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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친러 분리주의 세력 장악지역)에서 전쟁을 피해 러시아로 온 난민들의 일상이 20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서방 언론을 통해 일부 알려지고 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간) 오후 7시까지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주(州)로 넘어 온 우크라이나 동부 난민은 5만 3000명이 넘는다. 로스토프주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 떨어져 있다.

친러시아 반군 세력인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 루간스크인민공화국 대표가 지난 18일 우크라이나 정부군 공격설을 퍼트리며 주민 대피령을 내리고, 여성과 어린이, 노인 주민들을 로스토프주로 조직적으로 보냈다.

로스토프주 도시 타간로크에 있는 한 스포츠센터는 불과 하루 전 피란민을 위한 임시 거처로 급히 전환됐다. 골문과 관중석이 그대로 놓인 센터에는 간이침대 300개가 좁은 간격으로 경기장 바닥에 다닥다닥 붙어있다.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위에 단출하게 놓인 베개와 침대 시트에서 휴식을 취하는 모습이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현장에서는 관리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이 피란민에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라고 종용하는 광경도 눈에 띄었다. 우크라이나에서 피란민이 몰려오면서 수용시설 여력이 부족해진 탓이다. 러시아 비상사태부에 따르면 난민들은 임시 수용소 101곳으로 분산 수용됐다. 하지만 수용시설이 모자라 자리를 찾지 못한 피란민은 다른 곳을 찾아 이동해야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속에서 코로나19 확산 우려도 제기됨에 따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난민에게 PCR 검사와 함께 백신 접종도 실시할 계획이다.

로스토프주 교육부는 피란 어린이들을 위해 별도 반도 만들 계획이다.

자녀 3명의 엄마 마리야 예파노바는 텔레그래프에 우크라이나를 떠나 온 이유에 대해 아이들 학교가 폐쇄 명령을 받았다고 전하며 "선택지가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애초 공지와 달리 더 먼 곳으로 가야 한다는 안내를 받자 분통을 터뜨리는 이들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주민 약 2000명이 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와 보로네시주로 이동했다.

로스토프주 타간로크 상점에는 비상시 쓰일 양초, 배터리, 휴대전화 유심과 야채 등을 구매하는 우크라이나인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60대 현지 주민은 예전 2008년 조지아 침공과 2014년 크림반도 강제병합 사태를 떠올리며 "다 끝났다고 생각했었다"며 전운이 고조되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가리켜 "이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친(親) 러시아 분리주의 세력인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지도자가 19일(현지시간) 전쟁의 발판을 마련하는 총동원령에 서명했다. RIA노보스티통신은 이 명령이 18세에서 55세 사이의 남성이 영토를 떠나는 걸 금지하고 당국이 방어를 위해 재산을 압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전했다.

반군 지도자들은 전날엔 도네츠크·루간스크 지역 내 수십만명의 민간인에게 러시아로 대피하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제 5만 3000명 이상의 주민이 러시아로 피난을 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