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부터 웰컴투 동막골 같은 영화만 엄청 보다가 미국만 나쁜놈인 줄 알았음. 이런 영화들 특징에 북한 좀 까는 척 하고 변명꺼리만 좀 만들어 놓고 결국 지 하고 싶은 반미주의 민족주의 로 가거든.

지금 생각해 보면 흑역사지만 영어 배우라니까, 나쁜 미국놈들 꺼 배우기 싫다 한글을 세계공용어로 만들 생각을 해라 같은.. 사상은 거의 586 이었다고 봄. 

나이 좀 차고 정치 잘 모르는 상태에서 그냥 좌파가 좋은 건줄 알았음. 이명박 땐 좌파가 정의를 위해 싸우고 기득권 세력이 너무 강성해서 숨쉬기도 힘든 뭐 그런 건줄 알았어.

근데 광우병 시위 끝나고 몇년이 지나도 광우병이 문제가 된다거나 하는 이야기를 못 들었어. 나는 그때 어려서 광우병에 대한 판단을 유보하고 꾸준히 찾아 봤거든.

문제는 광우병 때 막 화내고 울분 토하던 주변인들이 그때도 변함없이 감정적이고 막 그러던데, 광우병 당시에야 그냥 너도나도 그러니까 그러려니 했지 시간 지나고 근거도 안 나오는데 여전히 그러고 있더라.

그때 좀 빨간 약을 먹은 기분이었어. 아 이게 아니구나.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구나. 정의가 아니라 정치에 감정을 이용했을 뿐이구나. 

그리고 아무리 찾아봐도 광우병 음모론이 음모론에 불과하고 고작 한다는 이야기가 뭐 식량주권이니 시위로 조건을 더 까다롭게 해서 원래 위험하던 기준을 바꿨다느니

정말로 그저 변명에 불과한 것들만 늘어놓는데, 자신들이 무슨 정의를 추구하고 있고 옳다고 여기는 그 당당함 자신감이 갑자기 무서워 지더라고. 


딱 그 시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