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 1998.07.01 / 기획 / 17 면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222)

조갑제기자가 쓰는 ‘근대화 혁명가’ 박정희의 생애

제8부 격랑속으로

⑮ 도의 대 기백 논쟁**

“일 국수주의자의 기백을 배워야 하네”

조갑제

 

 


 “미국에서 교포들을 모아 놓고 연설이나 하고 미국 대통령에게 진정서나 올리고 한 게 독립 운동이 되는 건가요? 똑바로 말해 그 사람들 독립 운동 때문에 우리가 독립된 거요? 독립 운동했다는 건 말짱 엉터리요, 엉터리….”
 
 황용주가 끼어들어 “그렇게 말하면 쓰나?” 하고 나무랐다.
 
 “물론 엉터리 운동가도 더러 있었겠지. 그러나 싸잡아 독립 운동한 사람을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 돼. 진짜 독립 운동한 사람들도 많아. 그 사람들 덕분에 민족의 체면을 유지해 온 것이 아닌가.”
 
 “민족의 체면을 유지했다고?”
 
 박정희는 흥분했다.
 
 “해방 직후 雨後竹筍(우후죽순)처럼 정당이 생겨나고 나라 망신시킨 자들이 누군데, ‘독립 운동 했습네’하고 나선 자들이 아닌가.”
 
 “그건 또 문제가 다르지 않는가.”
 
 “무슨 문제가 다르다는 기고. ‘독립 운동을 합네’하고 모두들 당파 싸움만 하고 있었던 거 아이가. 그 습성이 해방 직후의 혼란으로 이어진 기란 말이다. 그런데도 민족의 체면을 유지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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