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구름처럼 덧없는 인생은 예로부터 그러한 것이니라."

- 태조 왕건 -


(朕)은 선군(先君)의 마지막 명령(末命)을 받들어 누성(累聖)의 비도(丕圖)를 이었으니 12재(載)가 지났다.

하늘의 돌봄 덕분에 국내(國內)가 편안했으나, 이번 계절에 들어 몸과 마음이 아프고 약석(藥石)이 무효(無效)하니 결국 대참(漸)에 이르렀다.

바라는 것은 신기(神器)를 유덕(有德)한 자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내사령(內史令) 낙랑군(樂浪君) 휘(徽)는 짐(朕)이 사랑하는 아우이니라. 지극한 효성과 어진 성품에 검소하고 공손해 인국(隣國)에까지 알려졌으니 마땅히 대보(大寶)를 맡아 성덕의 빛을 나타내라.

고려사 정종 세가 중 정종의 유조.


짐(朕)은 덕이 없지만 대업(大業)을 이어 수호하니 만사(萬事)를 통치했다. 그러니 하루도 편안히 있지 않고 몸을 숙여 정치를 펼치니 밤을 센지가 10여 재(載)이다. 생각컨데 중외(中外)의 사람과 같이 인수지역(仁壽之域)을 모험했으나 질병에 걸릴 줄은 누가 알았겠는가.

천명(天命)은 알기 힘들다. 짧게 살든 길게 살든 그저 하늘에 맡길 뿐이다. 허나 방기(邦基)는 지중(至重)하니, 전하는 말을 잊을 수 있겠는가? 왕태자(王太子)는 인의(仁義)를 알고 효우(孝友)를 안다. 태어날 때부터 똑똑했고, 따뜻했고, 자애롭고, 온화하니 백성의 소망을 채울 수 있다. 그러니 내가 묻히기 전 얼른 군위(君位)를 잇도록 하라. 모든 군국대사(軍國大事)는 일체 사군(嗣君)의 처분(處分)에 맞긴다.

방진주목(方鎭州牧)은 제 자리에서 애도하되 자리를 비우지 말라. 상례는 하루를 달로 계산하고 산릉을 검소하게 만들어라.

오호라(於戲)! 시작과 종말의 시기를 아니 죽는 자는 아무 후회가 없다. 나라의 미래를 위해 산 자는 오래 살도록 하라. 이제 고굉대신(股肱大臣)과 백벽(百辟)과 경사(卿士)들은 왕실(王室)을 보좌하고 우리 국조(國祚)가 무궁(無窮)하도록 도와라.

그리한다면 짐은 눈을 감더라도 마음은 족하다. 국내(國內)에 선포하여 (朕)의 뜻을 알리도록 하라.

- 고려사 숙종 세가에 기록된 유조.



내(予) 질병이 커져 형세가 회복되지 않을 것 같구나. 이에 중임(重任)을 풀어 너(汝)에게 전해 돌려주마.

내 평생(平生)의 행동을 돌이켜 보니 득소실다(得少失多)하니 따르려 하지 말거라. 단지 옛 성현(聖賢)의 길을 따르고 우리 태조의 교훈(我太祖之訓)을 따르거라. (왕의) 자리(位)에서 게을러지지 말고 영원히 서민(庶民)을 품거라.

- 고려 예종의 유조 -


짐(朕)은 황천(皇天)의 권명(眷命)을 받들며 열성(列聖)을 이어 삼한(三韓)을 다스린지 35년이 되었다. 오늘이 되어 일이 많아 부담이 쌓이니 질병이 누적되어 치료가 소용이 없어 대참(大漸)에 이르렀다.

오호라! 성철의 도(聖哲之道)는 존망을 아는 것이며 불로의 말(佛老之言)은 생사를 알라는 것이다. 죽음에 이르는 것은 이치에 자연스러운 것이다. 돌아가는 자는 변화에 순응해 남지 않고, 남아있는 자는 슬퍼하며 효를 드러내는 것은 천하의 도이다.

아! 너 왕태자(王太子) 현(晛)은 충효(忠孝)의 미덕을 갖추고 타고난 자질을 가지고 있으니, 덕업(德業)이 융성하여 인망(人望)을 갖추었다. 이에 마땅히 왕위(王位)에 오를 수 있도다. 제사는 하루를 달로 계산하고 산릉의 제도는 검약하게 하라. 성현의 철칙을 깊게 생각하고 조종의 영광을 저버리지 말라.

문무백료(文武百寮)는 다 같이 협력하여 국정을 이끌어 나가고 왕가(王家)를 보우하라. 중외(中外)에 이를 포고해 짐의 뜻을 알게하라.

- 고려 인종의 유조 -

짐(朕)의 병이 낫질 않으니 이미 대참(大漸)에 이르렀다. 마땅히 사랑하는 동생 평양군(平壤君) 형(亨)으로 하여금 보위(寶位)를 잇게 하라.

고려사 덕종 세가에 기록된 덕종의 고명(顧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