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풀럼전 4-1 대승. 맨유, 포그바 선발 출전한 EPL 13경기 평균 활동량 106.61km & 전력질주 98회. 포그바 선발 출전하지 않은 3경기 평균 활동량 110.1km & 전력질주 106.3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주중 아스널전에 이어 풀럼전에서도 왕성한 활동량과 빠른 스피드를 구사하며 경기력까지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맨유가 올드 트래포드 홈에서 열린 풀럼과의 2018/19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6라운드 경기에서 4-1 대승을 거두었다.

이와 함께 최근 EPL 4경기 무승(3무 1패)의 슬럼프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주제 무리뉴 맨유 감독은 지난 아스널전에 이어 이번 풀럼과의 경기에서도 폴 포그바를 빼는 강수를 던졌다. 대신 네마냐 마티치와 안데르 에레라가 2경기 연속 맨유의 중원을 책임졌다. 
 

 

 

풀럼전 맨유 선발 포메이션

맨유는 경기 시작 13분 만에 선제골로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맨유 왼쪽 측면 수비수 애슐리 영이 왼쪽 측면 미드필더 마커스 래쉬포드의 패스를 받아 우직한 돌파에 이은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어서 24분경 측면으로 빠져나온 맨유 최전방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가 전진 패스를 찔러준 걸 래쉬포드의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으로 연결했고, 이를 페널티 박스 중앙으로 들어온 맨유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후안 마타가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골을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전반 종료 4분을 남기고 코너킥 공격 상황에서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제시 린가드의 전진 패스를 마타가 땅볼 크로스로 연결했고, 이를 골문 앞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루카쿠가 방향만 바꾸는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3-0 여유있는 리드를 잡은 채 전반전을 마무리한 맨유였다.

비록 맨유는 후반 22분경 에레라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풀럼 공격수 아부바카르 카마라의 돌파를 태클로 저지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하면서 페널티 킥으로 실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끝까지 공세를 멈추지 않았고, 결국 후반 37분경 래쉬포드가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추가하며 4-0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맨유가 대승을 거둘 만한 경기였다. 점유율에선 63대37로 크게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숫자에서도 20대10으로 풀럼보다 정확하게 2배 더 많았다. 코너킥 역시 10대3으로 맨유가 압도했다. 풀럼 골키퍼 세르히오 리코의 선방쇼(그는 4실점이나 허용했음에도 무려 7회의 슈팅을 선방했다)가 아니었더라면 더 큰 스코어로 이길 수 있었던 경기였다.

맨유 대승의 원동력은 바로 왕성한 활동량과 전력질주에 기인하고 있었다. 특히 포그바 대신 선발 출전한 에레라는 양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12.28km의 활동량을 기록했다.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마커스 래쉬포드는 활동량 자체는 9.38km로 평균 이하였으나 대신 양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21회의 전력 질주를 감행하며 맨유의 측면 공격을 이끌었다. 최전방 원톱 공격수 루카쿠부터 강도 높은 전방 압박을 펼쳤고, 전력질주로 풀럼 수비진의 뒷공간을 파고 들면서 상대에게 부담감을 가중시켜주었다. 

이전엔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실제 맨유는 EPL 팀들 중 활동량과 전력질주 수치에서 최하위권에 해당하고 있다. 이것이 이번 시즌 맨유가 7승 5무 4패 승점 26점으로 6위에 위치하면서 불안한 시즌 출발을 알린 주된 이유이다. 특히 12라운드와 13라운드에 하위권 구단 크리스탈 팰리스(0-0)와 사우샘프턴(2-2)에게 연달아 무승부에 그치며 위기설에 휘말렸던 맨유였다.

이에 무리뉴 감독은 사우샘프턴전이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우리 중원엔 미친 개가 없다. 두 번째 실점은 직접 프리킥이었고, 첫 번째 실점은 우리가 압박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허용한 것이었다. 미드필드에서 너무 자주 소유권을 잃었다. 이게 문제였다. 선수들이 단순한 게 천재적이라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심지어 영국 언론들은 사우샘프턴전이 끝나고 무리뉴 감독이 경기 내내 불성실한 플레이로 일관한 포그바를 향해 "넌 뛰지 마라. 넌 선수들과 팬들을 존중하지 않는다. 또한 네 주변 정직하고 선한 이들의 정신력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라며 바이러스로 칭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래서였을까? 포그바는 아스널전에 이어 이번 사우샘프턴전에도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게다가 포그바가 빠지자 자연스럽게 맨유의 활동량과 전력질주 횟수가 비약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했다. 실제 맨유는 이번 시즌 포그바가 선발 출전한 EPL 13경기에서 활동량은 106.61km에 불과했고, 평균 전력질주 횟수 역시 98회에 그쳤다. 하지만 포그바가 선발 출전하지 않은 3경기에서 평균 110.1km의 활동량과 106.3회의 전력질주를 기록하고 있다. 활동량은 4km 가량 상승했고, 전력질주 역시 8회 가량 늘어난 셈이다.

분명 포그바는 재능이 있는 선수다. 드리블 테크닉은 물론 킥력에 이르기까지 축구 선수에게 필요한 모든 기술을 고루 갖췄다고 봐도 무방하다. 포그바가 그라운드에 나설 때면 맨유 선수들 중 가장 뛰어난 활약상을 펼칠 때가 많은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기분파인 데다가 불성실한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는 게 문제다. 축구는 팀 스포츠이다. 한 명의 게으른 천재보다 미친 개들이 함께 협력해서 뛰는 게 팀 성적에는 더 도움이 될 때가 많다. 팀보다 위대한 개인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