 당연히 관계만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일관계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한국의 '친북-친중' 전략이나 일본의 '인도-태평양' 전략 모두 장밋빛 가능성을 상회하는 명확한 위험성이 존재하기에, 양국 간의 인식과 교류를 적당한 수준에서 유지·관리하다 보면 정세가 변함에 따라 다시 양국이 친밀해지는 상황이 올 것이다. 오랜 라이벌이던 영국과 프랑스가 양차대전에서 공동의 적을 두고 협력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친교관계를 유지하기 시작했고, 독일과 프랑스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뒤 이념적으로 청산할 건 청산하고 용서할 건 용서한 뒤에 유럽연합으로 뭉칠 수 있었듯, 한일관계의 궁극적인 미래는 결국 공동의 적인 북한과 중국 문제가 어떠한 형태로 풀리고 일본의 역사 청산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사실 일본의 재무장이나 보통국가화는 그 자체로는 분명히 명분이 있고, 일본이 군사협정이나 영토분쟁에서 자국의 입장을 강경히 관철하는 것 역시 일본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일이다. 그러나 일본 입장에서의 한국처럼 애매하게나마 동맹의 동맹에 해당하는 국가들끼리라면 원래 큰 반발 없이 합의할 수 있는 일들조차 경계하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현 상황은 근본적으로 역사청산을 제대로 끝맺지 못한 일본의 원죄이다.
일본이 과거사를 끝없이 부정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에서 위안부 문제로 받은 돈을 나누어 배상해도 될 일임에도 끝까지 사과와 인정을 요구하는 것이고, 중국의 부상에 맞서기 위해 한국 입장에선 오히려 적극 지지해야 할 재무장에 격렬한 반발이 터져 나오는 것이다. 중국이나 북한이야 어차피 적성국가이니 일본이 무슨 짓을 해도 불편하게 받아들였겠지만, 적어도 한국이 일본의 '합리적인' 정책에마저 클레임을 걸기 시작한 건 일본이 그만한 신뢰를 주지 못했던 점을 무시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한국이든 일본이든 지역 정세에 종속된 처지에서 현재의 한계를 벗어나기는 어렵고, 각국의 입장을 부정하면서 상대에게 무조건적인 양보를 요구해 본들 받아들여지기는 커녕 당연히 관계만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한일관계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한국의 '친북-친중' 전략이나 일본의 '인도-태평양' 전략 모두 장밋빛 가능성을 상회하는 명확한 위험성이 존재하기에, 양국 간의 인식과 교류를 적당한 수준에서 유지·관리하다 보면 정세가 변함에 따라 다시 양국이 친밀해지는 상황이 올 것이다. 오랜 라이벌이던 영국과 프랑스가 양차대전에서 공동의 적을 두고 협력하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친교관계를 유지하기 시작했고, 독일과 프랑스가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뒤 이념적으로 청산할 건 청산하고 용서할 건 용서한 뒤에 유럽연합으로 뭉칠 수 있었듯, 한일관계의 궁극적인 미래는 결국 공동의 적인 북한과 중국 문제가 어떠한 형태로 풀리고 일본의 역사 청산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