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태,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과 법률상 대관절 무슨 잘못을 했다고 탄핵을 요구하는가?>

 

김진태, 너는 오늘부로 보수가 아니다. 보수라 말할 수도 없고, 보수를 대변할 자격도 없다.

 

11월 4일 현재, 오늘 보니 진태씨가 SNS를 통해 짤막한 글을 하나 올렸더이다.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닐수 없다. 선동을 하면서 책임은 안지겠다는 심보. 김진태 왈,

 

"대통령을 그냥 덮고 가자는 게 아니다. 탄핵절차로 가자.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게 바로 헌법상 탄핵이다. 능욕하지 말고 탄핵 절차를 진행하자. 물론 난 탄핵에 반대할 것이다. 그렇지만 야당의원들은, 또 우리 새누리당에서 원하는 분들은 그렇게 하시라."

 

아니, 왜 이랬다 저랬다 말 바꾸는 것인지 상당한 의문이 든다. 손바닥 뒤집듯 말 바꾸는 게 정치인의 기본 중 기본이라 생각하긴 하지만, 그래도 진태씨는 안 그럴 줄 알았다. 그러나 결국 진태씨도 그저 흔해빠진 정치인과 다름아니었던 것이다. 이 양반 분명 10월 27일에는 순실씨의 세계일보 인터뷰를 인용해 "최순실씨가 사용했다고 보도된 배틀릿 PC는 다른 사람 명의의 것"이라며 남의 태블릿 PC가지고 왠 호들갑이냐 말씀하셨던 분 아니었던가? 요컨대 신중론 아니었던가? 피의자 취급해야 할 최순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김진태였다. 이는 당연한 것이다. 당시로 순실씨는 피의자가 아니었으니까.

 

오늘 오전,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 담화가 있었다. 나는 잘못이 없으나 도의적으로 유감을 표명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대통령 박근혜 각하께서 말씀하시기를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이권을 챙기고 여러 위법행위까지 저질렀다고 하니 너무나 안타깝고 참담한 심정"이라 하시며 불찰이기에 모두 나의 잘못이라는 주장을 하셨다. "인연을 믿고 제대로 살피지 못한 나머지 주변사람들에게 주변사람들에게 엄격하지 못한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라는 대통령의 주장. 썰전을 녹화했던 월요일에 유시민이 예상했던 바와 대통령과 순실파간의 연결고리를 끊고 대통령은 도의적 유감 표명으로 마무리 짓자는 시나리오다.

 

결국 최순실은 현재로서 사기미수와 집권남용 혐의를 받는 선에 그치고 있다. 대통령이 공범이라는 오피셜은 딱히 없다. 안종범의 진술이라고 도는 소문? 안종범도 공무수행상의 문제 정도로 그치고 있고 최순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죄목은 앞으로 더 추가될 수도 있겠지만, 이런 상황에서 피의자 취급해야 되리라고도 보여지는, 박근혜 대통령은 그저 선의였고 불찰이었다고 말하고 있으며 현재로서 어떠한 죄목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저 대통령이 도의적으로 책임을 지겠다는 단계다. 마치 세월호 때 사과를 한 모양새. 그렇다면 대통령 각하에 대해 탄핵을 소추할 이유는 현재로서 전무한 것이다. 검찰수사가 더 진행되면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렇다. 그런데 김진태는 다른 사람보고 불만이면 탄핵을 소추하란다. 탄핵 소추 할 게 존재하지 않는데 소추하란다. 이는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자아가 분열된 것이다. 탄핵 소추할 게 현재로서 없는 걸 알고 있는 진태와 그걸 모르는 진태 둘로 나뉜 경우다. 둘째는 무언가 큰 충격을 받아 합리적 사고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경우다. 불과 일주 전까지만 해도 피의자 취급 받는 최순실 말을 전적인 오피셜로 받아들였으면 피의자 취급 받기도 하는 박근혜 말을 전적으로 믿었어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다. 박근혜를 불신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박근혜를 끝까지 지지하겠다고는 한다. 상당히 앞뒤가 안 맞는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모순을 알아차리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사악한 정치인이라면 고의적으로 이러한 모순을 범했을 수도 있지만 진태씨는 선하신 분이므로 고의라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로인하여 진태씨는 오늘부로 보수의 가치를 논할 자격이 없어졌다. 합리성이 있어야 지킬 것과 지키지 않을 것을 구분할 수 있는 것이고 거기서 보수의 의의가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합리성이 없는 보수는 죽은 보수고 보수를 논할 가치가 없다. 자아가 둘로 나뉜 비정상인이 정치에 참여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김진태, 참으로 실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