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이 사우샘프턴 원정에서 수비수 줄징계 및 줄부상으로 경기 내내 수비 불안을 노출하면서 2-3 패배를 당했다.

아스널이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 리그(이하 EPL) 1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3으로 패했다. 이와 함께 아스널은 공식 대회 22경기 무패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이 경기를 앞두고 아스널은 비상이 발생했다. 주전 중앙 수비수 소크라티스 파파스타토풀로스와 슈코드란 무스타피가 동시에 경고 누적으로 결장이 확정된 가운데 왼쪽 측면 수비수 세야드 콜라시냑마저 몸을 푸는 과정에서 허벅지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면서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다. 안 그래도 중앙 수비수 롭 홀딩과 콘스탄티노스 마브로파노스가 일찌감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아스널이었기에 가동할 수 있는 수비 자원이 현격히 부족했다.

특히 전문 중앙 수비수는 장기 부상에서 갓 돌아온 로랑 코시엘니 한 명 밖에 없었다. 이에 우나이 에메리 아스널 감독은 코시엘니를 중심으로 수비형 미드필더 그라니트 자카와 오른쪽 측면 수비수 슈테판 리히슈타이너를 좌우에 배치하는 변칙 스리백 포메이션을 가동해야 했다. 자카가 중앙 수비수로 내려오면서 마테오 귀엥두지가 루카스 토레이라와 함께 수비형 미드필더 역할을 수행했다.

 


베타랑 수비수 코시엘니의 역할이 중요했다. 유일한 전문 중앙 수비수인 만큼 그가 중심을 잡아줘야 했다. 하지만 믿었던 코시엘니가 연달아 공중볼 낙하 지점을 제대로 잡지 못하는 문제를 노출하면서 아스널은 20분과 44분에 연달아 사우샘프턴 원톱 공격수 대니 잉스에게 헤딩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아스널의 수비 불안은 전반전 기록지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점유율 자체는 61대39로 크게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정작 슈팅 숫자에선 3대9로 사우샘프턴에게 크게 밀린 아스널이었다. 유효 슈팅 역시 2대5로 열세를 보였다. 경기 자체는 주도했으나 정작 위협적인 득점 찬스는 사우샘프턴이 잡아나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스널은 전반 종료 직전 주전 오른쪽 측면 수비수 엑토르 벨레린마저 부상을 당하는 악재가 발생했다. 결국 에메리 감독은 벨레린을 빼고 최전방 공격수 알렉산드레 라카제트를 교체 출전시키며 공격적인 4-2-2-2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코시엘니와 자카가 중앙 수비를 책임져야 하는 다소 불안정한 수비 라인을 가동할 수 밖에 없었던 아스널이었다.

 


그나마 아스널은 베른트 레노 골키퍼의 선방으로 버텨나갔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공중볼에 문제점을 노출하자 레노마저도 무리수를 던지기 시작했고, 결국 경기 종료 5분을 남긴 시점에 셰인 롱의 크로스를 레노가 무리해서 걷어내려다 놓쳤고, 이를 뒤에서 대기하고 있었던 사우샘프턴 공격수 찰리 오스틴에게 헤딩 골을 헌납하고 말았다. 이 과정에서도 코시엘니 역시 본인이 수비해야 했던 오스틴을 놓치는 문제를 노출했다.

결국 아스널 입장에선 우려했던 모든 불안요소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면서 22경기 무패 행진이 깨지고 말았다. 자카가 중앙 수비수 역할을 수행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이지 못한 일이었고, 장기 부상에서 돌아온 코시엘니만 믿고 가는 것 역시도 무리수에 가까웠다. 콜라시냑이라도 있었다면 왼쪽 측면 수비를 책임진 나초 몬레알을 중앙 수비수로 이동시킬 수 있었겠지만 이마저도 불가했다. 

게다가 자카를 대신해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귀엥두지 역시 허리 라인에서 수비적으로 크게 도움을 주지 못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실제 잉스의 두번째 골 장면에서 귀엥두지가 수비적으로 커버해주지 않으면서 사우샘프턴 공격형 미드필더 네이선 레드먼드가 편하게 돌파에 이은 로빙 패스를 올릴 수 있었다.

여전히 홀딩과 마브로파노스가 부상인 가운데 콜라시냑과 벨레린의 몸상태도 체크해야 하는 아스널이다. 그나마 위안거리라면 소크라티스와 무스타피가 징계에서 돌아올 예정이라는 점이다. 다만 이들이 돌아오더라도 현재 아스널의 수비진은 불안정한 게 사실이다. 이제 어느덧 만 33세에 접어든 코시엘니는 큰 부상을 당했던 만큼 예전의 경기력을 회복할 지 여부가 미지수다. 홀딩은 십자인대가 파열됐기에 이번 시즌 복귀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아스널은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수비수 추가 보강이 필수이다.