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중 회장은 서류에 서명을 한다.

정책부장은 정우중 회장이 서류를 넘기자 공손히 받는다.

경제정책국장은 정우중 회장에게 가볍게 목례하고 일행과 나간다.

경제정책국장을 따라가던 한동연 과장은 잠깐 걸음을 멈추고,

뒤를 흘깃 돌아본다.

쓸쓸하게 앉아있는 정우중 회장이 눈에 들어온다.

한동연 과장은 잠깐 고민하다가 정우중 회장에게 다가간다.

넋 나간 듯 앉아있던 정우중 회장은 발소리를 듣고 고개를 든다.

한동연 과장은 미안함이 묻어나오는 목소리로 정우중 회장을 위로한다.

 

한동연 : 회장님. 제가 감히 무어라 말씀드릴 수 없지만….

한동연 : 계열사 구조조정에 대한 세제지원은 신경쓰도록 하겠습니다.

 

정우중 회장은 한동연 과장의 말을 듣고 헛웃음을 짓는다.

그리고 나지막하게 말한다.

 

정우중 : 신경쓴다라….

 

정우중 회장은 수긍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그리고 창가로 걸어가며 말을 이어간다.

 

정우중 : 한동연 과장이라 하셨나요?

정우중 : 과장님께선 우리가 왜 외환위기를 맞았는지 아십니까.

 

한동연 과장은 정우중 회장의 질문에 아무 대답이 없다.

 

 

정우중 회장은 씁씁한 미소를 띠고 창밖 시위대를 보며 말한다.

 

정우중 : 한보에 대출을 승인해준 사람이 전 대통령 아드님이라 합니다.

정우중 : 한 사람의 비리를 모두가 책임지라니, 참 가혹합니다 그려. 


고증으로 좀 까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